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성명] 세계인권선언 73주년을 맞아, 인권의 역사는 성소수자가 함께 만든다

 

오늘 12월 10일은 1948년 세계인권선언이 선포된 지 73년이 되는 날이다. 현대인권의 분기점이 되었다 할 수 있는 세계인권선언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가치는 바로 평등이다. 모든 인간은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하며, 인종, 성별을 비롯해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없이 선언에 규정된 모든 권리와 자유를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 선언문은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세계인권선언문에는 성적지향·성별정체성이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위 문구에서 알 수 있듯 이미 성소수자를 포함해 누구도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원칙이라 할 것이다. 그렇기에 유엔은 성적지향·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는 특별히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국제인권규범에서 당연히 도출되는 것임을 분명하게 선언하였다.

 

그럼에도 세계인권선언 73주년을 맞는 지금의 한국사회에서 성소수자의 인권현실은 어떠한가. 성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는 말들이 여당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부끄러움 없이 울려 퍼지고 후보시절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이야기한 사람이 현직 대통령에 있으며, 차기 대통령 후보가 사과를 요구하는 성소수자들을 모욕하는 정치의 민낯을 보라. 트랜스젠더임을 이유로 일을 그만두고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하며, 동성 커플들이 어떠한 혜택도 누리지 못하고 성소수자 단체의 행사들이 방해받는 차별의 실태는 어떠한가. 이러한 인권현실 앞에서 과연 대한민국이 주요 국제인권조약을 모두 비준하고 국제인권규범을 준수할 책무를 지닌 국가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무엇보다 14년 간 유예된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또 다시 성적지향·성별정체성을 이유로 사회적 합의를 운운하며 나중을 이야기하는 정부와 국회를 향해, 우리 성소수자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우리는 이 분노를 사회를 향한 요구로, 변화를 위한 행동으로 꾸준히 이어나갈 것을 분명히 선언한다. 이미 존재하는 국제인권규범 상의 성적지향·성별정체성 차별을 방지할 국가의 책무를 보다 구체화하고 선명하게 드러낸 것은 지난 73년간 끊임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변화를 위해 움직인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혐오와 차별은 결코 삶을 가로막을 수 없고 평등을 향한 흐름은 결코 거스를 수 없음을 인권의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이를 이어받아 이제는 우리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비롯해 모든 이들이 어떠한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역사를 써내려갈 것이다.

 

세계인권선언 73주년, 인권의 역사는 성소수자와 함께 했고 성소수자가 함께 만들어왔다. 그렇기에 우리는 여기서 다시 한 번 외친다.

 

인권을 나중으로 미루지 마라!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2021. 12. 10.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883
539 [2023 자긍심의 달 성명] 퀴어한 몸들의 수상한 행진은 혐오가 밀어넣은 어둠으로부터 빛날 것이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6.28 246
538 [3.31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 기념 성명]  가시화를 넘어 존엄한 삶을 위해 함께 행동하자!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4.03.29 153
537 [3.8 세계여성의날 기념성명] 혐오와 차별이 아니라, 성평등을 공약하라!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4.03.07 92
536 [3.8세계여성의날 기념성명] 행성인은 젠더와 섹슈얼리티를 가로지르는 온전한 성평등을 요구한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3.08 166
535 [4월5일 기자회견문] 군형법 제92가 합헌이라면 대한민국 헌법은 위헌인가? file 동인련 2011.04.05 6327
534 [5.31 성명] 필요한 약은 주지 않고 안전하지 않은 쇠고기는 강제로 먹이려는 이명박 정권을 강력히 규탄한다! 동인련 2008.05.30 7865
533 [6월 20일 세계 난민의 날 논평] 우리의 연대는 경계를 부순다. 변화를 위한 환대에 동참하자.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6.20 65
532 [74번째 세계인권선언일 기념 성명] 인권은 거리에, 저항하는 이들 곁에 있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12.09 98
531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논평] HIV감염인이 ‘건강’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사회가 가장 건강하고 안전하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4.04.02 57
530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성명] 시대의 오명을 자처하는 프로축구단 대전시티즌은 유죄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7.15 256
529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성명]'청정'해야 할 것은 질병이 아니라 질병에 대한 혐오다.-(사)대한에이즈예방협회 제 11대 회장 윤해영의 취임에 부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3.12 330
528 [TDoV 기념 성명] ‘나’로서 살아가기로한 당신에게 연대의 손을 내민다 -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을 맞이하며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3.31 2054
527 [가구넷 논평] 인권위의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법률 제정 권고를 환영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4.14 52
526 [가구넷 성명] 대만의 아시아에서 첫번째 동성결혼 법제화를 환영한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5.28 183
525 [가구넷 성명] 정부는 ‘사회적 합의’ 운운하기 전에 할 일을 하라 - 동성혼 불인정이 바로 차별이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11.20 125
524 [공대위 논평] 법무부의‘변하사 강제전역 취소소송’ 항소포기 지휘를 환영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0.22 96
523 [공대위 성명] 변희수는 반드시 군으로 돌아갈 것이다 -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하사 인사소청 기각 결정 규탄 성명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7.03 230
522 [공동 기자회견문] 성소수자의 존엄과 인권을 회복하기 위한 전진 -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를 출범하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5.12 208
521 [공동 논평]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송 항소심 판결을 환영한다! - 모든 성소수자의 권리가 평등하게 실현되는 사회로 나아가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2.21 144
520 [공동 선언문] 우리는 정권이 아닌 미래를 선택했다 체제를 전환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3.01 5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