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논평]

20대 대선결과에 부쳐

- 깊은 우려로부터 변화를 위한 연대와 투쟁으로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습니다. 혐오와 차별을 선동하며 세를 불린 후보, 구조적 성차별을 부정하며 안티 페미니즘을 선거전략으로 삼은 후보의 당선에 우리는 깊이 우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성소수자 인권 증진이 정권과 제도정치의 향방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쉽게 절망하지 않고 우리가 함께 걸으며 만들어 온 길을 다시 걸어갈 것입니다. 무엇보다 성소수자 인권운동은 정치인과 전문가들의 결정과 판단이 아닌 우리의 연대와 투쟁으로 쌓아 올려진 땀과 눈물의 시간들이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행성인은 우리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고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 지금 다시 행동에 나설 것입니다. 지난 5년간 나중으로 미뤄온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법사위에 계류되어 있는 차별금지법의 연내 제정을 위해 신발끈을 단단히 묶을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두달 남았습니다.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끊임없이 유예해 온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통과시켜 사회적 소수자들을 혐오와 차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을 만들어 낼 책임이 있습니다. 민주당은 오늘 우리가 마주한 후퇴에 과반수가 넘는 의석을 점한 상황에서도 사회적 합의를 운운하며 소수자 인권을 외면해온 자신들의 책임이 무겁게 깔려있음을 엄중하게 인식해야 할 것 입니다. 소수 정당의 공약과 유권자의 '소신투표'마저 삼켜버린 더불어 민주당은 오늘의 낙담과 공포를 전환시킬 입법 역량-과반 의석수가 보장되어 있음을 각인하여 본인들의 책무를 다하기를 고합니다. 행성인은 지금 당장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민주당과 국회가 나설 것을 요구하며,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행성인은 우리들의 평등과 존엄을 위해 더욱 힘차게 행동할 것입니다. 가짜뉴스와 비리, 부동산과 여성혐오로 얼룩진 대선 기간동안 우리는 성소수자가 정체성으로 인해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대전제에 동의한다면서도, 주권자인 성소수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고 "다했죠?"라며 없는 존재 취급하고 ‘사회적 합의’를 운운하며 기만적인 발언을 반복하는 양당 후보들에게 또다시 분개해야 했습니다. 정작 성소수자 시민의 구체적인 삶의 의제들은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습니다. 성소수자 시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는 단지 차별 받지 않는 것 이상의 법제도와 정책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자신의 성별정체성대로 온전히 살아갈 수 있도록 법적⋅의료적 조치에 걸림돌 없이 접근할 수 있는 권리, 원하는 이들과 공동체 및 가족으로 살아가기 위한 권리에 접근할 수 있는 제도적 변화, 감염인으로서 군인으로서 난민으로서 제소자로서 성적 지향과 성별정체성으로 인해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을 권리를 비롯해 더 나은 세상을 간절히 바라는 성소수자 시민의 열망이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행성인은 여러분과 함께 광장에서 깃발을 들고, 우리의 요구와 행동이 관철 될 수 있도록 선두에 서겠습니다.

행성인은 더 나은 미래를 그리고 대안을 도모하고 실천하는 이들과 함께하며 변화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여성과 장애인, 이주민, 노동자, 홈리스, 농민 등 다양한 이들의 삶을 더욱 취약하게 만드는 정치를 두고 볼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이뤄온 정의와 평등의 가치와 성과를 후퇴시키려는 시도를 막아내야 합니다. 이미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후위기를 외면하고 자본주의적 경제 성장만을 추구하는 정치를 바꾸어 내지 못하면 우리는 미래를 모색할 수 없습니다. 행성인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실천과 연대의 힘을 기억하며 모든 사회적 소수자, 약자들과 함께 행동할 것 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마주한 위기 앞에 대안을 모색하고 저항의 힘을 모으는 이들과 함께하며 새로운 길을 만드는 일에 함께 합시다.  

2022.03.10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866
516 차별금지법 제정을 중단한 법무부는 직무유기를 넘어 차별을 조장하는 것 동인련 2011.01.28 6090
515 [논 평] 군대 내 동성애자 사병 자살, 한 사람의 죽음을 애도하며. 1 오리 2013.01.18 6080
514 용산 참사 관련 미공개 3천 쪽 수사기록을 공개하라! 동인련 2009.05.08 6063
513 [기자회견문]보건복지가족부는 괜한 자격심사 운운말고 조속히 글리벡·스프라이셀 약가인하를 진행하라!! 동인련 2008.09.26 6047
512 [공동성명] ‘세계의 약국’을 없앨 인도-EU FTA를 당장 중단하라! 정욜 2011.03.03 6039
511 [인권단체연석회의] 행안부는 인권에 대한 ‘사회적 물의’를 중단하라 동인련 2008.11.21 6022
510 반인권적 발언을 쏟아내는 인사는 한시라도 국가인권위원장 자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동인련 2009.08.12 5977
509 [성명] ‘인권’도 아닌데 ‘인권상’을 준다는 국가인권위원회 동인련 2009.12.10 5962
508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만인 선언문 동인련 2008.09.23 5904
507 2011.7.14 [기자회견문] 모든 환자는 진료 받을 권리가 있다! ‘특수장갑’이 아니라 ‘인권’이 부재, HIV감염인 차별한 병원을 규탄한다 file 정욜 2011.07.15 5870
506 [아프간재파병반대연석회의]11.14 반전평화행동의 날 집회 불허를 규탄한다 file 동인련 2009.11.11 5844
505 [성명]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정부사용 강제실시를 현실화하는 특허법 개정을 지지한다! 동인련 2009.09.17 5830
504 [성명]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 조장하는 웹툰 게재한 네이버는 게시물을 즉각 삭제하고, 혐오 표현물에 대한 규제 기준을 마련하라! 1 덕현 2013.08.05 5802
503 [무지개행동 논평] 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커플에 대한 평등권 보장을 환영하며 file 동인련 2013.06.27 5793
502 이명박 정부는 학생인권에 대한 저열한 공격을 멈추라! -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악과 교과부의 월권해석을 규탄한다 동인련 2012.04.17 5753
501 [인권단체연석회의] 기륭전자 앞 집단폭행을 묵인, 방조하고 시민들을 연행한 경찰을 규탄한다!! 동인련 2008.10.21 5743
500 [성명] 또 다시 마포레인보우주민연대의 현수막 게시 요구를 묵살한 마포구청을 규탄한다! file 동인련 2013.02.19 5684
499 성명]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결정을 환영하며 "국가와 지자체는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의무를 방기해서는 안된다" 정욜 2013.01.24 5631
498 [서울중앙지법의 판결에 대한 논평] 본인동의 없는 HIV검사, 비밀누설은 HIV예방에 걸림돌 정욜 2013.04.11 5607
497 더 이상의 최악은 없다.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 -왜 글리벡 약값은 A7조정가여야 하는가? 동인련 2009.11.18 554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