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논평] 헌법재판소의 군형법 추행죄/전파매개행위죄 합헌 결정에 부쳐,

평등을 위한 여정은 계속될 것이다

 

오늘(26일) 헌법재판소는 군형법 제92조의6 추행죄 위헌제청사건과 에이즈예방법 제19조 전파매개행위죄 위헌제청사건에 대해 모두 기각 결정을 내렸다.

 

군형법 추행죄와 전파매개행위죄는 성소수자와 HIV 감염인에게 범죄화의 낙인을 씌우고 혐오와 차별을 정당화한다는 점에서 오래 전부터 인권시민사회, 국가인권위원회, 국제인권기구 등이 폐지를 요구해 온 악법들이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두 법의 위헌성을 끝내 판단하지 않음으로써 소수자 인권을 보장해야 할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였다.

 

비록 아쉬운 결과이지만 그럼에도 결정문에서 헌법재판관들이 설시한 내용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군형법 추행죄 사건의 반대의견은 "이 조항은 이성애자들의 성적 행위 즉 전형적인 남성과 여성의 이성애에 기반을 둔 성적 행위만을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것으로 그렇지 않은, 동성 간의 성적 행위는 비정상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태도가 입법 및 법률해석에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서 그 헌법적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 이야기했다. 이는 군형법 추행죄가 그 자체로 성소수자 차별법임을 분명히 지적한 것이다.

 

전파매개행위죄 사건의 경우 합헌의견조차 현재의 HIV/AIDS에 대한 과학적으로 공인된 견해인 U=U를 확인하고 있다. 특히 "HIV에 대한 과학적 이해와 정보 및 치료수준이 법 제정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진 만큼 법과 정책에 있어서도 오늘날의 현실에 맞도록,현대화하고 성숙한 관점에 의한 해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전파매개행위죄만이 아니라 HIV감염인에 대한 법과 정책 전반에 있어 고려되어야만 한다.

 

오랜 기간 성소수자 운동이 요구해 왔던 성소수자/HIV감염인 처벌법이 아직 남아 있는 결과가 됐지만, 이것이 이들 법 폐지를 위한 여정이 끝났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국내외 인권기구와 시민사회는 이미 한목소리로 이들 법의 위헌성을 알리고 폐지를 요구해왔고 이러한 목소리는 계속해서 커질 것이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모든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에 맞서 악법을 없애고 평등을 위한 법과 제도가 마련될 때까지 시민들과 함께 싸워나갈 것이다.

 

2023. 10. 26.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866
356 [무지개행동 논평] 정치인들이 더 이상 편의에 따라 성소수자 시민의 권리를 볼모삼지 말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9.09 91
355 [무지개행동 논평] 종교교리를 이유로 차별과 혐오를 정당화하는 대학과 이를 방관하는 국가의 각성을 촉구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1.10 206
354 [무지개행동 논평] 차기대선? 뭐하러 홍준표 찍나 – 2021년에도 계속되는 홍준표 대선주자의 혐오표현, 그 후안무치에 부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1.02 73
353 [무지개행동 논평] 코로나19 확진자의 이태원 클럽 방문 사실 공개를 인권침해로 본 국가인권위의 결정을 환영하며, 인권에 기반한 방역을 촉구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0.20 112
352 [무지개행동 논평] 트랜스젠더 성별정정 허가,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는 수술강제가 인권침해라는 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3.15 71
351 [무지개행동 논평] 평등법 발의를 환영하며,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을 위한 국회의 신속한 논의를 촉구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06.16 54
350 [무지개행동 논평] 한국 주거권 실태에 대한 UN주거권 특별보고관의 최종권고안을 환영하며 정부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3.15 148
» [무지개행동 논평] 헌법재판소의 군형법 추행죄/전파매개행위죄 합헌 결정에 부쳐, 평등을 위한 여정은 계속될 것이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10.28 72
348 [무지개행동 논평] 혐오에 편승해 기본적 책무를 져버린 서울시의회 책임자들은 책임을 지고, 서울 시민 모두에게 사과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2.02 72
347 [무지개행동 성명] 성소수자를 밀어내고 차별과 혐오로 광장을 메우려는 서울시에 분노한다. 서울퀴어문화축제 서울광장 사용을 수리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5.04 113
346 [무지개행동 성명] ‘성소수자’ 삭제한 2022 교육과정 개정을 규탄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11.15 255
345 [무지개행동 성명] 더불어민주당은 2007년 누더기 차별금지법 사태를 재현하고 싶은건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2.16 136
344 [무지개행동 성명] 비과학적이고 인권침해적인 ‘전환치료’의 문제에 (사)한국상담심리학회의 분명한 입장을 촉구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2.20 264
343 [무지개행동 성명]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것은 차별금지법이 아니다. 갈등의 원인은 일부 종교세력의 눈치를 보는 이재명 대선후보의 편향적 행보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1.09 46
342 [무지개행동 성명] 새정부 첫날, 보여줄 것이 혐오뿐인가 - 김성회 비서관의 성소수자 혐오발언, 대통령은 책임지고 혐오차별해소에 압장서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5.11 52
341 [무지개행동 성명]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 조장하는 광고 게재한 경향신문은 즉각 사과하고 광고 선정 기준 재검토하라! 동인련 2013.06.28 5342
340 [무지개행동 성명] 세계인권선언 73주년을 맞아, 인권의 역사는 성소수자가 함께 만든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2.10 94
339 [무지개행동 성명] 평등과 인권의 담대한 첫 걸음- 21대 국회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발의를 환영하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7.07 87
338 [무지개행동 성명] 평등으로 한껏 더 나아가자 - 국가인권위원회의 평등법 제정 의견표명을 환영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7.07 51
337 [무지개행동 성명] 평등을 위해 싸워온 그리고 이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성소수자의 이름으로, 함께 평등을 꽃피우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4.14 46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