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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행성인 성명] 우리는 박근혜 퇴진을 위해 행동할 것입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한 길에 더 많은 성소수자들이 함께할 것을 호소합니다!

 

 


20141, 행성인은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선출된 박근혜 정권 1년 동안 파탄난 국정과 인권을 규탄하며 시국선언을 한 바 있습니다. 이후 지옥 같은 2년 반을 견디고 싸우면서 우리는 박근혜 퇴진이 절실함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시국선언을 했던 2014년 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대통령은 없었습니다. 국민 앞에 눈물을 보이기도 잠시, 대통령과 여당 국회의원들은 교통사고이니 빨리 잊고 국민대통합과 경제 살리기에 집중하자고 주장했습니다. 민중의 저항에 퍼부은 살수차는 결국 백남기 농민을 살인하는 파국을 열었습니다. 부검영장을 던지는 저들의 치 떨리는 행보는 저항하는 자 애도도 할 수 없다는 명령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대기업 우선 경제정책은 인간의 삶과 생명을 이윤 창출의 도구로 만들었습니다. 이들이 내건 노동개혁은 노동자의 존재를 짓밟고 서민경제를 파탄 내는 기나긴 착취의 결정적 한방이었습니다. 재난이 계속되었고 부실한 안전대책의 맨살이 드러났습니다. 국가는 국정교과서를 만들어 역사를 호도하고 국민을 규율하려 드는가 하면, 강박적 안보 논리로 테러방지법을 상정하고 사드 배치를 강행하며 국정 파탄을 위기로 덮으려 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터전이 뭉개졌고 비판과 저항의 목소리는 테러로 규정되었습니다.

 

그 속에서 인권은 후퇴할 길 없이 추락했고, 혐오선동은 도를 넘었습니다. 장애인 복지예산, HIV/AIDS 감염인 지원예산이 삭감됨은 물론, 중앙정부가 나서서 성소수자의 존재를 삭제했습니다. 성소수자, 이주민, 장애인 차별을 선동하고 노동자를 성과주의의 노예로 묶어놓는 동안 공공기관에서는 반성소수자 선동을 이끄는 극우 인사들이 추천되어 자리를 꿰찼습니다.

 

그리고 지금, 파탄난 국정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는 모습으로 추악한 부패와 비리의 진상을 드러냈습니다. 시민사회를 엄단했던 안보와 애국, 국가의 기틀이 비선실세,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었음이 만천하에 공개되었습니다. 음모론은 근거 없는 헛소문이 아니었습니다. 철저히 사유화된 권력의 탐욕을 위해 국민들의 삶과 생명, 존엄이 희생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지금, 전국 방방곡곡에는 환멸과 절망으로 누를 수 없는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기득권세력은 여론을 인식하여 박근혜에 헌납한 충성을 철회하고 활시위를 당깁니다. 시시때때로 권력을 유지하고 확장하기 위해 박근혜를 이용해왔던 자들은 벌써 저들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판짜기에 골몰합니다. 하지만 선거의 여왕으로 박근혜를 앞세우고 그 효과를 고스란히 받은 것 또한 우익정당의 주요 전략이었음을 기억합니다. 대기업 역시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을 이용해 이윤을 챙겨왔습니다. 공영방송과 주요 신문사들 역시 관제언론을 자처하고 국민의 눈과 귀를 막았습니다. 그런 이들이 지금은 꼬리자르기를 통해 기득권을 잃지 않기 위해 몰두합니다. 이들의 행보는 민주주의를 비웃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소수자를 박해하고 거리의 목소리에 반동의 낙인을 찍고 국민들을 개돼지로 만든 자들의 대통령 비판은 신뢰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연이어 진행되지만 국민에 대한 사과와 책임은 없습니다. 여전히 대통령은 오만하고 무책임합니다. 대통령의 본분을 모르는 자는 책임을 지고 내려와야 마땅합니다. 권력을 오용하여 국민을 우롱하고 재산을 축재한 것 또한 용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요구하는 박근혜 퇴진은 박근혜와 최순실의 퇴장만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이면에는 뿌리부터 썩어버린 기득권의 오랜 역사가 있습니다. 저들의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그간의 차별과 착취가 어떤 권력구조 위에 일어났는지 명백히 밝히고, 우리 사회를 민주적이고 사회로 재편하는 고되고 긴 싸움을 예고합니다. 박근혜는 물러나라는 요구는 차별을 철폐하고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정치를 세우고 사회를 구축하는 시도이기도 합니다.

 

이 싸움은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혐오의 화살에 맞서 제도적 배제와 차별과 싸워온 성소수자들, 1500일 동안 광화문에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외치며 농성을 벌인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 가족을 잃은 고통 속에서 진실을 건져 올리기 위해 분투한 세월호 유가족들, 이윤을 위해 건강과 생명을 희생시킨 삼성 재벌의 책임을 물으며 싸우고 있는 반올림 투쟁, 정당한 권리와 존엄한 삶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 그리고 강요된 침묵과 무기력에 굴하지 않고 저항하고 연대한 모든 이들로부터 우리의 싸움은 계속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오랜 투쟁이 비선실세의 국정농단과 무관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된 지금의 비상한 시국은 우리에게 어제와는 다른 과제를 던집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은 박근혜를 끌어내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것입니다. 소수자들을 배제하고 희생시켜 유지되는 민주주의는 더 이상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습니다.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심판은 소수자를 민주주의를 지키는 싸움은 인권을 위한 싸움이어야 합니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는 성소수자들이 이 싸움의 한복판에 성소수자로서 함께할 것을 호소합니다. 박근혜 퇴진을 위해,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함께 질문하고, 토론하면서 행동합시다.

 


1112일 민중총궐기에 참여합시다.

또 이 운동이 나아가는 과정에 지속적으로 함께합시다.

이를 위한 어떠한 제안이나 질문도 환영합니다.

 

 

 


2016114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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