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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대법원선고.png

 

[성명]

대법원의 비상식적 기각 선고를 규탄한다! 

- 해군 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사건 대법원 선고에 부쳐

 

오늘 오전, 해군 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사건*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있었습니다. 두번째 가해자인 함장(이하 2차 가해자)에 대한 판결 결과는 파기환송(고등군사법원의 무죄 판결이 잘못되었으니 다시 판결하라며 돌려보내는 것)이었으나 첫번째 가해자인 직속상관(이하 1차 가해자)에 대해서는 상고를 기각(고등군사법원의 무죄 판결 유지)하였습니다. 

 

대법원은 판결을 선고하며 2차 가해자에 대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은 인정하면서도 1차 가해자에 대한 진술의 신빙성은 달리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2차 가해자에 의한 성폭력이 이루어진 것은 1차 가해자의 성폭력 후 피해자가 상관(2차 가해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이었습니다. 같은 피해자에게 일어난 연관된 두 사건에 대해 전혀 다른 판결이 내려진 사실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습니다. 

 

원심 판결이었던 고등군사법원의 2심 무죄 판결은 해군 함정의 특수성, 군대 내 위계질서, 상관과 부하라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성소수자라는 피해자의 위치성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폭력과 협박 없이는 성폭력이 성사되지 않는다는 구시대적인 관념에서 내려졌던 판결이었습니다. 때문에 해당 사건은 가해자가 자신의 지위, 성별권력 등을 이용해 행한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자, 성소수자로서 피해자가 처한 상황을 이용하여 이루어진 성소수자 혐오에 기반한 증오범죄이기도 합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입장에 동조해서 피해자의 정체성과 구체적인 상황을 외면한 채, 소수자를 보호해야 할 사법부로서의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는 점에서 지탄받아야 마땅합니다. 무엇보다 고통 속에 3년이 넘는 오랜 시간을 기다려온 피해자에게 대법원은 더욱 크나큰 고통을 안겼습니다. ‘해군 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사건 대법원 선고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는 대독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3년을 넘게 기다렸습니다. 파기환송 소식에 잠시 희망을 가졌지만, 결국 다시 절망 속에 빠졌습니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성적소수자라는 점을 알고서도 강간과 강제추행을 일삼고, 결국 중절수술까지 하게한 자를 무죄로 판단한 대법원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제가 겪어야만 했던 그날의 고통들을 그 수많은 날들의 기억을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인정하지 않은 법원의 판결을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파기환송과 기각이 공존하는 판결로 오늘의 저는 또 한 번 죽었습니다. 행복한 군인으로서 살아보고 싶은 저의 소망을 또한번 짓밟혔습니다. 

부디 저의 후배들은 저와 같은 경험을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피해를 입었더라도 생존자로 살아남기를, 기다림의 시간이 이처럼 길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에 분노하며 강력히 규탄합니다! 하지만 비상식적인 대법원의 판결로 끝은 아닙니다. 군은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위해 군대 내 성폭력을 엄중히 처벌할 것을 촉구합니다. 2차 가해자의 파기환송심 판결도 끝까지 함께 지켜봐주시기를 바랍니다. 

 

2022.03.31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가해자에게_처벌을_피해자에게_일상을!

#성폭력이자_혐오범죄다_가해자에게_중형을!

#군대내_성폭력_엄중히_처벌하라!

#비상식적인_판결내린_대법원을_규탄한다!

 

*사건 개요

1차 가해자는 피해자의 직속상관으로서 지속적인 가해를 하였고, 2차 가해자는 함장으로서 피해자의 피해 사실을 알게 된 이후 1회의 강간을 하였습니다. 해당 사건의 피고인들은 1심에서 각각 징역 10년, 8년을 선고받았으나 2018년 11월, 고등군사법원 2심은 두 가해자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해당 사건은 대법원에 3년 4개월동안 계류되어 오다가 오늘 선고가 내려졌습니다.

 

* 기자회견 유튜브 라이브https://youtu.be/EAR92qNFm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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