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2월 27일 전북도의회 본회의를 앞두고-

전북도의회가 교육청 원안을 받아들여 전북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기 바랍니다.

 

전북도의회 모든 의원들에게 간곡히 요청합니다.

 

동성애자인권연대는 지난 2월 21일 청소년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 및 민주당을 방문했습니다. 우리는 ‘성소수자 차별금지’를 명시하고 청소년 권리의 훼손 없는 제대로 된 전북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해주기를 요청했습니다.

 

우리는 그 누구보다 전북학생인권조례가 하루 속히 제정되기를 바랍니다. 학생 인권을 보장하고 차별 없는 학교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학생인권조례 제정이 시작입니다. 그러니 처음 조례를 만들 때 최대한 잘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안타깝습니다. 훨씬 나은 전북교육청 조례안이 이미 만들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몹시 후퇴한 장영수 의원 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의견이 적지 않으니 말입니다.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고자 하는 지역마다 비슷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과정에서 보았듯이 청소년의 권리를 보장하고 성소수자 차별을 금지한다는 것이 엄청난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하지만 학생인권조례는 인권을 존중하고 차별을 금지하자고 만드는 것이지, 어떤 인권은 무시하거나 어떤 사람은 차별해도 좋다는 내용을 담아서는 안 되지 않겠습니까? 있던 권리를 삭제하면 그런 내용이 되는 것입니다.

 

전북도의회에서 차별적인 주장과 부당한 압력에 부담을 느껴서 누더기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게 된다면 그 영향은 전북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 제정을 앞둔 각 지역의 학생인권조례안들이 전북학생인권조례에 맞춰 하향 평준화될 것이고, 서울학생인권조례도 손 봐야한다는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의 주장이 더욱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전북도의회의 결정이 매우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런데도 교육위원회의 보수성과 비협조만을 탓하며 누더기 조례안(장영수 의원안)만을 고수하시겠습니까? 인권에 구멍이 숭숭 뚫린 조례안이 제정된다면 「대한민국헌법」제10조의 인간의 존엄 가치와 행복추구권과 「교육기본법」의 학교교육에서 학생의 기본적 인권 존중 보호, 「초·중등교육법」의 헌법과 국제인권조약에 명시된 학생의 인권보장 정신과도 어긋난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차별금지사유에서 ‘성적지향’을 삭제한다면 이미 경기도와 서울특별시, 광주광역시에서 시행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에도 명시된 내용을 부러 뺐다는 면에서 매우 부끄러운 일이 될 것입니다.


학교현장은 소수자 학생들에게 특히 취약한 사회적 공간입니다. 학교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괴롭힘에 대하여,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이를 “도덕적 폭력이자 중대한 인권침해”라고 규정하고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이유로 한 폭력과 차별로부터 모든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고 강력히 촉구한 바 있습니다.

 

그동안 성소수자를 차별로부터 보호하고 권리를 보장하는 법과 제도는 전무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법에서 성소수자 차별 금지를 명시했을 때에야 성소수자 스스로 ‘내가 받는 차별이 부당하다는 것을 나라가 인정한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면, 학생인권조례에서 성소수자 차별금지를 명시한다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일이 되겠습니까!

 

본 회의를 코 앞에 두고 간절한 마음으로 급한 의견서를 제출하는 심정을 헤아려 주실 것으로 압니다. 인권의 가치를 온전히 지켜내는 전북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2013년 2월 27일

동성애자인권연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883
599 [차제연x무지개행동 논평] 대한민국 정부의 차별금지법에 관한 답변에 유감을 표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4.05.20 2
598 [무지개행동 논평] 성별의 법적 인정에 관한 법률 발의를 환영하며, 국회는 트랜스젠더의 ‘나답게 살아갈 권리’를 실현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4.05.21 2
597 [조례공대위 성명] 서울학생인권 짓밟은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들 OUT! 서울 시민과 학생의 이름으로 국민의힘 시의원들을 탄핵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4.04.30 16
596 [차제연 성명] 조례를 폐지한다고 인권의 원칙을 무너뜨릴 수는 없다 - 서울시와 충남의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부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4.04.30 20
595 [청시행 성명]  아직 늦지 않았다 - 서울시의회는 학생인권조례 폐지 중단하라! 국회는 학생인권법으로 답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4.04.30 20
594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기념 성명]  변화의 흐름을 함께 만듭시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4.05.13 25
593 [무지개행동 성명]혐오와 합의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더 이상 혐오에 손내밀지 말고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 11월 25일 더불어민주당 평등법(차별금지법) 토론회에 부쳐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1.23 37
592 [무지개행동 논평] 동대문구의 퀴어여성생활체육대회 대관차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기각판결에 부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08.17 38
591 [노동절 기념 성명] 어제를 넘어 내일로 나아가자 - 2024 노동절에 부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4.04.30 38
590 [차금법 농성단 입장] 사랑과 우정이 이긴다 -2021년, 차별금지법 제정에 누구보다 진심이었던 당신에게-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1.03 41
589 [차금법농성단 논평] 더불어민주당은 혐오 동조를 멈추고 차별금지법 제정 계획을 밝혀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1.29 44
588 [차금법 농성단 논평] 더불어민주당은 '차별하자는 차별금지법'에 찬성하는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2.17 44
587 [차제연 성명] 2021년에서 단 하루도 미룰 수 없다! 국회는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1.09 46
586 [무지개행동 논평] 두 거대양당 후보는 언제까지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 무지와 외면으로 일관할 것인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2.24 47
585 [차금법 농성단 입장] 더불어민주당은 시민들의 분노를 이해하는가 “성소수자에게 사과하고 평등법 더불어민주당이 책임져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2.09 48
584 [공동성명]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말에 책임지고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 세계인권선언 73주년 기념식에 부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2.10 48
583 [차제연 성명] 박주민 의원의 평등법 발의를 환영하며 - 21대 국회는 차별금지/평등법 제정을 망설이지 마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08.17 50
582 [논평] 또 다른 변희수들과 함께 살아갈 시간을 위해 - 故 변희수 하사의 전역처분 취소 판결 너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0.12 51
581 [무지개행동 논평] "기억하고 애도하며, 그리고 함께 살아갑시다" - 2021년 트랜스젠더 가시화 주간과 추모의 날을 맞아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1.23 51
580 [가구넷 논평] 인권위의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법률 제정 권고를 환영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4.14 5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