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도교육청은 학생인권 훼손을 철회하고

인권의 가치를 지켜내기 바랍니다.


강원 도교육청에 요청합니다.

 

 

강원학교인권조례의 입법예고 이후 보수단체들이 학교인권조례가 학교를 붕괴시키고 동성애를 퍼트릴 것이라며 학교인권조례 폐기를 요구하였다고 알고 있습니다. 교육청의 입장에서도 임신 및 육아중인 학생, 성적 소수자 학생 등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한다라는 문구가 그런 식으로 왜곡되어 반대 근거로 제시되는 것이 당황스러웠을 듯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얼마 전 발표된 도교육청 최종안처럼 그 문구를 삭제하는 방향으로 학교인권조례가 흘러가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학교인권조례를 통해 학생인권을 보장하고 차별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목표 자체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있던 문구를 빼면서 내용은 남아있다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보수단체의 의견을 받아서 그 문구를 뺐다면 이후 그 내용을 어떻게 실행할 수 있겠습니까?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고자 하는 지역마다 비슷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과정에서 보았듯이 청소년의 권리를 보장하고 성소수자 차별을 금지한다는 것이 엄청난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하지만 학교인권조례는 인권을 존중하고 차별을 금지하자고 만드는 것이지, 어떤 인권은 무시하거나 어떤 사람은 차별해도 좋다는 내용을 담아서는 안 되지 않겠습니까? 있던 권리를 삭제하면 그런 내용이 되는 것입니다.

 

 

보수단체의 차별적인 주장과 부당한 압력에 부담을 느껴서 누더기 학교인권조례를 제정하게 된다면 그 영향은 강원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 제정을 앞둔 각 지역의 학생인권조례안들이 강원학교인권조례에 맞춰 하향 평준화될 것이고, 서울학생인권조례도 손 봐야한다는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의 주장이 더욱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강원 도교육청의 결정이 매우 중요한 이유입니다.

 

 

인권에 구멍이 숭숭 뚫린 조례안이 제정된다면 대한민국헌법10조의 인간의 존엄 가치와 행복추구권과 교육기본법의 학교교육에서 학생의 기본적 인권 존중 보호, ·중등교육법의 헌법과 국제인권조약에 명시된 학생의 인권보장 정신과도 어긋난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차별금지사유에서 성적지향을 삭제한다면 이미 경기도와 서울특별시, 광주광역시에서 시행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에도 명시된 내용을 부러 뺐다는 면에서 매우 부끄러운 일이 될 것입니다.


학교현장은 소수자 학생들에게 특히 취약한 사회적 공간입니다. 학교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괴롭힘에 대하여,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이를 도덕적 폭력이자 중대한 인권침해라고 규정하고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이유로 한 폭력과 차별로부터 모든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고 강력히 촉구한 바 있습니다.

 

 

그동안 성소수자를 차별로부터 보호하고 권리를 보장하는 법과 제도는 전무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법에서 성소수자 차별 금지를 명시했을 때에야 성소수자 스스로 내가 받는 차별이 부당하다는 것을 나라가 인정한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을 수 있었습니다. 학교인권조례에서 성소수자 차별금지를 명시한다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일이 되겠습니까!


간절한 마음으로 급한 의견서를 제출하는 심정을 헤아려 주실 것으로 압니다. 인권의 가치를 지켜야 합니다. 동성애자인권연대는 강원 도교육청이 훼손된 안이 아니라, 교육청 원안대로 상정할 것을 촉구합니다.


 

2012311

동성애자인권연대 (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