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슬라이드1-1024x768.png

 

 

연장된 심사, 미뤄진 평등

 

국회는 지금 당장 차별금지/평등법 제정에 발벗고 나서라

 

– 국회「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국민동의청원」심사기간 연장 통지에 부쳐

 

또 다시 또 국회에 의해 평등이 미뤄졌다. 어제인 9월 8일 국회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국민동의청원」의 심사기간 연장을 통지했다. 관련된 법률안과 함께 심도 있는 심사가 필요하다는 법제사법위원회의 요청에 의해서다. 국민동의청원에 대한 국회의 첫 응답이 ‘심사 연장’이라는 점에 지금껏 차별금지/평등법 제정을 가로막아왔던 정치권의 ‘나중에’가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거둘 수 없다.

 

지난 6월 14일 10만 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에 회부된 국민동의청원은 「국회법」에 따라 회부된 날부터 90일 이내에 심사를 진행해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유로 인해 90일 이내에 심사를 마치지 못하였을 때 60일의 범위에서 한 차례 심사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 장혜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차별금지법안, 이상민 의원, 박주민 의원, 권인숙 의원이 대표발의 한 평등법안까지 총 4개의 관련 법률안이 국회에 올라가 있어, ‘심도 있는 심사’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차별금지/평등법에 대한 논의를 더 서둘러야 할 이유일 뿐, 법안 논의 자체를 미룰 이유가 될 수 없다.

 

심사기간 연장은 차별금지사유가 삭제된 채 누더기로 발의되었던 2007년, 보수개신교의 반대에 굴복해 법안을 철회했던 2013년, 그 이후로 차별금지/평등법을 침묵 속에서 외면하고 방치했던 국회의 역사를 상기하며 논의해야 할 국회의 책임을 인식한 판단이라 보기 어렵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청원은 시민의 권리이고, 이를 논의하는 심사는 국회의 의무다. 20대 국회에서는 발의조차 되지 못했던 차별금지/평등법을 시민들이 나서서 제정하겠다며 청원을 성사시키고 21대 국회 논의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보편적인 평등권 보장으로 인권과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자 했던 시민들의 행동은 비단 2021년에만, 21대 국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14년 넘게 차별금지/평등법에 대해 침묵과 유예를 반복해온 국회에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모인 사람들의 행동이 청원이라는 결과다. 국회는 과연 이 분노어린 요구에 부합하는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제정이 미루어지는 만큼 평등도 유예되고 있다. 제정이 대기 상태로 머무르는 만큼, 시민들의 존엄과 권리는 빼앗기고 있다. 제정이 멈춰 있는 만큼, 국회가 조장한 차별과 혐오가 차별금지/평등법을 반대하는 선동 세력의 성장을 돕고 있다.

 

차별금지/평등법 제정이 가로막힌 역사와 현실을 마주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시민들이 아니라 국회의 몫이어야 한다. 정치권이 ‘사회적 합의’로 평등을 거부해 온 시기, ‘나중에’가 공공연하게 선언될 수 있던 시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시민들이 ‘국회의 시간’을 열어주었다. 이에 부응하는 길은 진정한 변화를 위해 차별금지/평등법 제정을 실제로 추진하는 것이다. 국회와 국회의원들이 조장한 차별과 혐오를 거둘 책임과 기회 역시 국회가 쥐고 있다.

 

차별금지/평등법 제정을 미루지 않는 것만이 지난 오명의 시간을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이다. 국회는 지금 바로 차별금지/평등법 제정에 나서라.

 

2021년 9월 9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878
77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즉각 중단 · 평화적 해결 촉구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3.02 73
76 마을의 작은 전시마저 ‘성소수자’라고 거부한 서울시? 장수마을 청소년 성소수자 관련 전시지원 거부한 서울시 규탄 입장 및 질의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5.06.16 1496
75 무자격/도둑취임/MB 하수인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반대 ‘쌍용자동차 사태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긴급 성명’을 비판하는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성명서 동인련 2009.07.28 7358
74 무지개 세상을 꿈꾸는 성소수자 시국선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6.12.01 815
73 무지개행동/퀴어문화축제조직위 공동 입장 - 우리가 어떻게 애도하고 저항하고 그리고 뜨겁게 사랑하는지 보여주자! 병권 2014.05.30 2916
72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전교조 조합원 배제 명령' 철회를 요구하는 청소년단체 공동성명 file 병권 2013.10.17 4247
71 밀양 송전탑 공사 관련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의 위법 행위에 대한 행정소송 기자회견문 덕현 2014.02.27 3018
70 밀양 주민들의 가슴을 밟고 건설하는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중단되어야 합니다. 덕현 2013.10.08 3021
69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민위원회의 결정을 묵살하려 하는가? 「서울시민 인권헌장」을 조속히 선포하라! 덕현 2014.12.01 1575
68 반인권 행사 ‘탈동성애인권포럼’에 장소 제공한 국가인권위원회를 규탄한다 동인련 2015.03.19 1923
67 반인권적 발언을 쏟아내는 인사는 한시라도 국가인권위원장 자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동인련 2009.08.12 5977
66 법관블랙리스트, 민주주의 문제 양승태 대법원장 사퇴하고 진상규명 해야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8.14 202
65 변화를 갈망하는 2017년,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는 행성인의 투쟁 결의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2.21 580
64 변희수 하사를 기억합니다. 그리고 함께합니다. -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1주기 입장문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2.27 118
63 변희수의 내일을, 우리의 오늘을 함께 살아갑시다. -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추모 성명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03.05 154
62 보 도 자 료 - ‘에이즈관련 단체들의 피켓시위’를 이유로 세계에이즈의 날 기념행사를 취소한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다 병권 2013.12.03 4305
61 보도자료 - 평등한 가족구성권, 다양한 가족구성권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 및 혼인신고 수리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 file 동인련 2013.12.10 4621
60 보도자료-『유엔인권이사회 제2차 국가별 인권상황정기검토(UPR) 권고에 따른 유엔인권권고 이행계획에 대한 시민사회 제언』보고서 발행 한국 정부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인권권고 이행계획 밝혀야 13개 정부 부처에 2차 UPR 권고 이행계획에 대한 공개 질의서 발송 file 동인련 2014.01.14 3538
59 보도자료: 수동연세요양병원 에이즈환자 사망사건 초래한 복지부, 질병관리본부를 국가인권위에 진정 덕현 2013.10.10 6113
58 비밀정보기관이 주도하는 공포와 혐오의 정치를 중단하라 사상과 양심의 자유는 더 확대되어야 한다 덕현 2013.09.30 3917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