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공동논평] 지자체들은 학생인권조례 폐지 시도 즉각 중단하라!
지금 학교에 필요한 것은 평등과 존엄이다!


지난 13일, 서울시의회 의장은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 폐지조례안」을 발의했다. 2012년 제정되어, 시행된 지 11년이 지난 서울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폐지안 발의 이유는 지난 2월 14일 서울시의회가 수리한 주민조례청구를 발의한다는 것이다. 서울시의회는 「주민조례발안법」 등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만 이야기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시의회가 명심해야 할 것은 의회에 제출된 주민조례청구에 ‘동성애의 폐해’, ‘성전환의 윤리적 유해성’, ‘미성숙하고 분별력없는 미성년자’ 등의 문구가 난무하는 등, 청구의 취지 자체가 성차별, 성소수자 혐오, 학생, 청소년을 동등한 권리의 주체로 보지 않는 반인권적 시각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서울시의회는 지난 해 8월 주민조례청구가 제출된 이후 지금까지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어떠한 분명한 입장을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혐오에 동조하고 있다. 혼전 성관계를 금지하고 성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는  ‘학교구성원 성·생명윤리 규범 조례안’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에 의견조회를 했고, 시의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성소수자’만 삭제한 학생인권조례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과연 서울시의회가 이번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제대로 심시할지 의심이 든다 할 것이다. 

 

한편 학생인권조례를 폐지, 개악하려는 시도는 서울시에서만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지난 6일에는 충남인권기본조례와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 청구안 명부가 제출되고 13일 충청남도의회에서 공표됐다. 경기도에서는 ‘학생의 책무’를 추가하는 개악이 추진 중이고, 전라북도에서는  기존 학생인권조례보다 후퇴된 내용인 「전북도교육청 교육 인권 증진 기본 조례안」이 발의됐다. 2010년 경기도를 시작으로 전국 지자체에 확산되었던 학생인권조례가 후퇴될 현 상황에 우리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파리다 샤히드 교육권 관련 특별보고관 등 유엔 인권 특별보고관 4명은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할 경우 성적 지향성, 성 정체성 관련 차별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할 여력이 줄어들 수 있고 이는 국제적인 인권 기준에 반하는 처사이므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보다 앞서 2019년 헌법재판소는 혐오표현을 금지하는 서울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며, “차별·혐오표현이 금지되는 것은 헌법상 인간의 존엄성 보장 측면에서 긴요하다”고 하였다. 이처럼 학생인권조례를 폐지, 개악하려는 시도는 헌법과 국제인권법에 비추어 어떠한 정당성도 없음을 각 지자체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 누구도 차별없이, 존엄성을 보장받아야 한다. 학생이라고, 미성년자라고, 성소수자라고 예외가 있을 리 없다. 그럼에도 학생, 청소년을 동등한 존재로 보지 않고 학교 내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의 다양성을 부정하는 이 모든 시도들은 명백히 반인권적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학생인권조례의 후퇴가 아니라 학교 현장에서 더 많은 평등과 존엄을 보장하는 것이다. 서울시의회, 충남도의회를 비롯한 각 지자체 의회는 학생인권조례 폐지·개악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2023. 3. 16.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차별금지법제정연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883
519 당신이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2022년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성명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11.20 198
518 내란음모 사건 판결에 대한 인권단체 입장 덕현 2014.02.18 2981
517 김조광수와 김승환, 두 분의 결혼을 축하합니다. 1 file 덕현 2013.05.16 6889
516 김조광수 김승환 부부 혼인신고 불수리 규탄 성명 이주사 2013.12.17 4445
515 기자회견문] 박근혜 정부에 요구한다! 최대의 사회악은 차별이다! 국가인권기본법인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file 동인련 2013.03.07 4647
514 기자회견문 성소수자 문화제 장소사용 불허한 마포구청을 규탄한다! 마포구청은 마포구 주민인 성소수자의 인권 보장에 앞장서야 한다! 덕현 2013.11.21 3752
513 기자회견문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LGBT에 대한 혐오와 차별, 폭력을 조장하는 러시아 정부와 의회를 규탄한다 1 file 동인련 2013.06.20 5412
512 그곳에 인권이 있다 UN - 세계인권선언 64주년에 부쳐 + 2012년, 인권활동가들이 뽑은 '올해의 인권 10대 뉴스' file 동인련 2012.12.10 6173
511 규탄 성명 - 성소수자와 에이즈에 대한 편견과 무지, 기만적인 온정주의 아래 사실을 은폐하고 에이즈환자를 두 번 죽이는 조선일보를 강력히 규탄한다! 병권 2013.12.02 4648
510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 입법청원을 제출하며 - 성소수자 인권을 후퇴시키는 군형법 제92조의6, 이제는 폐지되어야 한다! - 동인련 2013.06.26 5035
509 국회는 제대로 된 4.16특별법을 제정하라 -철저한 진상규명 그리고 생명과 안전에 대한 권리가 보장되는 특별법이 시민과 가족이 원하는 것이다 병권 2014.07.17 1714
508 국가인권위원회에 질병관리본부의 에이즈환자 장기요양사업 위탁 철회에 따른 환자 긴급구제 신청을 했습니다. 정욜 2014.03.03 2985
507 광주광역시의회의 성소수자 차별 선동 토론회 철회 촉구 공동성명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6.06.27 690
506 경찰은 이 땅에 계엄을 선포하려는가 - 241명의 시민을 강제 연행하고 폭력을 자행한 강희락 경찰청장, 주상용 서울 경찰청장을 규탄한다 동인련 2009.05.04 6584
505 경찰 공권력에 의한 여성 조합원, 인권활동가 성폭력 사태 규탄 및 책임자 처벌을 촉구한다 동인련 2009.09.09 6225
504 결국 일부 보수기독교 세력에 밀려 차별금지법 철회한 민주통합당에 분노한다! 덕현 2013.04.26 4764
503 〔성명서〕 헛손질과 책임회피는 이제 그만, 세월호 피해자의 인권을 요구한다. 동인련 2014.04.24 2325
502 「마포구 인권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추진에 대한 지역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의 입장 file 병권 2013.06.12 5179
501 “평등한 가족구성권, 다양한 가족구성권”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 및 혼인신고 수리 촉구 기자회견 이경 2013.12.11 4732
500 ‘합의에 의한 동성애 행위’를 처벌하자는 민주통합당 민홍철 의원 규탄한다! 동성애 처벌법인 군형법 92조6 조항 즉각 폐지하라. 이주사 2013.04.24 499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