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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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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번째 세계인권선언일 기념 성명] 인권은 거리에, 저항하는 이들 곁에 있다

 

오늘 12월 10일은 세계인권선언일이다. 

“모든 사람은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는 이 당연한 명제는 74년 동안 국제 사회의 기본적인 약속이었다. 지난 12월 7일에는 유엔 특별보고관들이 성명을 발표하여 이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기 위한 방법으로 각 유엔 회원국들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하였다. 유엔회원국임에도 차별금지법 제정은 15년째 가로막혀 있는 대한민국 같은 나라에 전하는 메시지였다. 

 

지금 이 나라는 인권이 무엇인지부터 다시 배워야 할 판이다. 지난달 국회의장이 저출생 문제 해결의 방법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비과학적, 비윤리적, 반인권적이라 비판받아온 전환치료를 언급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부끄러움도 없이 혐오에 앞장서는 이런 언행은 그저 되는 일이 아니다. 이미 여러 차례 문제가 되어왔던 행태에도 불구하고 그를 의장으로 선출한 21대 국회,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여가부 폐지를 시도하는 정부의 움직임이 바로 혐오를 용인하는 분위기를 조장해 낸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무엇이 차별이고 혐오인지 그것이 왜 잘못인지 조차 구분하기 어렵다. 그러니 국가인권위원회마저 국회의장 인사말쯤은 있으면 좋다는 관성적인 태도로 바로 저 인사를 세계인권의날 행사에 초대했다가 시민사회단체의 반발로 급히 취소하는 촌극도 벌어지는 것이다.  

 

지방행정이라고 다르지 않다. 각 지역의 인권조례는 폐지될 위기에 처해있고 인권사무소가 사라지는 곳들도 있다. 그 와중에 대전에서는 정말 기함할 만한 일이 벌어졌다. 대전시는 지역인권센터와 청소년성문화센터를 운영할 기관으로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사탄의 전략’이라며 반대하는 단체를 선정하였다. 비판이 계속 되는 가운데 담당자는 “인권은 기본적인 권리이기 때문에 특별한 전문성이 없어도 어느 기관이라도 다 할 수 있는 업무”라는 정말 듣고도 믿지 못할 답변을 내놓았다.  

 

거리에서는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노동자들의 외침이 하늘을 찌르고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는 물결이 거리를 적신다. 그런데 국가는 노동자를, 국민을 적으로 삼는 것 외에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진정 이 나라에서 인권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노동자들이 곡기를 끊어가며 거리로 나오는 이유, 장애인들이 욕을 먹어가며 출근길 지하철 타기를 강행하는 이유, 여성들이 여성가족부 폐지를 막아서는 이유, 성소수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온전히 드러내고 살아가기 위해 투쟁하는 이유, 이 모든 저항의 이유들을 정부와 국회, 법원은 다시 배워야 한다. 

 

아래, 세계인권선언 전문을 첨부한다. 정부, 국회, 법원, 누구라도 국가의 녹을 먹는 이들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 살고 싶다 외치는 국민들의 아우성이 이 안에 있다. 세계인권의날을 맞아 우리는 세계인권선언을 다시 읽으며 우리가 왜 거리에 서있는지, 저항하는 이들의 곁에 있고자 하는지 한 번 더 새길 것이다. 선언문을 읽었는가. 그렇다면 국회 앞 노조법 개정 농성장으로 오라, 김용균 4주기 추모문화제가 열리는 종각으로, 이태원 참사 추모와 애도 행동이 진행되는 전쟁기념관 앞으로 오라. 지금 대한민국의 인권은 거리에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도 거기에서부터 다시 열릴 것이다. 함께 투쟁!

 

 

[세계인권선언 전문] 읽기

https://www.ohchr.org/en/human-rights/universal-declaration/translations/korean-hankuko

 

2022.12.09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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