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거대양당 후보는 언제까지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 무지와 외면으로 일관할 것인가

 

 - 대통령 뽑는 것 보다 성소수자 인권증진이 먼저다 - 

- 성소수자 인권 (대통령 후보 답게) 보장하라-

 

어제(23일) 국제앰네스티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4인(심상정, 안철수, 윤석열, 이재명)에게 각각 7대 인권과제에 대한 질의를 하고 그 결과 받은 답변을 공개했다. 이 중 ‘성소수자(LGBTI) 권리 보호 및 차별 종식’과 관련하여 각 의제에 대해 전부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심상정 후보를 제외하고 3명의 후보들의 입장은 실망스러운 지점이 크다. 특히 윤석열, 이재명 두 거대양당 후보의 답변은 참으로 개탄스럽다.

 

먼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을 포함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추진입장을 밝혔다. 이는 지난 12월 무지개행동이 서울신문과 함께 후보들에게 질의했을 때 한 답변과 유사하다. 당시 이 후보는 “어떤 영역에서도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는 것이 미래를 보장하는 길”, “성적 지향은 타고나는 것이기에 그걸 이유로 차별해선 안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고 본다”고 답하였다. 그런데 막상 이러한 입장을 내면서도 이 후보는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와 성소수자 권리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것에 대해서는 ‘추진불가’라는 황당한 답변을 하였다.

 

이 후보의 이러한 답변이 황당한 이유는 군형법 제92조의6 추행죄는 그 자체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법이기 때문이다. 합의된 동성간 성관계를 처벌하는 이법은 이미 국제사회,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법이라며 폐지를 촉구한바 있다. 2017년에는 이 법에 근거하여 군대 내 성소수자에 대한 표적수사가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그런데 성적지향 차별은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도 차별에 기반한 법률 폐지에 대해서는 추진불가라니,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가. 이에 대해 이 후보는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와 성소수자 권리 지지 표명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이야기했다. 이미 여러 차례 지적해온 사회적 합의라는 말의 문제점은 더 이야기할 것 없이, 차별에 반대한다고 이야기하면서 공개적으로 이를 드러내는 것에는 합의가 필요하다는 말은, 결국 성소수자 차별의 문제를 이 후보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낸다 할 것이다. 

 

한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경우 각 의제에 대해 모두 일부추진이라고 답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답변이 이 후보보다 딱히 나은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차별금지법은 역차별의 문제가 있어 위헌이다”, “구조적 차별은 없다” 등 윤 후보는 계속해서 차별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왔다. 무지개행동의 질의 및 지난 1월 여성 성소수자 20인의 정책질의에는 무답변으로 일관하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일부추진으로 일관된 윤 후보의 답변은 구체적인 질의 내용을 숙지하지 못한채 무성의한 답변을 한 것이 아닌가 의심일 들 수밖에 없다. 만일 정말 성소수자 의제에 대해 변화된 입장이 있다면 윤 후보는 그간 보여준 차별에 대한 부족한 인식을 사죄하고 적극적인 의견표명을 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소수자들을 위한 공약은 실종된 채 혐오의 말만이 떠돌아다니는 이른바 ‘혐오대선’ 속에서 많은 소수자들은 자신의 목소리가 대변되지 못하는 효용감의 상실을 마주하고 있다. 지난 대선 TV토론에서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왔던 상황 못지않게 소수자의 이야기가 실종된 이번 대선에 많은 성소수자들은 분노와 실망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두 대선후보가 보이는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무지로 일관한 태도를 무지개행동은 강력히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사회에 시민으로 함께 살아가는 성소수자 누구나 차별없이 일상을 보내는 것, 이것보다 그 어떤 정치논리도 우선할 수 없음을, 두 후보를 비롯해 정치권이 반드시 명심할 것을 촉구한다.

 

2022. 2. 24.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