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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oV 기념 성명]

‘나’로서 살아가기로한 당신에게 연대의 손을 내민다

-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을 맞이하며


 

트랜스젠더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 우리에겐 365일이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International Transgender Day of Visibility, TDoV)이다. 소수자 혐오를 부추기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언급하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당선으로 남은 5년동안 우리의 권리는 극우정권에게 볼모삼아질지 모른다. 퀴어문화축제를 특구로 지정하여 안 보이는 곳에서 해야 한다는 안철수는 인수위원회 위원장이 되었고, 동성애혐오를 공공연하게 표현해온 장성민은 정무특보로 임명되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시위 투쟁을 폄하함과 동시에 시민을 볼모로 삼고있다며 논점을 왜곡한다. 

 

극우정권이 활개칠지라도 우리의 투쟁은 위축되지 않는다. 우리는 변희수 하사의 부당전역에 맞서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에 연대하며 전역처분 취소 소송을 승소로 이끌었다. 법원은 소송수계를 인정하는 이유로 “성전환 수술 후의 피해자들에게 이 사건과 같이 위법한 처분이 반복될 위험이 있다”고 말하는데, 이는 보수적이라 일컬어지는 사법영역에서도 트랜스젠더의 인권보장이 시급하다 판단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본 판결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2021년 최고의 판결’로 선정되었으며, 제37회 한국여성대회에서는 성평등한 군대를 만들고자 한 고 변희수 하사에게 특별상을 수여하였다. 연대가 빚어낸 투쟁이 제도권의 인권의식을 이끌고 가시화로 나아가고 있다. 

 

오랜 시간 쌓아온 인권 운동의 결과는 세상을 변화시킨다. 지난 11월 트랜스 인권운동은 성별정정 요건 완화 및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 시정, 그리고 통계수집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을 대법원장에게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이에 인권위는 “트랜스젠더는 고용, 교육, 미디어, 행정서비스, 의료시설이나 금융기관 이용과 같은 일상생활 전반에서 편견에 기반을 둔 차별과 혐오를 경험하고 있다.”며 중앙행정기관 등이 수행하는 국가승인통계조사 및 실태조사에서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성소수자의 존재를 파악하라는 권고를 냈다. 성공회대학교는 2016년부터 진행해온 ‘모두의 화장실’ 사업의 투쟁을 이어오다 올해 초 국내 대학 최초로 성별과 장애 여부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설치했다. 우리 앞에 놓인 차별적인 제도와 문화를 시정하는 일은 시대적으로 당연한 흐름일뿐더러 트랜스젠더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연대를 넓히며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실천이다.

 

지금 시민사회와 인권운동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는 이 땅을 살아가는 누구든 차별과 혐오로부터 보호받고 정체성에 상관없이 나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더불어 임기 전부터 시민사회를 고립시키고 분열을 조장하는 새정부에 맞서 이땅에 성소수자로, 트랜스젠더로, 이주민으로, 장애인과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아가는 우리 삶의 존엄을 엄중하게 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의 권리를 요구하며 변화를 만들기 위해 너와 나의 자리를 살피고 온전한 삶을 위해 싸우는 이들의 자리에 함께 하자. 트랜스젠더로 살아가는 나와 너, 그리고 후세대의 안녕과 평등을 위해 있는 자리에서 힘껏 서로를 지지하고 응원하자. 단결, 트젠!


 

2022년 3월 31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