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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자’ 구호를 넘어 행동으로!

-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에 부쳐

 

오늘은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입니다. 오늘 여러분이 어디에 있던 ‘우리는 여기 있’음을 함께 기억하고 외칩시다 . 나아가 우리가 함께 살 권리를 위해 기꺼이 한 걸음 더 내딛읍시다. 

 

작년 이맘때쯤 코로나19는 성소수자들에게 존재를 드러낼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큰 공포이며 근원적인 차별인지를 톡톡히 일깨웠습니다. 올해 초 세 명의 동료를 먼저 떠나보내며 비탄의 공포가 우리를 덮쳤습니다. 가장 무섭고 고통스러운 순간에 우리가 공동체의 일원에게 또 우리 자신에게 함께 외친 말을 떠올립니다. ‘함께 살자’ ‘살아서 이기자’ 

 

함께 살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합니까. 성소수자가 함께 살기 위해 이 사회는 무엇을 해야합니까. 대체 성소수자들은 언제까지 동료의 장례식장에서 아직 살아있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해야 할까요. 언제까지 기념일을 세어가며 우리의 존재를 세상에 알려야 할까요. 

 

차별금지법이 발의된 지 1년이 가까워오건만 여전히 국회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평등법 발의를 준비 중이라던 더불어민주당도 묵묵부답입니다. 하지만 국회와 정부가 침묵하는 동안 존엄한 생들이 스러져 갔습니다. 당신들의 침묵의 값은 절대 가볍지 않습니다. 차별을 방관하는 침묵은 침묵이라고만 할 수도 없습니다. 입으로만 떠드는 평등, 누군가의 부고에만, 해마다 돌아오는 기념일에만 반짝하는 환대를 거부합니다. 사회적 합의는 이미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기울었습니다. 우리는 기념일에만 성소수자로 살지 않습니다. 365일 매순간 있는 모습 그대로, 성소수자가 제대로 살기 위해 우리 스스로 이 변화의 주체가 될 때입니다. 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을 기념하며 우리는 ‘함께 살자’는 구호 넘어 행동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국회와 정부는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화답하십시오

 

차별금지법도 없는 나라에서 한움큼의 연대와 용기로 버텨온 시간은 이만큼 우리를 살게 했습니다. 차별금지법은 오래된 의제이지만, 그보다 오랜동안 성소수자의 인권을 외치며 쌓아올린 시간은 서서히 변화를 추동하고 있습니다.

 

5월 25일부터 차별금지법제정을 위한 국민동의청원 10만 행동을 시작합니다. 우리 스스로가 이 법의 적극적인 제안자가 됩시다. 행성인은 청원이 시작하는 25일부터 2주동안 10만행동을 위한 집중의날로 선포하고 총력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지금부터 한 사람에게라도 더 권유하고 한 군데라도 더 게시물을 퍼올리며 차별금지법을 알려주세요. 의심을 믿음으로 바꾸는 힘은 우리 자신에게 있습니다. 나 한 명으로부터 10만의 힘이 시작됩니다. 나로부터 10만의 힘을 조직하고, 10만의 힘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이뤄냅시다. 우리가 할 수 있습니다. 성소수자 차별 없는 세상으로 우리가 갑시다!

 

2021년 5월 17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