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노동절 웹자보_수정본.png

 

 

[성명] 모든 노동자에게 더 많은 성평등이 필요하다. 

- 2021 노동절을 맞이하여

 

 COVID-19 로 우리의 삶이 변했다. 자신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 드러낼 수 없어 불안정 노동을 택했던 수많은 성소수자 노동자가 일터에서 쫓겨났다. 기록조차 되지 않은채 쫓겨났다. 2020년 5월에 발생한 이태원 집단 확진도 있었다.  온갖 장소에서 성소수자 혐오가 드러났다.  우리는 휘청거렸다. 코로나 19 감염이 무서웠고 텅 빈 지갑이 무서웠고 일터에 아웃팅이 될까봐 무서웠다. 

 

 쉽지 않은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모습으로 용기 있게 살기 위해 일터에서 혹은 일터를 향해 꿋꿋하게 소리쳤던 동료가 있었기에 용기를 얻었고 희망을 느꼈다. 우리의 존재는 농담이 아니라고 연극을 통해 말하던 작가,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서 정치를 한다던 비정규직 음악 교사와 기갑의 돌파력으로 차별을 없애겠다던 하사를 기억한다. 그리고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떠난 동료를 생각한다.

 

 대부분의 노동자는 일터에서 때론 행복하고 때론 분노하고 때론 뿌듯하다. 성소수자이자 노동자인 그들도 그랬다. 그러나 일터는 너무나도 뾰족했다. 남자 선생이 화장했다는 민원이 들어오자 학교는 선생을 압박했다. 군대에서 성확정수술을 받자 국방부는 그를 황급히 쫓아내고 그가 군대에 존재하면 안되는 이유를 54페이지나 작성했다. 애초에 자질이나 역량은 중요하지 않았다. 성소수자라는 단어에 일터는 쫓겨낼 이유만 만들었다. 그리고 문을 단단하게 잠궜다.

 

  성소수자가 나로서 존재하기 위한 싸움은 때론 우리 만의 싸움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연이은 동료와의 이별은 모두의 슬픔으로 느껴졌다. 여야를 막론하고 추모 메시지가 나왔다. 잠시 기대했다. 그러나 그들은 슬퍼만 했다. 그리고 이내 침묵했다. 곧이어 진행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달라지지 않은 현실을 마주했다. 성소수자 노동자는 일터에 존재했으며, 존재하고, 존재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선명하게 요구한다.

 

 우리는 잠깐의 애도가 아닌 무지개빛 변화를 원한다. 일터가 바뀌지 않으면 성소수자 노동자의 삶은 위태롭다. 모두를 위한 안전망이 필요하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차별금지법은 일터의 성차별을 끊어내는 중요한 출발이 될 것이다. 이번 보궐선거의 원인은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었다. 보궐선거의 결과를 페미니즘 탓하지마라. 성소수자를 쫓겨낸 일터는 우리의 동료도 쫓아냈다. 성소수자라서 쫓겨났고 여성이라서 쫓겨났고 불안정 노동자라서 쫓겨냈다. 모두를 위해 변화를 만들자. 모든 노동자에게 더 많은 성평등이 필요하다.

 

# 모든 노동자에겐 더 많은 성평등이 필요하다.

 

2021년 5월 1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866
476 [차제연 성명] 인권의 역사는 거스를 수 없다. 충남도의회는 지금이라도 자신의 소임을 다하여라 -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 재의한 표결에 부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4.02.06 54
475 [차제연 성명] 이재명 대표는 후퇴를 멈춰라. 차별금지법 제정은 당신의 역할과 책임이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4.19 131
474 [차제연 성명] 애도없이 안전 없다. 정부는 오송참사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진상규명과 대책 수립에 나서라.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9.08 88
473 [차제연 성명] 박주민 의원의 평등법 발의를 환영하며 - 21대 국회는 차별금지/평등법 제정을 망설이지 마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08.17 42
472 [차제연 성명] 국가인권위원회가 철폐하려는 것이 성차별인가 성평등인가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4.03.26 47
471 [차제연 성명] 2021년에서 단 하루도 미룰 수 없다! 국회는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1.09 37
470 [차제연 논평]평등해야 자유롭고 자유로워야 평등하다 -유엔 자유권위원회 최종견해에 부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11.28 69
469 [차제연 논평] 헌법상 평등권 부정하는 윤석열 후보를 규탄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1.28 62
468 [차제연 논평] 우리는 평등법 제정으로 그 사과를 받고자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의 발언에 부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4.26 85
467 [차제연 논평] 연장된 심사, 미뤄진 평등 – 국회는 지금 당장 차별금지/평등법 제정에 발벗고 나서라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09.17 69
466 [차제연 논평]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서울고등법원의 동성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지위 인정 판결을 환영하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2.23 120
465 [차제연 논평]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HIV감염인에 대한 낙인을 방치한 헌법재판소 강력하게 규탄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10.28 80
464 [차제연 논평] 성소수자 행사에 대한 장소 불허 이제 그만!!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5.13 140
463 [차제연 논평] 번지수를 잘못짚은 학생인권조례 공격 중단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8.07 115
462 [차제연 논평] 기독교대한감리회는 부끄러움을 알라 이동환 목사 출교 확정 강력하게 규탄한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4.03.05 82
461 [차제연 논평] 국민들은 모르는 평등원칙 실현을 위한 대한민국 정부의 노력 -4차 UPR 한국권고에 부쳐-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1.31 96
460 [차제연 논평] 15년만에 법제사법위원회 책상에 올라간 차별금지법 - 차별금지/평등법 법안심사를 시작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4.27 49
459 [차제연 기자회견문] 정치는 평등을 시작하라. 국회는 4월 안에 반드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4.14 92
458 [차제연 기자회견문] 46일간의 농성 및 단식투쟁을 마치며 - 정치의 실패다. 차별금지법 제정까지 끝까지 투쟁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5.26 79
457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재출범 선언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4.04 63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