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성소수자의 존재는 더 많이 보이고, 성소수자의 목소리는 더 많이 들려야 한다. 
- EBS1 '까칠남녀' <성소수자 특집> 방송을 응원하며

지난 12월 25일 EBS1 시사교양 프로그램 '까칠남녀'에서 <성소수자 특집> 1부가 방송됐다. 프로그램은 성소수자 당사자들이 출연해 패널들의 궁금증과 편견에 답하는 교육방송다운 내용으로 꾸며졌다. 공중파 방송에서 성소수자 인권과 성적 다양성을 다루는 시도가 오랫동안 금기시돼 왔다는 점에서 소중하고 의미 있는 기획이다.

그간 방송에서 성소수자 표현을 억눌러온 반성소수자 세력은 이번에도 까칠남녀 제작진을 맹비난하며 방송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 제작진의 개인신상까지 털고 괴롭히고 있다. 차별과 혐오의 관점에서가 아니라면 성소수자는 드러나지도 논의의 주제가 되어서도 안된다는 식이다. 
혐오가 득세했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예능, 드라마 등을 가리지 않고 여러 프로그램이 다시보기 중단, 제작 중단, 징계 조치 등에 시달리는 일이 벌어졌다. 시민들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되풀이되어서는 안될 일들이다.

다행스럽게도 정권교체 후 인권의 관점에서 성소수자를 다루는 방송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CBS에서 방송되는 '세바시' 프로그램에서도 성소수자 인권을 다룬 영상이 반성소수자 세력의 압력으로 다시보기가 중단됐다가 제작진이 사과하고 재공개되기도 했다. 변화가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올바르게도 EBS와 까칠남녀 제작진 또한 혐오에 굴하지 않고 예정대로 2부를 방송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혐오와 차별로 존재를 가리고 침묵을 강요하던 시대는 끝났다.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정형화는 소수자들의 비가시성으로 뒷받침된다. 소수자들이 얼굴을 가진 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은폐돼야 소수자를 괴물같은 존재로 비인간화 하는 것이 수월해 지는 것이다. 혐오를 선동하는 이들이 매체에 소수자가 등장하거나 소수자에 대해 다루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이유다.

언론노동자들은 그간 기득권에 휘둘리며 잃어버렸던 저널리즘의 정신을 되찾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훼손해 온 소수자 혐오와 차별 선동에 맞서는 것또한 이 투쟁의 일환이기도 하다. 앞으로 더 많은 매체를 통해 성소수자들의 삶과 목소리가 세상에 전해져 다양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힘이 돼야 할 것이다.


'까칠남녀' 성소수자 특집 2부가 무사히 방영되길 바라며, 제작진과 출연진들에게 응원과 지지의 마음을 보낸다.

 

2018년 12월 29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841
512 [성명] 모든 노동자에게 무지갯빛 일터를 보장하라 - 2022 노동절에 부쳐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4.29 115
511 [차제연 논평] 15년만에 법제사법위원회 책상에 올라간 차별금지법 - 차별금지/평등법 법안심사를 시작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4.27 44
510 [차제연 논평] 우리는 평등법 제정으로 그 사과를 받고자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의 발언에 부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4.26 80
509 [공동논평] 대법원의 군형법 제92조의6 추행 사건 무죄 판결을 환영하며,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위헌 결정을 촉구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4.21 76
508 [가구넷 논평] 인권위의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법률 제정 권고를 환영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4.14 41
507 [차제연 기자회견문] 정치는 평등을 시작하라. 국회는 4월 안에 반드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4.14 87
506 [무지개행동 성명] 평등을 위해 싸워온 그리고 이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성소수자의 이름으로, 함께 평등을 꽃피우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4.14 41
505 [성명] 국회는 4월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평등에 합류하라!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4.11 79
504 [성명] 대법원의 비상식적 기각 선고를 규탄한다! - 해군 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사건 대법원 선고에 부쳐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3.31 84
503 [TDoV 기념 성명] ‘나’로서 살아가기로한 당신에게 연대의 손을 내민다 -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을 맞이하며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3.31 2024
502 [논평] 20대 대선결과에 부쳐 - 깊은 우려로부터 변화를 위한 연대와 투쟁으로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3.10 142
501 [여성의날 기념 성명] 차별과 증오의 정치, 닫힌 권리의 요구를 넘어 살아남아 변화를 만드는 페미니스트가 되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3.08 45
500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즉각 중단 · 평화적 해결 촉구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3.02 62
499 [공동 선언문] 우리는 정권이 아닌 미래를 선택했다 체제를 전환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3.01 47
498 변희수 하사를 기억합니다. 그리고 함께합니다. -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1주기 입장문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2.27 108
497 [환영 논평] 노동자 김진숙의 명예복직을 축하하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2.24 49
496 [무지개행동 논평] 두 거대양당 후보는 언제까지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 무지와 외면으로 일관할 것인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2.24 34
495 [무지개행동 논평] 성소수자, 다양한 가족들의 삶을 모욕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혐오발언 규탄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2.03 50
494 [차제연 논평] 헌법상 평등권 부정하는 윤석열 후보를 규탄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1.28 57
493 [성명] 일터에 미세먼지처럼 존재하는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을 걷어내자 - 쿠팡 성소수자 노동자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사건에 부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1.11 17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