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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인권단체 공동 성명] 서울시교육청은 '굴종의 교육'을 강요하지 말라 - 교사 7인의 무더기 해직 사태를 바라보며 세계인권선언 제정 60돌을 맞은 지난 10일, 우리 교육에는 잔혹한 회오리바람이 몰아닥쳤다. 소신에 따라 참교육을 실천해왔던 교사 7인이 무더기로 해직당하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 사태가 터진 것이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공정택)이 내세운 이유를 살펴보니 더 어이가 없다. 지난 10월 전국적으로 치러진 일제고사에 대해 학생, 학부모와 의견을 교환하고 반대하는 이들의 결정을 존중했다는 것이 교직을 박탈한 이유였다. 일제고사가 무엇인가? 자유와 우애의 교육을 망치는 죽음의 경쟁이다. 가뜩이나 아찔한 경쟁교육에 가속 페달을 달아 학생들을 더욱 옥죄고, 성적 하나로 사람의 등급과 미래를 결정짓고, 바로 옆 친구마저도 경쟁자를 넘어 적으로 삼아야 하는 학교를 부르는 끔찍한 주문이다. 한마디로 교육이 아닌 것을 교육이라고 강요하는 기만이다. 이를 꿰뚫어 본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지난 10월 교육당국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히 일제고사를 거부한 채 체험학습을 떠나거나 등교를 거부하는 등 다양한 불복종 행동을 취했다. 어쩔 수 없이 시험을 치른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도 일제고사가 학생 인권과 교육을 망쳐 얻은 이익을 고스란히 상위 1%와 사교육 업자들에게 갖다 바치는 제도라는 광범위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이처럼 문제가 많은 일제고사에 대해 학생, 학부모와 의견을 나누고 희망한 이들에게 다른 선택의 길을 열어준 교사라면, 학생인권 보장이라는 교육자로서의 책임을 다한 교사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 교사는 '성실 의무 위반'과 '명령 불복종'으로 파면과 해임이라는 철퇴를 맞았다. 교사의 성실 의무는 학습권을 포함한 학생의 인권과 교육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것이지 정권과 교육청의 전횡에 굴종을 강요하기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또한 학생의 일제고사 불복종을 이유로 교사를 징계하는 것은 학생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이 마치 교사의 유도나 선동에 의한 것인 양 그 의미를 내려 깎는 일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게다가 징계위원회가 열린 지 불과 하루 만에 해직 결정이 나온 걸 보면, 징계 수위를 미리 정해놓고 구색 맞추기 차원에서 징계절차를 진행한 것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이번 사태가 1989년 정권의 폭압을 뚫고 전교조가 출범한 직후 있은 대량 해직사태 이후 처음 일어난 대규모 교사 해직임에 주목한다. 전교조 교사 명단 공개 등 '굴종의 교단'을 만들어내기 위한 매서운 칼날이 전교조를 계속 후려치고 있는 시점에서, 오는 23일 또 한 차례 치러질 일제고사를 앞둔 시점에서 일어난 사태임에도 주목한다. 지금 서울시교육청이 학교에서 쫓아내고자 하는 건 단지 이들 일곱 명의 교사가 아니다. 옳지 않은 정책을 옳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양심과 용기를, 학생․학부모와 교사 사이의 교육적 소통과 연대를, 상위 1%만을 위한 몹쓸 경쟁체제에 맞서 교육을 지켜내고자 하는 그 모든 꿈틀거림을, 더불어 시험 보는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기를 선택한 학생들의 저항까지 깡그리 쫓아내고자 한 것이다. 교육청의 부당한 명령이 인권과 소통을 무릎 꿇리는 교육, 사교육 장사치로부터 뒷돈을 받아 챙긴 '불량 교육감'이 버젓이 양심들 위에 군림하는 교육, 공포에 떨며 침묵의 교단 위에 허수아비마냥 서 있는 교사와 마주한 교육에서 학생들은 과연 무엇을 배울 수 있겠는가? 침묵의 교단은 굴종의 교육, 인권과 민주주의가 추방된 교육을 빚어낼 수밖에 없다. 우리는 공포와 순종을 거부하고 나선 용기 있는 교사들과 23일 또다시 불복종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학부모․교사들의 행동을 지지한다. 교사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학생․학부모의 양심과 불복종 행동까지도 꺾으려는 서울시교육청의 의도는 결국 실패하고 말 것이다. 지금이 스스로 잘못을 바로 잡을 마지막 기회이다. 하나. 교사 7인에 대한 해임․파면 결정은 이유와 절차 모두에 문제가 있는 부당 징계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해직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 하나. 일제고사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는 학생의 인권이고 교사는 그 권리를 존중할 책임이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일제고사 강요를 중단하고 불복종 행동을 보장하라. 하나.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비리와 권한 남용에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 2008년 12월 12일 경계를넘어/ 구속노동자후원회/ 다산인권센터/ 동성애자인권연대/ 울산인권운동연대/ 이윤보다인간을/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연구소 '창'/ 인권운동사랑방/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쟁없는세상/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노동네트워크협의회/ 한국HIV/AIDS감염인연대 'KAN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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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883
58 [12월1일 세계에이즈의 날 기자회견] 에이즈30년, 그러나 에이즈감염인의 인권은 거꾸로 간다 file 정욜 2011.12.01 5359
57 Rainbow connects Russia and Korea – 대한민국에서 러시아 성소수자들에게 보내는 연대 메시지 1 병권 2013.06.21 5222
56 ICAAP(아시아태평양 에이즈대회)에서 벌어진 경찰 폭력에 대한 ICAAP 커뮤니티 대표 및 활동가의 요구안 및 성명서 동인련 2011.08.29 5165
55 <코미디 빅리그> 행정지도 권고 유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동성애혐오를 조장하지 말라 동인련 2013.03.12 5323
54 <인권단체 활동가 공동 성명> 누가 촛불-민주주의를 위협하는가 동인련 2008.05.29 6931
53 <인권단체 공동성명서> 인권침해 감시까지 진압하는 초법적이고 오만한 경찰을 규탄한다. 동인련 2008.08.18 8208
52 <의견서> 성적 지향 및 임신 출산 차별금지를 명시한 서울시 어린이청소년인권조례의 후퇴 없는 제정을 기대합니다. file 동인련 2012.10.09 7150
51 <성소수자인권운동진영 성명>범민련 남측본부는 성소수자, 성소수자운동에 대한 그릇된 시각이 담긴 해당 기사를 즉각 삭제하고, 공식 사과하라. 동인련 2007.09.05 12562
50 <성소수자 시국선언> 일 년이면 충분하다. 혐오와 폭력이 판치는 정부 아래에서 못 살겠다! 박근혜 퇴진하라! file 동인련 2014.01.14 4538
49 <성명서>동성애혐오 조장하고 HIV/AIDS 감염인에 대한 차별 부추기는 ‘바른 성문화를 위한 국민연합’과 ‘참교육 어머니 전국모임’을 강력히 규탄한다! 정욜 2010.10.01 9326
48 <성명서> 지금 아이티에 가장 절실한 것은 군대가 아니라 구호와 재건, 그리고 연대의 정신이다 동인련 2010.02.11 7152
47 <성명서>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죄하고, 국민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라 동인련 2008.06.03 7552
46 <성명서> 광우병 괴담 수사, 문제 있다 동인련 2008.05.07 6483
45 <성명서> ‘사랑’의 뜻풀이를 ‘남녀’간으로 한정한 국립국어원의 재개정은 명백한 성소수자 차별이다. 동인련 2014.03.31 3342
44 <성명서> 11월 14일 국가폭력이 바로 오늘 조계사에 예고되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체포 시도에 대한 인권단체들의 입장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5.12.09 618
43 <성명> 인권위법과 ICC 권고에 어긋난 인권위원 임명이 웬 말이냐! 동성애 차별 발언과 차별금지법 거부한 최이우는 사퇴하라! 병권 2014.11.10 1847
42 <성명> 또 인권위원장 밀실 인선인가! 국제인권기준을 거부한 청와대를 규탄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5.07.21 667
41 <성 명> 쇄신보다는 시민사회를 비난하는 인권위에게 제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현병철 위원장은 A등급의 국가인권기구 수장 자격이 있는지부터 돌아봐야 웅- 2015.01.15 1910
40 <성 명> 성소수자 차별을 종용하는 교육부를 규탄한다. - 전북 학생인권조례안은 후퇴 없이 제정되어야 한다. 병권 2013.06.17 4805
39 <선언>인권영화제는 계속 되어야 하고, 영비법은 개정되어야 한다 동인련 2008.06.03 6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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