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과 관련한 김한길 의원의 입장 표명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지난 3월 19일 민주통합당 김한길 의원은 차별금지법에 대한 반대의견에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훌륭하게도 지난 2월 김한길 의원은 51명의 의원들과 함께 차별금지법안을 발의 했으나, 차별금지법을 “동성애 조장법"으로 호도하는 보수/기독교 세력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이들에게 본인의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그 중 우리는 다음과 같은 부분에 대해 깊은 안타까움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동성애를 찬성하지 않습니다. 동성애가 조장되고 확산되는 것에 반대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차별받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싫어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들을 차별하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에게서 혐오의 말을 들으며 우리는 그것이 비단 김한길 의원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인권에 대한 무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라 생각 했습니다. 

그러나 국회의원은 바른 정치를 위해 국민 대신 끊임없이 공부해야 할 임무를 위임 받은 사람으로서, 다수의 대중이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 무지하다고 해서 그 자신도 무지한 채로 있어서는 안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아직도 동성애가 ‘찬성과 반대의 문제'이며, ‘조장 될 경우 확산 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김한길 의원의 무지에 큰 실망감과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동성애자를 포함한 성소수자는 ‘찬성 또는 반대'의 여부를 떠나 이미 한국에 존재하고 있으며, 동성애가 조장 될 경우 사회적으로 확산된다는 주장은 그 자체로 청소년 성소수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는 차별적인 논리입니다. 

또한 우리는 동성애 혐오 세력들이 ‘성소수자 인권을 증진하기 위한 모든 움직임’을 “동성애를 조장”하는 활동으로 몰아세우는 이 시점에, 동성애가 조장되고 확산되는 것에 반대하면서 어떻게 성소수자를 차별하지 않는 법을 만들겠다는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회의원은 자신의 말이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국회의원이 당당하게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드러낼 때, 성소수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많은 수의 국민은 그것이 성소수자에 대한 ‘올바른' 태도일 것이라고 학습할 것입니다. 성소수자가 부당하게 차별 받는 한국 사회에서, 혐오 발화는 절대로 방종이 아닌 자유일 수 없습니다. 

동성애자인권연대는 차별과의 오랜 싸움을 통해, 인권이라는 언어 없이 차별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없음을 배웠습니다. 우리는 지금이 김한길 의원 또한 인권과 차별의 불가분성에 대해 배울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우리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며, 김한길 의원이 이 싸움에 잘 준비된 상태로 함께하길 바랍니다.


2013년 3월 27일
동성애자인권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