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논평]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HIV감염인에 대한 낙인을 방치한

헌법재판소 강력하게 규탄한다

 

10월 26일 오늘 오후 2시, 헌법재판소는 군형법 추행죄 (군형법 92조의6)와 전파매개행위죄(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 제 19조, 제25조 제2호)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사건을 선고했다. 군형법 추행죄는 헌법재판소의 네 번째 판단, 전파매개행위죄는 첫 번째 판단이다.

 

2016년 헌법재판소의 세 번째 합헌결정 이후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단으로 ‘군인이 동성간 맺은 성관계라하더라도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었다면 차별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바 있다. 국가별정례인권검토(UPR)와 유엔 자유권위원회 등 국제사회의 폐지 권고도 줄을 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법정의견은 군형법 추행죄는 항문성교로 처벌하겠다는 것이 남성간으로 한정하는지조차 모호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남성간의 항문성교라고 단정지었다. 군형법 추행죄가 동성애자 처벌법이라는 것을 헌법재판소 스스로 공언하였다. 그뿐 아니라 “동성 군인 간의 성적 행위를 방치할 경우 군대의 엄격한 명령체계나 위계질서가 위태로워진다.”는 얼토당토 않은 이유로 평등원칙 위반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한국사회의 동성애 혐오에 기반한 것이다.

 

이 조항의 문제점을 헌법재판소는 모르지 않는다. 4명의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통해 “동성 군인 간의 합의에 의한 성적 행위가 사적 공간 이외의 장소에서 이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하는 것은 동성간의 성적 행위가 비정상적인 성적교섭행위임을 전제한 것으로 헌법적 정당성이 없”으며 “동성 군인 사이에 자발적 합의에 기반하여 이루어지는 성적 행위는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동성 군인간의 합의에 의한 성적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행위자를 ‘범죄자’로 낙인찍”음을 지적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 번째로 성소수자 군인의 기본권 침해를 외면한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

 

전파매개행위죄에 대하여는 HIV감염을 예방하는 국민의 건강권 보호라는 공익이 매우 크다는 점을 들며 이 조항의 위헌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헌법재판소는 이 조항을 ‘의학적 치료를 받아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의 전파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감염인이 상대방에게 자신이 감염인임을 알리고 한 행위’는 전파매개행위죄의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해야한다고 설시하였다. 헌법재판소에서 이 같이 판단하였다면 이 조항은 위헌이 선언되는 것이 마땅하다. 헌법재판소 스스로도 이 조항이 의학적으로 감염가능성이 없는 경우까지 포괄하여 처벌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봄에도 불구하고 끝내 이 조항의 위헌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조항은 실질적인 처벌로 나아가는 문제점 또한 심각하지만 이 제도가 존재하는 자체로 HIV감염인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강화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코로나19를 겪으며 감염병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감염인을 얼마나 위축되게 하는지, 그들이 안전하게 치료 받을 권리를 박탈하는지 똑똑히 목도하였다.

 

오늘 결국 헌법재판소는 군대내 성소수자 군인과 이 사회에 살아가는 모든 HIV감염인을 외면했다. 한편 이 조항들의 문제점이 충분히 제기되어왔고 정부와 국회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도 꾸준히 있어왔기에 결국 이것이 헌법재판소의 문까지 두드리게 된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 때문이기도 하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판단이 갈리고, 여전히 언제 처벌받을지 노심초사하는 시민들이 두려워하고 있다. 법제도의 차별과 편견을 시정할 국가의 책무, 헌법재판소와 국회 서로 미루는 사이 시민들의 삶은 평등과 멀어지고 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헌법재판소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권리투쟁을 멈추지 않고 나아갈 모든 이들과 평등을 향한 투쟁에 함께 할 것이다.

 

2023년 10월 26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883
600 호모포비아들의 공격과 학교측의 안일한 대응에 맞서 싸우는 '무지개 감신 모임'과 두가지 사랑 공동체 상영을 지지하며 병권 2013.11.28 4117
599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사퇴 촉구 성소수자 인권운동단체 공동성명서 동인련 2010.11.17 6783
598 헌법재판소에 군형법 제92조의5 위헌소원 (2012헌바258)에 대한 인권시민단체 의견서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6.02.16 827
597 헌법재판소는 군사법원의 군형법 92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수용하라! file 동인련 2008.12.09 6544
596 헌법상 평등권을 부정하는 보수기독교 세력을 규탄한다! 국회는 차별금지법안 철회 시도를 중단하고 인권의 가치를 담은 차별금지법을 조속히 제정하라! 덕현 2013.04.19 4697
595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청소년인권팀 '나이반' 성명서 "학교 내 성소수자 혐오를 중단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6.11.03 715
594 해직자를 볼모로 한 민주주의와 전교조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덕현 2013.10.08 4109
593 항의문] 마포레인보우주민연대의 현수막 게시는 당연한 권리, 마포구청의 현수막 수정 요청 및 게시 거부는 명백한 성소수자 차별이다! file 동인련 2012.12.07 6314
592 함께 추모하며, 함께 잘 살아갑시다 -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을 맞이하며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1.20 108
591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의 차별금지법 반대 성명에 대한 우려 성명 동인련 2010.12.29 6653
590 한국은 이스라엘과의 무기거래 / 군사원조를 당장 중단하라! 병권 2014.08.11 1611
589 한국 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사회 권고, 한국정부 반드시 이행해야 제2차 유엔 국가별 인권상황정기검토에 대한 정부 응답, ‘검토’ 답변만 동인련 2013.03.19 4787
588 학생인권의 원칙을 누구 맘대로 훼손하는가? - 문용린 서울교육감의 서울학생인권조례 개악 시도 규탄한다 - 덕현 2014.01.03 3507
587 표현의 자유가 없는 광화문광장은 서울시의 정원일 뿐이다 동인련 2009.08.03 5526
586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 선포를 위한 각계각층 기자회견 #차별금지법없이민주주의없다 #차별금지법제정을요구합니다 차별금지법도 못 만드는 이게 나라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2.24 763
585 트로트가수 권도운 님의 용기있는 커밍아웃을 환영합니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10.06 198
584 침묵의 사회를 강요하는 이명박 정부, 집회 시위의 자유를 짓밟는 경찰을 규탄한다 동인련 2009.05.19 6488
583 취 재 요 청 서 - 인권침해! 자의적 판단! 트랜스젠더에 대한 위법한 병역면제 취소 규탄 기자회견 병권 2014.07.22 2205
582 충청남도 인권조례! 혐오세력에 멈춰 서서는 안 된다. - ‘충남도민 인권선언 및 충청남도 도민인권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 폐기 주장에 맞선 인권/시민사회단체의 의견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8.14 294
581 청소년의 인권을 무시하는 심재철 의원발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규탄 기자회견문 file 덕현 2013.06.04 506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