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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인권단체 공동성명] 백남기 농민 부검 영장 발부를 규탄한다 


- 물대포로 사람을 죽인 국가, 이제는 칼을 대어 두 번 죽이려는가
- 국가폭력의 역사에 동참한 사법부를 규탄한다 


지난 25일 검경은 백남기 농민에 대한 부검 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당연히 그것을 기각했고 검경은 부검 시도를 중단해야 마땅했다. 그러나 27일 검경은 뻔뻔하게도 영장을 재청구했으며, 서울중앙지법은 이에 밀리는 척 하며 28일 영장을 발부했다. 우리는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는 데 가담한 사법부의 인권 유린을 강력히 규탄한다. 

유가족이 원치 않고, 전문가는 필요 없다는 부검은, 해서는 안 된다. 법원은 영장을 기각했어야 했다. 국가폭력을 물타기 하려는 검찰을 꾸짖어야 했다. 검찰의 부검 주장은 국가폭력 은폐 시도에 다름 아니다. 국민 모두가 두 눈 뜨고 백남기 님이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것을 목격했는데 진상규명을 위해 사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 지금까지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와 기소를 해태한 검찰이 왜 갑자기 사인을 궁금해하겠는가. 검찰은 ‘경찰이 사람을 죽인 사건’을 ‘사람이 이유 모른 채 죽은 사건’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사법부는 국가폭력의 진실에 다가서며 죽은 이의 존엄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국가폭력 은폐에 가담하며 망자의 존엄을 훼손했다. 법원은 영장을 발부하며 이례적으로 조건을 달았다. “신체훼손을 필요최소한도로” 하더라도 신체가 훼손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피해자의 시신을 가해자가 부검하겠다는 망발을 승인했을 뿐이다. 법원은 마치 유가족을 존중하는 듯 “장소는 유족의 의사를 확인”하도록 하고 “유족들에게 부검 절차 및 시기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존중은커녕 이런 조건이야말로 끔찍하다. 두번째 죽음의 장소를 선택하라며 첫번째 죽음의 진실을 은폐하지 마라. 부검이라는 말만 들어도 몸서리치는 유가족에게 그것은 피를 말리는 폭력일 뿐이다.

국가폭력의 역사는 그냥 이어진 것이 아니다. 국가폭력의 책임을 부인하기 위한 조직적인 은폐 노력을 통해 가능했다. 경찰은 사람을 죽여놓고 발뺌하고 국과수는 경찰에 유리하게 증거를 조작하고 검찰은 수사와 기소를 미루며 사건을 희석시킨다. 국가폭력 은폐 시도에 동참함으로써 사법부 역시 가해자가 되었다. 정권에 부역한 사법부의 역사가 국가폭력 불처벌의 역사를 지탱하면서 수많은 죽음들을 양산했다는 점에 역사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다. 

집회시위에 참여했다는 것이 죽어야 하는 이유일 수는 없다. 백남기 농민 사건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은 국가폭력의 역사를 끝내기 위해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특검을 통해 철저히 책임을 따져 물어야 한다. 검찰은 부검 시도를 멈추어라. 박근혜 정권은 지금이라도 백남기 농민의 영정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 물론 사과가 처벌을 대신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




2016년 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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