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성기성형수술을 하지 않은 성전환자에 대한

성별정정 허가 결정을 환영하며,

성전환자의 성별정정 요건 및 절차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한다!


 

2013년 3월 15일 서울서부지방법원 강영호 법원장은 남성의 외관과 확고한 정체성을 가지고 남성으로 사회생활을 하고 있으나 남성성기성형수술을 받지 못한 FTM(Female-to-Male) 성전환자 5명에 대해 가족관계등록부 성별란의 ‘여’를 ‘남’으로 정정할 것을 허가했다.

 

이번 결정은 성전환자의 성별정정 가이드라인인 ‘성전환자의 성별정정허가신청사건 등 사무처리지침’ 중에서 그동안 성전환자에게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해오던 ‘외부 성기 외관’ 즉, 성기성형수술을 법원이 요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또한 이번 결정은 성전환자 당사자들과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가 함께 준비한 성소수자 인권운동 최초의 기획신청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빛난다.

 

하지만 법원의 이번 결정 이후에도 성전환자의 가족관계등록부상 성별정정의 요건 및 절차와 관련하여 남은 과제가 많다.

 

첫째, 성별정정의 요건에 있어 법원은 의료적 조치를 여전히 필수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성전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의료적 조치의 과정 중에서 주로 최후에 이루어지는 성기성형수술에 한하여 의미 있는 것이며, 생식능력제거술 등 기타 의료적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 성전환자는 의료적 조치의 이행 여부와 정도에 관계없이 자신이 인식하는 성별정체성을 법 앞에서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의 신체에 적합한 의료적 조치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이번 결정으로 성기성형수술을 하지 못한 성전환자가 법원으로부터 성별정정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러한 취지를 반영한 대법원 판례나 법률은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성별정정 허가를 신청하는 성전환자 당사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하여 법원의 이러한 취지를 반영하는 판례 변경이나 예규 개정, 관련법 제정이 조속히 필요하다. 이 과정과 내용은 성전환자 당사자들의 구체적인 상황과 경험을 반드시 두루 살피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덧붙인다.

 

이에 무지개행동은 성기성형수술을 하지 않은 성전환자에 대한 성별정정 허가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하면서, 나아가 성전환자의 성별정정 요건 및 절차 전반에 대하여 국제인권기준에 입각한 법원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바이다.

 

2013년 3월 20일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국제인권소식 ‘통’, 동성애자인권연대, 레주파, 망할 세상을 횡단하는 LGBTAIQ 완전변태,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연분홍치마, 언니네트워크, 이화 레즈비언 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통합진보당 성소수자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개인활동가 쥬리, 칼로, 타리, 토리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