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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성명서] 대법원의 반인권적 군형법상 추행죄 판단 판결을 규탄한다! 최근 공개된 군형법상의 ‘추행’의 의미를 판시한 대법원 판결(2008도2222)은 동성애와 군대 내 성폭력에 대한 대법원의 몰인식을 극명하게 드러내었다. 이 판결은 군형법 제92조의 ‘추행’을 “계간(항문 성교)에 이르지 아니한 동성애 성행위 등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성적 만족 행위로서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침해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 이러한 시각에서 대법원은 군 간부가 ‘공개된 장소’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양 젖꼭지를 비틀거나 잡아당기고 손등으로 성기를 때린’ 명백한 성폭력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 판결은 동성애를 ‘객관적으로 혐오감을 일으키’는 것,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것이라고 판단함으로써 동성애가 자연스럽고 이성애와 동등하게 다루어져야 한다는 성장한 인권 의식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동성애가 ‘비정상’이 아니라는 정신의학계와 심리학계의 입장 역시 조금도 고려하고 있지 못한 채 불건전, 비정상적인 성적행위로 낙인찍고 있다. 판결에 신중을 기해야 할 최고법원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극히 구시대적 발상으로 이러한 판결을 내렸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이 판결은 국방부가 가지고 있는 잘못된 선입견과 편견에 대법원이 손을 들어주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군대 내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를 받고 있는 동성애자들을 더욱 음지로 몰아세울 것이다. 군대가 병영 내 동성애자를 ‘혐오’와 ‘도덕관념에 반하는’ 존재로 바라보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대법원 스스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2006년과 그 이듬해에 폭로된 동성애자 사병 대상 성폭력, 인권침해 사건과 같이 한국 군대가 동성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탕으로 군대 내 동성애자들에게 끔찍한 폭력을 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또한 2006년 제정된 <병영 내 동성애자 관리 지침>이 군대 내 동성애자를 문제 사병 및 잠재적 성폭력 가해자쯤으로 전제하고 있고 ‘관리’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에서 실효성이 전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그동안 꾸준히 문제제기 해 왔다. 그럼에도 인권을 최고의 가치로 여겨야 할 최고법원이 이러한 현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기존의 반인권적인 군대의 시각을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명백히 성폭력 피해를 입은 당사자 다수가 있는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 역시 심각한 문제이다. 성폭력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행해지는 강제적 성적 행위 모두를 포함하는 것으로 성적자기결정권의 침해로 정의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을 해결하는 대법원의 태도를 보면 구시대적이고 자의적인 판단 기준을 내세우면서 실질적으로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의 인식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못하다. 이에 앞서 원심 역시도 성폭력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가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쉽게 단정하고 있는데 이렇게 판단하는 법원의 근거는 도대체 무엇인가? 철저한 계급사회인 군대 내에서 동성 사이에 일어나는 성폭력은 문제제기 하기 매우 어려우며, 설사 문제를 제기한다 하여도 쉽게 묵살된다. 군대 내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지금, 성폭력 피해를 덮고 넘어가는 법원은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사법부 본연의 존재 의유를 망각한 것이다. 대법원의 판결은 최고법원의 결정으로서 추후의 사법적 판단에 있어 준거로 작용하여 계속해서 인용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대법원이 반인권적 시각으로 군형법상 ‘추행’을 판단한 것은 군대 내 성폭력 및 동성애와 관련한 심각한 인권 침해를 대법원이 앞장서서 보장해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의 심각성은 여기에 있다. 우리는 대법원이 이번 판결의 반인권성을 깊이 인식하고 군형법상 ‘추행’에 대한 입장을 조속히 올바르게 변경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08년 6월 16일 군대 내 성소수자 인권증진 및 차별법령개정을 위한 프로젝트팀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동성애자인권연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성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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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841
192 <성명서> ‘사랑’의 뜻풀이를 ‘남녀’간으로 한정한 국립국어원의 재개정은 명백한 성소수자 차별이다. 동인련 2014.03.31 3334
191 [논평] 성소수자 인권은 찬반문제가 아니다. 교학사 ‘생활과 윤리’ 교과서 수정은 인권의 후퇴다. 덕현 2014.03.20 3473
190 [환영논평] 드디어 군형법 제92조의 6 폐지안이 입법 발의되었다.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안 발의를 환영한다! 정욜 2014.03.18 3509
189 국가인권위원회에 질병관리본부의 에이즈환자 장기요양사업 위탁 철회에 따른 환자 긴급구제 신청을 했습니다. 정욜 2014.03.03 2974
188 밀양 송전탑 공사 관련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의 위법 행위에 대한 행정소송 기자회견문 덕현 2014.02.27 3010
187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논평]동성애혐오성 집단괴롭힘으로 인해 자살한 학생에 대하여 집단괴롭힘에 대한 학교 책임만 인정하고 자살에 대한 학교 책임은 부정한 판결 덕현 2014.02.19 3526
186 내란음모 사건 판결에 대한 인권단체 입장 덕현 2014.02.18 2972
185 [성명서] 인권을 휴지통에 버릴 것이냐! 서울학생인권조례 개악 시도는 중단되어야 한다. 덕현 2014.02.14 2775
184 [보도자료] 수동연세요양병원=에이즈환자 ‘수용소’, 인권침해와 차별이 난무한 요양병원은 없어져야한다 file 정욜 2014.02.14 7368
183 [논평]성소수자 외면하고 탄압하는 소치 올림픽, ‘모두의 올림픽’ 아니다 러시아 정부는 성소수자 탄압을 중단하라! file 덕현 2014.02.07 4017
182 1월23일, 에이즈 사업관련 질병관리본부의 반인권/위법/불통 업무처리에 대한 공익감사청구를 하다!!! 정욜 2014.01.23 3600
181 [성명] 토론조차 이루어지지 못한 서울학생인권조례 개악시도 토론회.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아닌, 인권침해와 폭력의 문제이다. 덕현 2014.01.17 3327
180 <성소수자 시국선언> 일 년이면 충분하다. 혐오와 폭력이 판치는 정부 아래에서 못 살겠다! 박근혜 퇴진하라! file 동인련 2014.01.14 4530
179 보도자료-『유엔인권이사회 제2차 국가별 인권상황정기검토(UPR) 권고에 따른 유엔인권권고 이행계획에 대한 시민사회 제언』보고서 발행 한국 정부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인권권고 이행계획 밝혀야 13개 정부 부처에 2차 UPR 권고 이행계획에 대한 공개 질의서 발송 file 동인련 2014.01.14 3530
178 <기자회견문> 서울학생인권조례 함부로 개악마라! 너는 언제 한번이라도 시행한 적 있었더냐! file 덕현 2014.01.08 3824
177 학생인권의 원칙을 누구 맘대로 훼손하는가? - 문용린 서울교육감의 서울학생인권조례 개악 시도 규탄한다 - 덕현 2014.01.03 3496
176 [성명] 서울시교육청은 서울학생인권조례 개악안 당장 철회하라! -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차별금지 삭제는 성소수자 학생을 삭제하는 것이다! file 동인련 2013.12.30 4954
175 김조광수 김승환 부부 혼인신고 불수리 규탄 성명 이주사 2013.12.17 4437
174 12월 10일, “학생인권조례, 지키자!” 제65주년 세계인권선언일 맞이 서울, 경기 청소년 서명운동 발표 기 자 회 견 file 동인련 2013.12.12 4498
173 [성명] 인권의 가치에 재갈을 물리려는 동성애혐오자들을 강력히 규탄한다. - 성북주민인권선언 선포식 파행의 책임은 모두 그들에게 있다 - 덕현 2013.12.12 4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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