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무지개행동·차제연 공동성명] 

보수개신교와 야합한 박홍근, 이승환 두 후보의 혐오발언 강력히 규탄한다. 

제22대 총선 우리는 평등에 투표할 것이다. 

 

photo_2024-04-01_13-09-29.jpg

 

정치인들이 선거시기만 되면 어김없이 보수개신교 단체를 찾아가 그들의 혐오 논리에 동조하고 표를 구걸하던 면면을 우리는 제22대 국회를 선출하는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목도했다. 지난 30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서울 중랑을 후보는 서울 중랑구 교구협의회 주최 국회의원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하여, 차별금지법(평등법)에 대해 “하나님의 창조섭리에 반하는 면이 있어 우리 교회의 큰 우려와 걱정을 잘 알고 있다”고 답하였다. 나아가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안에 없던 성별 정체성 문제가 명시되면서 더 복잡하게 됐고, 교회의 우려를 자아내게 만든 것”이라고도 하였다. 차별금지법에 성적지향·성별정체성이 명시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취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 발언 자체로도 문제적이지만 박홍근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내기도한 중진급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박홍근 후보는 2022년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원내대표로 참석하여 “정당화되기 어려운 혐오를 이유로 다른 집단이나 소수자의 존엄성을 부정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며, “평등법 등 다양한 형태의 혐오와 차별을 막기 위한 사회적 공론화에도 본 나서겠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두 인권활동가가 국회 앞에서 단식투쟁을 하던 때에 더불어민주당을 찾아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한 방송인 하리수씨를 만난 자리에서 박 후보는 법안과 관련하여 "왜곡된 게 있다면 바로 알리는 것이 국회의 책무"라고 발언한 바있다. 아무리 정치인에게 선거가 중요하다지만 자신이 내세운 발언과 태도마저 깡그리 무시하고 혐오에 동조하는 박홍근 후보의 조변석개는 심히 분노스럽다.

 

위 토론회에서 나온 혐오발언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승환 국민의힘 후보는 “합법적 성전환으로 트랜스젠더 운동선수들이 대거 참여해 우승하는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며, 평등법을 제정하더라도 ‘역차별 방지’를 선결조건으로 걸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트랜스젠더 선수가 스포츠의 공정성을 해친다는 이유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보수개신교 단체의 논리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차별에 대한 제대로 된 판단 기준과 구제 방법을 규정한 법률이 없어 지금도 수많은 사회적 소수자들이 구조적 차별로 고통받는 현실에 대한 고민은커녕, 역차별부터 운운하는 것은 이승환 후보의 평등에 대한 부족한 인식을 여실히 보여준다 할 것이다. 

 

선거를 9일 앞둔 지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은 연일 정권심판과 정권수호를 외치며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시민들의 인권과 존엄을 보장하기 위한 기본적 장치인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서는 박홍근, 이승환 두 후보의 발언과 마찬가지로 거대 양당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실제로 차별금지법 제정, 정교분리에 입각한 정치활동을 비롯해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이 보낸 <10대 성소수자 인권과제 질의서>에 대해 양당은 모두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지난 2022년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46일간의 단식농성을 종료하며 ‘정치의 실패’를 규탄했다. 선거를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해 보수개신교와 야합하는 행태가 다시 반복되는 지금의 상황을 보며 제22대 국회에서도 정치의 실패가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더 이상 시민들은 이러한 현실을 두고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차별금지법 제정, 성소수자 인권 보장에 대해 이미 다수의 시민들이 찬성하는 이 현실을 언제까지 눈 앞의 표에 매몰되어 외면할 것인가. 지금 당신들이 외쳐야 할 것은 ‘창조섭리’도, ‘역차별’도 아닌, 오직 ‘평등’이다. 


다가오는 4월 5일 사전투표를 시작으로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유권자의 선택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모든 차별을 반대하는 시민들과 함께 오직 평등에 투표할 것이다. 그리고 제22대 국회에서도 후퇴하는 정치를 규탄하며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을 명시한 차별금지법 제정을 향한 투쟁을 가열차게 진행할 것이다. 정치의 공간에 더 이상 혐오가 들어설 자리는 없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즉각 두 후보의 혐오발언에 사과하고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장서라.

 

2024년 4월 1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차별금지법제정연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870
336 [무지개행동 성명]성소수자 혐오선동에 굴하지 않겠다. 인권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9.18 161
335 [무지개행동 성명]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는 인권을 논할 자격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 내정을 철회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5.07.31 1086
334 [무지개행동 성명]혐오와 합의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더 이상 혐오에 손내밀지 말고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 11월 25일 더불어민주당 평등법(차별금지법) 토론회에 부쳐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1.23 32
333 [무지개행동, 가구넷 공동 논평] 국회 최초의 생활동반자법 발의를 환영하며, 나아가 평등권 실현을 위하여 성소수자를 배제하는 혼인제도를 개정할 것을 촉구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4.26 109
332 [무지개행동] 낙태죄 완전 폐지 성소수자 선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11.04 201
331 [무지개행동] 서울시 주민제안사업마저 훼손하려고 하는가. - ‘청소년 무지개와 함께’ 지원센터는 더 많은 곳에 설립되어야 한다! - 동인련 2013.07.04 5479
» [무지개행동·차제연 공동성명] 보수개신교와 야합한 박홍근, 이승환 두 후보의 혐오발언 강력히 규탄한다. 제22대 총선 우리는 평등에 투표할 것이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4.04.01 53
329 [무지개행동성명]유엔 12개 기구의 성소수자 권리에 관한 공동성명 환영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5.10.02 987
328 [미디어논평] 질병을 둘러싼 과도한 접근은 공익을 저해할 뿐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7.03 146
327 [미디어모니터링 논평] 공영방송은 저열한 트랜스 혐오 선동을 멈춰라 - 1월 25일자 MBC <생방송 오늘아침> 방송에 부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01.28 202
326 [미쇠고기반대집회사법처리규탄_연대성명]경찰은 국민의 자유에 대한 자의적 판단과 처벌을 멈춰라 동인련 2008.05.06 6321
325 [민원 ]문형표 장관님, HIV/AIDS감염인과의 면담을 요청드립니다. 웅- 2014.11.24 1319
324 [발언문] 가족구성권 3법 발의 기자회견 - 혼인평등 당사자 발언 (소성욱&김용민 부부)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5.31 166
323 [변하사공대위 성명]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변희수 하사 사망사건 직권조사 개시 결정을 환영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2.14 300
322 [변하사공대위 성명] 변희수 하사 강제전역 사건에 대한 국방부, 육군본부의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불수용 결정을 규탄한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05.12 52
321 [보도자료] 관심병사 관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소수자들에게도 안전한 군대를 만드는 것 - 동반 자살한 28사단 병사들을 추모하며 - 정욜 2014.08.14 2611
320 [보도자료] 당신의 인권이 여기에 있다- 6일간의 서울시청 점거농성을 마무리하며 웅- 2014.12.11 1291
319 [보도자료] 반복되는 에이즈환자 수술거부, 국가인권위에 진정하다 병권 2014.11.11 2341
318 [보도자료]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 시민위원회의 결정 환영 및 서울시의 입장에 대한 유감 표명 병권 2014.11.29 1843
317 [보도자료] 성소수자 4대 인권입법과제 실현 촉구 및 김조광수-김승환 결혼식 국회의원 초청 기자회견 file 병권 2013.08.22 5058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