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트랜스젠더 군인 역시 군인이라는 당연한 명제를 인정하라>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하사는 지난 1월 육군에 의해 강제 전역 처분을 받았다. 이어 지난 달 3일 인사소청 역시 기각되었다. 이는 트랜스젠더 군인에 대한 절차나 법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복무 중 트랜지션을 하고 법적으로 성별을 정정한 트랜스젠더가 현역으로 복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적절한 판단 없이 급하게 이루어진 결정이었다. 단순히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직업 결정의 자유를 조직적으로 박탈한 것이다.

 

 

 

 변 하사는 트랜지션 과정에 있어서 직업 특성 상 군의 적법한 절차를 준수하였으며, 부대에 본인이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밝히고도 계속해서 아무 문제없이 복무하였다. 하지만 육군은 이와 같은 과정은 전혀 무시한 채 트랜스젠더 군인의 존재를 지우려 했다. 이는 현재 군 안에서 복무하고 있는 또 다른 트랜스젠더들에게도 충격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어떤 이의 성별 정체성은 그가 어떤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를 결정 짓는 중요한 요소가 아니며, 그렇게 여겨져서도 안된다. 군은 개인의 성별정체성을 검열해선 안 된다.

 

 

 

 8월 11일,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23개 단체)>와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복직을 위한 공동변호인단 (29인)>은 <열린사회재단(OSF)>의 공익 지원을 통해 대전지방법원에 전역 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진행한다고 한다. 트랜스젠더가 군 복무를 할수 없다는 법은 현재 한국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현역 복무 중인 트랜스젠더 군인이 군 복무를 중단해야 할 근거는 없다. 법원은 존재하지 하지 않는 근거로 강제 전역을 명한 육군의 억지를 바로 잡아야 한다.

 

 

 

 이에 트랜스젠더 인권단체들은 법원에 트랜스젠더 군인 역시 군인이라는 당연한 명제를 인정할 것을 요구한다. 성소수자 역시 이 사회에서 원하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기본적인 전제이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는 헌법 10조를 근거로 한 개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바로잡는 전향적 판단을 기대한다.

 

 

 

 본인이 트랜스젠더임을 밝혔을 때 가해지는 모든 차별과 혐오를 견뎌야 했던 변희수 곁에 우리가 있다. 우리는 변희수 하사의 용기에 큰 힘을 얻었고, 위로를 받았으며, 우리가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개인이 희생되지 않기를 바란다. 존재의 유무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위해, 우리는 끝까지 연대할 것이다. 그리고 변희수는 반드시 군으로 돌아갈 것이다.

 

 

 

2020년 8월 11일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일동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자, 청소년 트랜스젠더 인권모임 튤립연대,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 트랜스해방전선,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