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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변희수 하사를 기억합니다. 그리고 함께합니다.

-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1주기 입장문 -

  

 2022년 2월 27일은 트랜스젠더 군인 故변희수 하사의 1주기 기일입니다. 

 

 2년 전, 모든 성소수자 군인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에서 각자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며 세상 앞에 자신을 드러낸 변희수 하사는 많은 이들의 용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용기를 기억하는 이들의 마음을 모아 지난 10월, 전역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었습니다. 차별에 맞서는 모든 이들에게 길이 기억될 역사적 판결이었습니다. 조금은 부끄럽지 않은 마음으로, 당신의 빈자리에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며 안식을 빕니다. 

 

 변희수 하사가 우리 곁을 떠나고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때로 아파하고, 때로 분노하며 함께 굳건히 변희수의 내일을, 우리의 오늘을 살아온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연대의 뜻을 전합니다.  

 

 그러나 위법하게 군인의 지위를 박탈한 국방부와 육군은 여전히 고인과 유가족에게 사과 한 마디 전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순직 처리를 하지 않기 위해 경찰 수사 결과로 확정된 사망시점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변희수 하사의 사망 시점이 전역예정일이었던 2월 28일 이전이면 군인 신분으로 사망한 것이 되어 순직 처리가 불가피하고, 2월 28일 이후에 사망하였으면 민간인 신분으로 사망한 것이 됩니다. 변희수 하사는 경찰 수사 결과 2월 27일에 사망하였기 때문에 마땅히 순직 처리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국방부와 육군은 고인의 기일까지 제멋대로 바꾸어가며 순직 처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직권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나, 위법한 처분으로 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해놓고 반성도, 사과도 없는 국방부와 육군의 파렴치에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순직처리는 변희수 하사의 죽음에 대해 국방부와 육군이 위법 처분의 책임을 인정하고, 군이 자행해온 소수자 혐오와 차별에 사과하게끔 하는 실질적 조치로서의 의미가 큽니다. 우리의 투쟁은 전역처분 취소소송 승소를 넘어 변희수 하사에 대한 합당한 예우와 국방부와 육군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내는 데에 이르기까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변희수 하사가 차별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차별과 혐오를 뚫고 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용감히 싸웠던 당당한 군인이었음을 기억합니다. 변희수가 꿈꾸었던 성소수자가 차별받지 않고 안전하게 복무할 수 있는 군대를 만드는 일을 우리의 몫으로 다짐합니다. 나아가 소수자성을 이유로 삶과 노동의 현장에서 밀려나고 있는 모든 소수자들과 굳건히 연대하여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누군가 차별 받고 그로 인해 고통 받는 사회는 누구나 차별 받고 고통 받을 수 있는 불행한 사회입니다. 그렇기에 변희수의 싸움은 곧 우리 모두의 싸움입니다. 1년 전, 변희수 하사를 떠나보내며 건넨 약속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변희수를 기억하는 우리는 변희수의 이름으로 승리했고, 또 승리할 것입니다.

 

2022. 2. 27.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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