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2023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투쟁대회 공동선언문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는 국제질병분류에서 ‘동성애’를 삭제했다. 1973년 미국정신의학회의 동성애 비병리화에 이어 이루어진 이 조치는 더 이상 성소수자에 대한 병리화, 범죄화의 혐오와 낙인은 용납될 수 없다는 분명한 선언이었다. 

 

1993년 12월 한국 최초 성소수자 인권단체 ‘초동회’가 발족했다. 각각의 그룹을 서로 연결하고 동성애자로서 떳떳이 살아갈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초동회의 발족 취지는 연대와 변화를 위한 열정을 드러내고 있다. 그 후 30년, 성소수자 인권운동은 거침없이 나아갔다. 1990년대 중반 각 대학 모임의 발족과 연대체로서의 한국동성애자인권운동협의회 결성, 1996년 트랜스젠더, 크로스드레서 단체 아니마의 결성, 2000년 제1회 퀴어문화축제 개최 등, 성소수자의 존재를 드러내고 서로를 연결하는 활동들이 이어졌다. 

 

이렇게 모인 성소수자 인권운동은 공고한 혐오와 차별에 맞서 가열차게 투쟁해 왔다. 1997년 차별적인 중고교 교과서 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시작으로, 2001년 게이 커뮤니티 엑스존 검열에 대한 집단 투쟁, 2006년 성전환자 성별변경 특별법 제정 운동, 군형법 추행죄 폐지 운동까지, 차별적인 법과 제도를 바꾸고 평등을 만들기 위한 투쟁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2007년, 성소수자 차별을 조장하는 누더기 차별금지법에 맞서 성소수자들은 거리로 나왔고 함께 분노하며 연대하였다. 그 때의 열정을 이어받아 무지개행동이 결성되었고, 지금까지도 변화를 위한 투쟁은 이어지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30년 간의 열정을 잇고, 변화를 만들기 위해 여기 이 대학로에 모여 무지개 행진을 진행하였다. 이성애 중심적이고 성별이분법적인 사회 구조를 바꾸고 성소수자에 대한 질병과 범죄의 낙인에 규탄하며, 광장을 닫고 성소수자의 존재를 드러내지 못하게 하는 국가와 지자체를 규탄하며 힘차게 나아갔다. 여전히 인권을 합의의 대상으로 만들며 아직도 ‘나중에’를 말하는 정치를 향해, 성소수자가 여기 있음을, 우리의 거침없는 전진을 누구도 막을 수 없음을 외치고 보여주었다. 그 열정을 모아 우리는 다음과 같은 변화를 국가와 사회에 요구한다. 

 

하나, 16년의 투쟁에도 여전히 차별금지법은 제정되지 못하고 있다.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을 비롯해 그 어떤 이유로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평등을 누려야 한다는 이 당연한 요구를 정치는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 언제까지 우리는 정치의 실패를 목도해야 하는가.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하나, 이성애 중심적 혼인과 가족제도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관계를 밀어내고 차별을 만들어내고 있다. 사적과 공적 영역 어디에서든 성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누구도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에 상관없이 평등한 관계를 보장받아야 한다. 혼인평등 실현하라

 

하나, 2011년 성소수자들의 서울시의회 점거농성을 통해 제정된 서울학생인권조례를 비롯하여, 각 지역의 학생인권조례가 위협받고 있다. “동성애를 조장한다, 청소년은 미성숙하여 동등한 존재가 아니”라는, 혐오를 당장 멈춰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강화된 학생인권의 보장이다. 학생인권조례 폐지시도 중단하고 학생인권법 제정하라

 

하나, 이분법적 성별제도와 엄격한 법적 성별정정 기준, 트랜지션 의료에 대한 건강보험 미보장, 노동, 교육 등에서의 성별정체성 차별, 이제는 없어져야 한다. 지금 여기 우리의 곁에서 동료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트랜스젠더의 인권 보장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 트랜스인권법 제정하라

 

하나, 서울, 대구, 부산, 제주, 전주, 인천, 광주, 경남, 춘천, 전국 각 지역에서 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되고 성소수자들이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그럼에도 충남인권조례를 비롯해 각 지역 인권조례에 대한 폐지, 개악 시도가 나오고 있다. 지금 확산되어야 할 것은 혐오와 차별이 아닌 평등과 존엄이다. 지역인권조례 확대하라 

 

오늘 우리는 이렇게 투쟁대회를 마무리한다. 그러나 이는 끝이 아닌 더 많은 투쟁으로 이어지는 시작이 될 것이다. 모든 혐오와 차별에 맞서, 성소수자들은 계속해서 변화를 위해 나아갈 것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모이고 연대하며 우리의 광장을 만들자. 세상을 무지개빛으로 물들이며 평등과 존엄이 실현되는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자. 

 

열정을 잇는 우리들, 변화는 멈추지 않는다!


 

2023년 5월 20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투쟁단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사)신나는센터, 가족구성권연구소,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광주인권지기활짝, 노동·정치·사람, 노동당, 노들장애인야학, 다른세상을향한연대 , 다산인권센터,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무지개예수, 무지개인권연대 ,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수자인권위원회,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서울대학교 성소수자동아리 Queer In SNU, 서울인권영화제,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섬돌향린교회,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성소수자 알권리보장지원 노스웨스트호, 성소수자부모모임,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상담사 모임, 다다름,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을 위한 투쟁의 미디어’ 스튜디오 알, 심리상담하는 성소수자 네트워크 이음,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장애여성공감, 장애해방열사 단, 전국금속노동조합 여성위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치하는엄마들,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진보당 인권위원회,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 천주교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청주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걔네, 충남차별금지법제정연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농인LGBT 설립준비위원회,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알,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총 63개 단체)]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투쟁 성소수자 인권위원

Bruja, Hyen, JaydenLee, jolim, MECO, Pride Flag of Korea, 감자, 강윤지, 개굴, 고경보, 고나영, 고주영, 고진달래, 곽이경, 구파란, 권명보/메이, 권순부, 권순형, 기동서, 기진, 김경선/하제, 김권호, 김모드, 김민수, 김민지, 김부기, 김소유, 김순남, 김시은, 김애란, 김유미, 김정덕, 김진이(지인), 김현수, 까밀로, 나무(장애여성공감) , 나영정/타리, 나희경, 낙지, 노랭, 도연, 디딤돌, 똘추, 라스, 람, 루, 류후남, 림군, 마그, 마은정/이제, 만보, 메이, 명숙, 모글리, 모짜, 몽, 미류, 박근우, 박병은, 박우섭, 박한희, 박효선, 벤스, 별샘, 부깽, 비비안, 빌리, 사루, 새벽, 서지원 김선희 , 섬머스노우, 세림, 센, 소성욱, 수산나숲, 수진, 수현, 신유아, 신채영, 신혜진, 안경선, 안나, 애니, 어쓰, 에반, 여수진, 오은지, 오지은 자캐오, 옥돌, 우정규, 우지양, 유랑, 유성원, 유형의, 윤도연, 윤효정/Jean, 이경아, 이나래 , 이덕현, 이동환, 이드, 이름, 이명희, 이백윤, 이성원/미묘, 이성진, 이시한, 이심지, 이아란, 이응, 이인경, 이지히, 이진희, 이해령(고대안암병원젠더클리닉), 이혜민, 이혜진, 이호림, 자냥, 장선영, 전도영, 전병영/인향, 전지윤, 정근와, 정보라, 정소영/ 루미, 정애경, 정오, 정유진/, 정의로, 정주희, 조경미, 조동진, 조미경, 조은혜(고려대안암병원 젠더클리닉), 조하니, 조화영, 종우, 지운, 진냥, 진돌, 진보당 대전시당 인권위원장 박선우, 진영, 진은선 , 진재일, 차현진, 채민, 초록, 최나래/후의, 최나연, 최효재, 춘식이, 치즈곰, 퀴어동네 한울, 태환, 필립, 하늘, 해미, 허리케인 김치, 현수, 홍경옥/물, 화, 황나현(고려대안암병원 젠더클리닉), 황서영, 황시연, ㅔㅔ (165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866
136 [성명] 10만의 서울 시민의 염원을 왜곡하며 서울학생인권조례 재심의 요구 시사한 교육과학기술부의 행보를 우려한다. 동인련 2011.12.22 4969
135 ‘합의에 의한 동성애 행위’를 처벌하자는 민주통합당 민홍철 의원 규탄한다! 동성애 처벌법인 군형법 92조6 조항 즉각 폐지하라. 이주사 2013.04.24 4986
134 삭제된 것은 ‘논란의 소지’가 아니라 ‘인권’이다 전북도의회와 민주통합당은 후퇴 없는 학생인권조례를 조속히 제정하라! 오리 2013.01.29 5006
133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 입법청원을 제출하며 - 성소수자 인권을 후퇴시키는 군형법 제92조의6, 이제는 폐지되어야 한다! - 동인련 2013.06.26 5031
132 성소수자 차별하는 전북학생인권조례안 (민주통합당 장영수 의원안)을 반대한다. file 동인련 2013.01.25 5032
131 <논평> 학력차별에 경종을 울리는 대학입시거부선언을 적극 지지한다. 동인련 2011.11.11 5034
130 ‘세계의 약국’을 끝장낼 인도-EU FTA협상을 중단하라! 인도특허법 개악하려는 노바티스 소송을 기각시켜야 한다!한미FTA를 폐기하라! file 동인련 2011.11.28 5034
129 [동인련논평] 서울학생인권조례는 인권의 가치를 온전히 담아내야 한다. 이경 2011.09.19 5055
128 [보도자료] 성소수자 4대 인권입법과제 실현 촉구 및 김조광수-김승환 결혼식 국회의원 초청 기자회견 file 병권 2013.08.22 5058
127 청소년의 인권을 무시하는 심재철 의원발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규탄 기자회견문 file 덕현 2013.06.04 5064
126 [성명] 시의회 농성에 돌입하며 성소수자 학생도 차별받지 않는 학교를 위해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안 원안 통과를 촉구한다. 동인련 2011.12.14 5103
125 [규탄 성명] 전자주민증 상임위 통과를 규탄한다! - 민주당을 비롯한 제 정당은 전자주민증 법안의 법사위 통과를 거부해야 한다 동인련 2011.12.26 5117
124 ICAAP(아시아태평양 에이즈대회)에서 벌어진 경찰 폭력에 대한 ICAAP 커뮤니티 대표 및 활동가의 요구안 및 성명서 동인련 2011.08.29 5161
123 「마포구 인권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추진에 대한 지역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의 입장 file 병권 2013.06.12 5175
122 [논 평] 우익은 더러운 네거티브 선거공세에 성소수자를 ‘이용’하지 말라! 1 동인련 2011.10.25 5188
121 유일한 동성애 처벌법, 군형법 제92조의 6 폐지하라! - 군형법 제92조의 6 폐지를 위한 1만인 입법청원운동에 돌입하며 - 동인련 2013.05.16 5201
120 Rainbow connects Russia and Korea – 대한민국에서 러시아 성소수자들에게 보내는 연대 메시지 1 병권 2013.06.21 5218
119 동성애 "혐오"를 조장하는 국회조찬기도회 국회의원들을 규탄한다. file 덕현 2013.08.26 5219
118 [성명]국민여론 외면한 아프간 재파병 결정 당장 철회하라 동인련 2009.11.04 5225
117 [긴급 성명] 이명박 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시도 반대한다 동인련 2009.10.28 5249
Board Pagination Prev 1 ...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