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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성명]

 

반인권적 폭언 및 폭력으로 토론회 참여자 및 토론자들을 위협한 극우단체 회원들.

폭력을 방치하며, 사실관계조차 왜곡하는 토론자로 토론회를 파행으로 이끈 서울시교육청.

 

토론조차 이루어지지 못한 서울학생인권조례 개악시도 토론회.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아닌, 인권침해와 폭력의 문제이다.

 

극우단체의 폭력과, 서울시교육청의 문제행동에 대한

올바른 보도와, 서울시교육청의 사과를 촉구하며.

 

1월10일, 약 일주일전 진행된 서울시교육청의 서울학생인권조례 개악안에 대한 토론회는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 보수단체들은 토론회 시작부터 “애국가를 4절까지 불러라!”, “여기가 통진당 행사냐?”라고 고함과 막말을 퍼부으며 참가자들에게 모욕과 위협을 가하며 토론회 진행을 방해하였다. 하지만 이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해결방식은 폭력행위에 대한 경고와 조치가 아니었다. 교육청의 담당자는 시간관계상 생략하였던 애국가 1절을 부르도록 하였고, 1절 제창이 끝나자 이번에는 4절까지 모두 다 부르라고 계속해서 진행을 방해하는 그들을 강력하게 제지하기는커녕, “죄송하다.” “잘못했다.”, “다음에는 그렇게 하겠다.”라는 식의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이로 인해 토론회는 약 15분간 지연되었다.

 

그 이후 토론 시간에도 극우단체들의 폭력적이고 무례한 언행은 멈추지 않았다. 첫 토론자인 학생참여단 김수경씨가 학생인권조례 개정을 반대하는 입장으로 교육청을 비판하자, 극우단체들 회원들은 “아가리를 찢어버리겠다.”, “공부나 해”, “저런 버르장머리를 봐라.”라며 야유와 폭언을 해댔다. 이 과정에서 나이가 적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차별적 발언과 하대가 반복되어서 심각한 언어폭력이 행해졌다.

반면, 극우단체 회원들은 ‘교총’과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토론자들의 발언에는 열렬하게 박수를 치며 “학생인권조례 폐기하라”라고 구호를 외치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역시 너무 심해서 토론회가 계속 지연되어 수 차례 자제를 요청했을 정도였다. 그들은 자기주장을 크게 외치는 데만 관심이 있었지, 다른 주장을 듣고 토론을 하는 데는 아무 관심이 없었다. 서울시교육청의 토론자 선정에도 문제가 있었다. 네 번째 토론자로 나온 이경자씨는 “학생인권조례가 곽노현의 작품이다. 정치조례를 폐지해야 한다. 학생인권위원회 등은 좌파가 자리를 차지하려고 만든 것이다. 예산 낭비다.”라며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무지와 편견만을 쏟아냈을 뿐, 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토론을 하지 않았다. 교육청이 기계적으로 숫자를 맞추려다가 토론자로서의 준비가 충분하지 못한 사람을 부른 건 아니었나 의심스럽다.

이경자씨 뒤에 이어진 학생인권위원회 배경내씨의 토론 때 극우단체 회원들은 더더욱 큰 폭언과 비난을 쏟아냈다. 급기야는 “다리 꼬지 말고 풀고 앉아라!”는 등 토론내용과 아무 상관없는 인신공격의 소음도 이어졌다. 그 뒤에 발언한 김성기 협성대 교수도 장내가 소란해서 이야기를 못하겠으니 조용히 해달라고 호소할 정도였다.

 

자유발언에서 보인 그들의 행태는 더욱더 가관이었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토론인데도 별다른 연관성이 없이 전교조 등의 단체를 비난하는 발언을 했으며, 동성애가 에이즈 확산의 원인이라는 등 사실관계가 맞지 않은 소수자 차별적 발언을 계속 내뱉었다. 그러면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 발언을 하려고 하면 웅성거리고 야유를 보내며 발언을 방해했다.

그 과정에서 토론회 진행과 사회자를 무시하는 행태도 역력했다. 사회자가 교사 발언자의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했는데도 교사가 아닌 최우원 교수가 발언권을 얻어서 발언을 하고, 발언자가 단상 쪽으로 나와 서서 발언을 하려고 하자 사회자가 자기 자리에서 발언하라고 요청했으나 전혀 듣지 않았으며, 주제와 상관없는 발언이 이어지자 사회자와 참가자들이 중단을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완전히 무시했다.

사회자의 진행 역시 미숙하거나 편파적이었다. 사회자는 학생 발언을 두 명 모두 학생인권조례에 부정적인 입장만 듣고 넘어가려고 해서 참가자들의 반발을 샀다. 그러면서도 최우원 교수 등이 사회자의 진행을 무시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정상적인 진행을 포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에는 사람들의 항의를 무마시키기 위해 학생인권조례에 긍정적인 학생의 발언을 들었으나, 이미 이때는 장내는 어수선해질 대로 어수선해졌고 사회자는 빨리 끝내고 싶어 하는 마음밖에는 남지 않아서 계속 발언을 빨리 끝내라고 재촉했다. 주최 측인 교육청은 토론회 진행 자체를 방해하고 참가자들에게 폭언과 폭력 등을 휘두르는 극우단체 회원들을 통제할 마음이 없거나, 통제할 수단이 없는 듯 보였다.

이처럼 토론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극우단체 회원들이 안하무인식으로 행동하여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자, 분노한 참가자들 일부는 준비해왔거나 즉석에서 쓴 작은 피켓을 들고 조용히 침묵시위를 했다. 그러나 이처럼 행사 진행을 별반 방해하지도 않는 침묵시위에 대해, 극우단체들은 과민반응을 보이며 욕설을 퍼붓고, 위협을 가하고, 피켓을 빼앗아 파손하고, 책자를 휘두르는 등 폭력으로 덤벼들었다. 그들은 여성들에게 “X년” 등의 욕을 하고 때리는 시늉을 하거나 실제로 손을 휘두르며 다른 사람들을 공격했다. 일부 시민들은 극우단체 회원들의 폭언과 폭력에 눈물까지 보였다. 결국 토론회는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했고, 경찰이 진입하여 장내를 정리해야 했다.

 

이 모든 상황을 그 토론회에 참석했던 기자들은 모두 다 지켜보았다. 하지만 토론회가 진행된지 1주일이 지나도록 서울시교육청이 섭외한 토론자의 문제나, 극우단체들이 막말과 무례함과 폭력 행위로 토론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는 보도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라고 다루며 그 당시 극우단체들의 폭력에 거의 속수무책 당하고만 있었단 다수의 참여자들까지 공범인 양 묘사한 기사들이 다수였다. 적어도 극우단체들이 사회자의 진행도 무시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언어폭력, 차별적 언행, 때로는 물리적 폭력까지 휘두른 사실은 보도했어야 옳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우단체들은 자신들의 사이트에 학생인권조례를 지지하는 학생들이 폭력을 행사하고 토론회를 무산시켰다는 등, 명백한 거짓말을 게시하고 있다.

 

극우단체들의 이런 모습은 우리에게 역설적으로 학생인권 보장과 차별금지, 인권교육이 왜 필요한지 말해주었다. 성소수자와 청소년 등에 대해 소수자 차별적 발언들이 난무하고,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폭력으로 위협받던 그 토론회 현장의 경험은 인권 보장과 인권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우치게 해주었다. 최소한의 인권의식이 없다면 토론과 대화조차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는 언론이 당시 상황을 기록한 자료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면밀히 취재하여 제대로 된 기사를 쓰기 바란다. 우리는 왜곡 보도한 언론과, 폭력행위를 방조한 서울시교육청에게 토론회가 난장판 된 것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당시 참여자들 중 하나로서, 학교+너머는 서울시교육청과 행사에 온 극우단체, 그리고 언론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서울시교육청은 사실관계조차 왜곡하는 등 부적절한 토론자 초청 사과하라!

2. 서울시교육청은 극우단체의 반인권적인 폭력행위에 대한 미온적 대처 사과하라!

3. 청소년, 성소수자, 자신들의 의견과 다른 토론자들에게 막말, 욕설 등의 도를넘는 폭얼을 퍼부은 극우단체 회원들은 공식적으로 사과하라!

4. 언론은 극우단체의 폭력과 서울시교육청의 문제있는 행동으로 토론회가 파행된 경위와 배경에 대하여 객관적 사실대로 보도하라! 

 

2014년 1월 16일

 

무지개행동 이반스쿨, 서울교육단체협의회, 인권친화적학교+너머운동본부

+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 강북교육연구모임, 교육공동체 나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국제엠네스티 대학생네트워크, 관악동작 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 노동당 청소년위원회, 동성애자인권연대, 서울 교육희망네트워크, 서울 녹색당, 서초강남교육혁신연대, 시민모임 즐거운교육상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정의당 서울시당,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청소년알바노조(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서울지역모임,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 학벌없는사회,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희망의우리학교

 

 

1/10 현장의 사건 요약

 

● 토론회가 시작될 때 국민의례 후, 시간관계상 애국가는 생략하겠다고 하자마자, 극우단체 회원들은 애국가를 부르라고 소리를 지르며 진행을 막음. 그 소동에 애국가를 다시 부른 뒤에도 애국가를 4절까지 불러라,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다시 하라며 일제히 폭언을 퍼부으는 등 전체주의적 행태를 보이며 소동을 피움. 이 소동으로 약 15분간 토론이 지연됨.

● 극우단체 회원들은 토론회 중, 학생인권조례 개정에 반대하는 학생과 인권전문가로 나온 토론자에게 반말, 욕설, 인신공격, 야유를 퍼붓는 등 참가자들에게 모욕과 차별적․폭력적 언사를 가하며 토론회 진행을 심각하게 방해했음. 그들은 사회자가 토론자가 여러 번에 걸쳐서 조용히 해줄 것을 요구할 만큼 소란을 피웠음.

● 사회자가 자유발언에서 학생 발언을 두 번 모두 같은 소속을 가진, 학생인권조례에 부정적인 입장만 듣고 교사 발언으로 넘어가려고 하자 다른 입장을 가진 청소년들이 항의하였음. 이에 사회자는 앞으로는 서로 다른 의견을 번갈아가며 듣겠다고 함. 그러나 교사 발언에서도 교사가 아닌 부산대 최우원 교수가 주제와 관련 없는 발언을 하는 것도 사회자는 제지하지 않았음. 이후 학부모 발언에서도 학생인권조례에 부정적인 사람이 연달아 발언을 했고, 학생인권조례와 상관없는 좀 전 토론회 시작 때 국민의례 문제로 실랑이를 벌인 사건을 이야기하는 것을 적극 제지하지 않음. 마지막에는 항의가 받아들여져 학생인권조례에 긍정적인 학생의 발언을 들었으나, 극우단체회원들의 비난과 빨리 끝내라는 사회자의 재촉으로 제대로 발언조차 하지 못함.

● 극우단체 회원들은 시종일관 토론회 진행을 무시하고 모욕적, 차별적, 폭력적 언행을 보이는 등 토론의 기본 자세도 갖추고 있지 않았음. 학생 발언에서는 학생인권조례와 별 관련이 없이 전교조가 한국전쟁을 ‘북침’으로 가르친다는 주장을 하며 전교조가 없어져야 한다고 발언함. 학부모 발언에서도 두 번째에는 다른 입장의 사람이 발언해달라는 사회자의 요청을 무시하고 발언권을 얻어 이야기함. 교사 발언에서는 교사가 아닌 최우원 교수가 “북한인권”, “전교조는 종북” 등 학생인권조례와 무관한 내용의 이야기를 계속했으며, 이 과정에서 사회자가 “자기 자리에서 발언을 해달라.”, “그만 발언하라.”는 등 여러 차례 요청을 하고 참가자들도 “교사가 아니지 않느냐.”라고 항의했으나 최우원 교수는 완전히 무시함.

● 사회자 및 진행자들이 극우단체 회원들을 방치하고, 극우단체 회원들 역시 진행을 무시하여 정상적인 진행이 되지 않자, 분노한 참가자들이 최우원 교수 발언 중에 A4용지, 스케치북, 천 등에 준비해왔거나 즉석에서 쓴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시작했음. 잠시 후 현장진행요원들이 장내 통제를 위해 피켓을 내릴 것을 요청하여 피켓을 내리기 시작했으나, 극우단체 회원들 중 일부는 욕설을 퍼붓고 위협을 가하며 시민들의 피켓을 빼앗아 찢는 등 폭력을 행사하였음. 일부 시민들은 극우단체 회원들의 폭언과 폭력에 눈물을 보임.

● 그 이후에도 시민단체 등의 발언이 이어지긴 했으나, 장내가 소란스러워져서 정상적인 토론은 이뤄지지 않았음. 사회자는 원래 순서에 있던 토론자들의 마무리 답변 순서도 없애고 서면으로 의견수렴을 대신하겠다고 하며 황급히 토론회를 마침. 이후 경찰이 출동하여 극우단체 회원들이 피켓을 파괴한 뒤로 격화되던 장내 상황을 진압하려 함. 이 과정에서도 극우단체 회원들은 자료집을 휘두르고 사람들에게 던지는 등 폭력을 행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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