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IMG_20210331_102159_149.jpg

 

2024.06.13. 수정.
본문의 고 김기홍은 사망 직후 성폭력 가해 사실이 공론화된 바 있습니다. 행성인은 이후 단체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그를 추모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해자에 대한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언제나 그의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의도와 의미를 갖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에 행성인은 그와 관련한 기록은 남겨두되 이에 대한 각주를 남깁니다. 자세한 입장은 아래 공지글을 참고해주세요.  

 

 

<우리 곁의 트랜스젠더들의 빛나는 삶을 기념합니다>

- 3.31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을 맞이하며

 

매년 3월 31일은 국제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이다. 2009년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이 처음 미국에서 기념되었을 당시, 트랜스젠더의 삶과 생존을 기념하는 날은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뿐이었다. 커뮤니티 내 죽음이 낯설지 않아 추모가 일상이 되어버린 우리들에게는 생존과 저항을 이야기할 절실한 필요가 있었다. 국가의 통계로도 제대로 기록되지 않는 서로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만났듯, 서로의 존재에 대한 긍정과 자긍심을 위해 모이는 날을 선포하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매년 봄의 시작과 함께 만나 서로의 안녕을 묻고, 우리를 배척하는 사회는 과연 안녕한지를 묻는다.

 

2020년은 한국 트랜스젠더 가시화에 있어 한 획을 그은 한 해였다. 군대와 대학, 그리고 정치권 등 삶의 전반에 걸친 여러 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당사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사회에 들려주었다. 가부장제의 성별이분법적 문법을 옹호하고 답습하던 공간에도 트랜스젠더들이 있다는 공연한 사실을 커밍아웃을 통해 입증해 주었고, 이는 우리의 용기가 되었다. 낯선 존재에 대한 혐오적 반동이 있었지만, 우리는 앞서 나간 사람들과 우리를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꿋꿋이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매정하게도 느리게 진전되는 사회 변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아무런 법적, 사회적 보호체계도 없이 혐오와 차별을 맞닥뜨려야 했고, 그 과정 속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잃었다. 가시화의 주력들이 추모의 대상이 되고, 애도의 목소리가 존엄과 존중을 위한 외침으로 승화되는 순간 속에서 우리는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이 만들어진 그 의미를 다시 새겨본다. 

 

연속된 부고 속 힘든 시간 동안에도 우리는 지하철을 탔고, 광장과 거리에 모였다. 공공의 장소에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우리도 여기 함께 있다는 감각을 공유했다. 연대를 통한 회복, 그리고 기존의 사회질서를 재해석할 줄 아는 창의성은 우리의 힘이다. 서로가 서로의 활력소이자 버팀목이자 안전망인 우리는 연결될 수록 강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몸소 실천하고 있다. 그리고 성별이분법에 따라 욱여넣어진 우리는 기어코 터져 나와 가부장제의 모순을 짚고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 이 두 가치는 우리의 자긍심의 원천이자 운동의 원동력이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우리는 하사 변희수, 교사 김기홍, 작가 이은용을 비롯, 떠나 보낸 이들을 그리워 함과 동시에 그들이 떠난 사회는 얼마나 트랜스젠더에 포용적이게 되었는가 각자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그들에게 그래도 좀 더 살만해졌다고, 그들이 바라던 세상에 조금은 더 가까워졌다고 말해줄 수 있는 미래를 바라본다.

 

그러한 미래를 위해 단결하고 투쟁하자. 

 

3월 31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5412
605 호모포비아들의 공격과 학교측의 안일한 대응에 맞서 싸우는 '무지개 감신 모임'과 두가지 사랑 공동체 상영을 지지하며 병권 2013.11.28 4125
604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사퇴 촉구 성소수자 인권운동단체 공동성명서 동인련 2010.11.17 6791
603 헌법재판소에 군형법 제92조의5 위헌소원 (2012헌바258)에 대한 인권시민단체 의견서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6.02.16 835
602 헌법재판소는 군사법원의 군형법 92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수용하라! file 동인련 2008.12.09 6548
601 헌법상 평등권을 부정하는 보수기독교 세력을 규탄한다! 국회는 차별금지법안 철회 시도를 중단하고 인권의 가치를 담은 차별금지법을 조속히 제정하라! 덕현 2013.04.19 4705
600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청소년인권팀 '나이반' 성명서 "학교 내 성소수자 혐오를 중단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6.11.03 723
599 해직자를 볼모로 한 민주주의와 전교조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덕현 2013.10.08 4119
598 항의문] 마포레인보우주민연대의 현수막 게시는 당연한 권리, 마포구청의 현수막 수정 요청 및 게시 거부는 명백한 성소수자 차별이다! file 동인련 2012.12.07 6322
597 함께 추모하며, 함께 잘 살아갑시다 -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을 맞이하며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1.20 116
596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의 차별금지법 반대 성명에 대한 우려 성명 동인련 2010.12.29 6661
595 한국은 이스라엘과의 무기거래 / 군사원조를 당장 중단하라! 병권 2014.08.11 1619
594 한국 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사회 권고, 한국정부 반드시 이행해야 제2차 유엔 국가별 인권상황정기검토에 대한 정부 응답, ‘검토’ 답변만 동인련 2013.03.19 4795
593 학생인권의 원칙을 누구 맘대로 훼손하는가? - 문용린 서울교육감의 서울학생인권조례 개악 시도 규탄한다 - 덕현 2014.01.03 3515
592 표현의 자유가 없는 광화문광장은 서울시의 정원일 뿐이다 동인련 2009.08.03 5534
591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 선포를 위한 각계각층 기자회견 #차별금지법없이민주주의없다 #차별금지법제정을요구합니다 차별금지법도 못 만드는 이게 나라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2.24 818
590 트로트가수 권도운 님의 용기있는 커밍아웃을 환영합니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10.06 206
589 침묵의 사회를 강요하는 이명박 정부, 집회 시위의 자유를 짓밟는 경찰을 규탄한다 동인련 2009.05.19 6496
588 취 재 요 청 서 - 인권침해! 자의적 판단! 트랜스젠더에 대한 위법한 병역면제 취소 규탄 기자회견 병권 2014.07.22 2222
587 충청남도 인권조례! 혐오세력에 멈춰 서서는 안 된다. - ‘충남도민 인권선언 및 충청남도 도민인권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 폐기 주장에 맞선 인권/시민사회단체의 의견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8.14 302
586 청소년의 인권을 무시하는 심재철 의원발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규탄 기자회견문 file 덕현 2013.06.04 507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1 Next
/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