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우리와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대선 후보들은 응답하십시오!

 

박근혜 탄핵 이후 따뜻한 봄을 기다리는 국민들의 열망이 어느 때보다 높아져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성소수자들은 인권의 우선순위를 따지고 쉽게 내뱉은 대선후보들의 말 때문에 희망을 꿈꿀 수 없게 되었다. 상처를 치유받기는커녕 한 겨울 매서운 추위를 여전히 견뎌내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성소수자들은 늘 없는 존재처럼 취급받아 왔다. 학교에서, 가정에서, 직장에서 자신의 존재를 숨겨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현실을 매일같이 경험하고 있다. 인권의 후순위에서 발버둥 쳐 왔고, 절망하지 않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 괴롭힘과 혐오표현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으면서도 그 아픔을 표현하는 것보다 고통을 숨기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그것이 오늘을 사는 성소수자들의 일상이다. 하지만 대선후보들은 성소수자의 삶을 애써 외면하며, 표 계산에 도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차별금지법마저 애물단지 취급하고 있다. 적폐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보수교계 혐오세력 앞에서는 성소수자를 이등시민으로 전락시키고 걱정하지 말라는 말로 안심시키기 바빴지만 성소수자는 단 한 번도 만나주지 않았다. 그것은 곧 성소수자들이 경험하는 일상의 차별을 개인의 문제로 남기고 국가가 책임져야 할 역할을 방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오늘 우리 성소수자들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국가 차원의 성소수자 인권정책기본계획 수립, 동성결혼 법제화, 생활 동반자 관계에 관한 법률 제정, 다양한 성적지향성별정체성을 존중하는 교과과정 마련, 군형법92조의6 폐지, 성전환자성별변경특별법 제정, 성소수자의 집회결사의 자유표현의 자유 보장, 비과학적 전환치료에 대한 엄격한 금지, 혐오폭력 및 증오범죄 예방을 위한 정책 수립 등 성소수자 평등권 실현을 위한 10대 정책과제는 차별에 반대한다고 말한 차기 대통령이 반드시 실현해야 할 과제들이고, 숨 막히는 현실을 바꾸고 인권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 최소의 제안들이다. 10대 요구안 무엇 하나 제외시킬 수 없다. ‘인권은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가치와 철학이 되어야 한다. 사회구성원들의 다양한 요구를 사회적 합의 뒤에 숨어 무시하고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결단과 용기 속에서 결정해야 하는 책임이 정치인에게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하길 바란다.

 

우리는 잘못된 정보와 혐오를 퍼트리는 찌라시 언론을 통해 대선후보들의 입장을 전해 듣는 것이 아니라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각 후보자들의 생각과 입장을 직접 듣고자 한다. 성소수자를 만나지 않고, 차별금지법 제정여부를 운운할 수 없다. 성소수자를 만나지 않고 동성애 찬반에 대해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성소수자들의 삶을 찬반이라는 가치의 잣대에 올려놓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성소수자들이 경험하는 차별이 무엇인지 귀 기울이는 것이 차기 대통령에게 반드시 필요한 태도일 것이다. 적어도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심상정 대선후보는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에 반대한다고 공식적으로 말해왔다. 그 말에 조금이라도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면 성소수자들의 공개면담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해야 한다. 우리는 성소수자 평등권을 위해 각 대선후보자들이 생각하는 공약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요구할 권리가 있다.

 

더 이상 대선후보들의 침묵하기, 말바꾸기에 일희일비 하고 싶지 않다. 성소수자 평등권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공약을 가지고 있는지 명확하게 밝혀주길 바란다. 차별금지와 평등이라는 인권의 대원칙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 차별받지 않을 권리, 혐오로부터 안전하게 살 권리, 평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 가족을 구성하고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을 권리, 표현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받을 권리 등 성소수자는 이 모든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우리와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대선후보들은 응답하라!

 

 

2017328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27개 단체)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노동당 성정치위원회, 녹색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무지개인권연대, 대구퀴어문화축제, 대전 성소수자 인권모임 솔롱고스’,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대한불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레주파, 30대 이상 레즈비언 친목모임 그루터기,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자,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신나는센터, 언니네트워크, 이화 성소수자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정의당 성소수자 위원회,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 (27개 단체)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449
309 4월 25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성소수자혐오 발언과 이후 항의 행동 경과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입장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5.02 650
308 [지지성명] 우리의 삶과 존엄을 위해 투표하자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는 성소수자 인권을 약속하는 후보를 지지한다 오솔 2017.04.27 1054
307 [긴급규탄성명] 성범죄 공모자 홍준표는 동성애 혐오 선동하는 그 입을 닥치고 사퇴하라! 홍준표와 맞장구치며 성소수자 혐오 조장하는 문재인은 사죄하라! 오솔 2017.04.27 595
306 [긴급규탄성명] 성소수자 반대하고 불법연행 불사하는 문재인후보 규탄한다!! 오솔 2017.04.27 576
305 [성명] 무자격 공영방송, KBS의 성소수자 혐오 조장을 규탄한다 오솔 2017.04.25 645
304 [긴급 성명]육군 동성애자 군인 색출 수사 피해자 A대위 구속영장발부를 규탄한다! 부당한 성소수자 색출 수사로 구속된 A대위를 즉각 석방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4.17 3738
303 [성명] 육군의 동성애자 군인 색출 수사와 인권침해를 규탄한다! - 동성애는 범죄가 아니다! 동성애자가 아니라 군대에 뿌리내린 반인권을 색출하라!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4.14 1083
302 [보도자료]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각 정당의 19대 대통령 선거 후보에게 보내는 질의서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4.05 768
301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재출범 선언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4.04 625
300 [인권단체 공동성명] 세월호 인양의 전 과정에서 피해자 인권 보장을 촉구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4.03 562
» [기자회견문]우리와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대선 후보들은 응답하십시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4.03 620
298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 선포를 위한 각계각층 기자회견 #차별금지법없이민주주의없다 #차별금지법제정을요구합니다 차별금지법도 못 만드는 이게 나라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2.24 752
297 변화를 갈망하는 2017년,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는 행성인의 투쟁 결의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2.21 562
296 [성명] 성소수자 인권 배제하는 대통령후보는 필요없다, 차별금지법 반대하는 민주당과 문재인을 규탄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2.16 722
295 [성명] 우리가 필요한 것은 현실적이고 인권적인 성교육이다- 교육부의 <국가 수준 학교 성교육 표준안> 수정 거부 결정을 비판하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2.07 569
294 [기자회견문]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 입법청원인 수 12,207명, 이제는 국회가 답해야 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1.17 953
293 [성명서] 동성애자 병사가 경험한 끔찍한 인권침해 사건 진정을 기각한 국가인권위원회를 규탄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1.13 607
292 [2017 신년 성명] 행동하는 성소수자가 세상을 바꾼다!- 조직화된 혐오 선동의 시대에 20주년을 맞는 행성인의 투쟁 선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6.12.30 624
291 [성명]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반송수소자 발언 보도에 대해 해명하라! 동성애혐오, 성소수자 차별 조장하는 TV조선 규탄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6.12.12 732
290 [성명서] 카이스트 부총학생회장 후보자 한성진님의 커밍아웃을 지지합니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6.12.06 960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