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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코미디 빅리그> 행정지도 권고 유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동성애혐오를 조장하지 말라


<미디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산하 방송심의소위는 tvN <코미디 빅리그>에 대해 행정지도 ‘권고’를 의결했다. 홍석천과 리마리오가 동성 커플로 등장하는 코너 ‘마초맨’이 “청소년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는 민원을 받아들인 것이다. 방통심의위 엄광석 의원은 “어쨌거나 방송의 품위를 저해했다. 청소년 시청보호시간대 방송한 것은 문제”라고 말했고 어떤 심의위원도 ‘문제없음’을 주장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어의없는 결과에 허탈감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홍석천과 리마리오의 스킨쉽 수위는 결코 과하지 않았다. 팔짱을 끼고 포옹을 하는 정도였다. 이성 커플의 키스나 짙은 애정 표현은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사랑의 표현으로 보면서 동성 커플의 스킨쉽은 징그럽고 이상하다고 보는 것은 전형적인 동성애혐오의 발로이다. 10년 전 청소년보호법에서 ‘동성애’ 조항이 삭제됐는데도 여전히 “동성애는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동성애혐오 논리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사회적으로 동성애가 자연스러운 사랑의 한 형태로 표현될 때마다 동성애혐오 세력은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논리를 들어 편견과 차별을 조장해 왔다. 지난 몇 년 동안 <인생은 아름다워>, <클럽 빌리티스의 딸들>, <XY 그녀> 등 동성애자나 성소수자를 소재로 다루고 긍정적으로 그린 드라마나 방송은 예외 없이 혐오 세력의 공격을 받았고 일부 프로그램은 다시보기나 프로그램 자체가 중단되기도 했다. 마포구청에서도 같은 논리로 성소수자 모임이 신청한 현수막 게시가 거부됐다.


성소수자가 벽장 속에 갇혀 인권을 박탈당한 채 살아가길 원하는 동성애혐오 세력의 행태는 정말 지긋지긋하다. 그들은 자신들이 말하는 청소년 보호의 논리가 편협하고 차별적인 세계관일 뿐이며 성소수자 청소년들을 차별과 괴롭힘 등 고통과 자살로 내몬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한다. 편견과 차별을 조장하며 공존을 부정하는 그들의 주장이야 말로 청소년에게 ‘유해’하다.


2010년 서울행정법원은 “동성애를 내용으로 한 영화라는 이유만으로 청소년의 일반적 지식과 경험으로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단정할 수 없”고 “동성애를 유해한 것으로 취급해 그에 대한 정보를 규제할 경우 성적 소수자들의 헌법상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며 영화 <친구사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취소한 바 있다.


방송이 공공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면, 오히려 다양성과 성소수자 인권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오늘날 성소수자 차별 금지는 UN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외치는 중요한 의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면서 동성애혐오에 맞서는 것이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과제이다. 부모로서, 가족구성원으로서, 교사로서, 이웃으로서, 커뮤니티 리더로서, 언론인으로서, 종교인으로서, 공무원으로서, 우리 모두가 역할을 가지고 있다. 국가에게 이것은 법적 의무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동성애혐오를 드러낸 방송심의소의의 이번 심의 결과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동성애혐오를 조장하지 말고 더 많은 성소수자들의 삶이 표현되고 편견 없이 그려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2013년 3월 11일

동성애자인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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