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도 잘 생각나지 않아요.
단지.
그때 그렇게 환하게 웃었다는 것.
그것 말고는 잘 생각이 나지 않아요.
지퍼 방향이 원래 오른쪽이라느니 왼쪽이라느니
이런 어이없는 소모적인 논쟁 벌이면서
예전 이야기를 서로에게 들려 주었잖아.
지금은 없는 사람의 쓸쓸한 흔적이지만
왜그리 크게 가슴을 파고드는지요.
기억나지 않아요.
난 당신을 잘 몰라요.
하지만 왜일까요. 당신을 보고싶어요.
언젠가, 어쩌면 아주 가까운 날에.
당신을 보러 갈지도 몰라요. 당신이 보고싶어요.
당신은 위대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