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조회 수 297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내란음모 사건 판결에 대한 인권단체 입장


오늘 오후 2시 수원지방법원에서 소위 ‘내란음모사건’에 대한 1심 재판 선고가 있었다. 재판부는 내란음모 및 선동,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서 결국 ‘유죄’ 판결을 내렸다. 특히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해 소위 ‘RO’ 모임의 총책이라는 점도 인정했다. 뿐만 아니라 국정원의 조작의혹을 제기했다며 양형을 가중했다고 판시했다. 

이번 사건은 18대 대통령선거 불법관건개입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모아지던 당시 국정원에 이해 의도적으로 발표되었다. 국내수사권 폐지 등 대통령조차 국정원 개혁을 언급하던 시점에 터졌던 사건이었다. 현직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쉽게 통과되고, 통합진보당에 대한 위헌 정당 심판이 정부에 의해 제청되는 등 대대적인 공안 한파를 불러 일으켰다. 이 사건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진실을 찾아가던 대통령선거 불법관건선거에 대한 진상규명이 공안정국에 묻혔다. 매카시선풍으로 사회 전체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받았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일방적 '종북 몰이'에 희생당했다. 구속자 가족들은 '간첩'이라는 손가락질을 당했고, 관련자들의 수사에서 최소한의 인권기제는 무시되었다. 한국사회 민주주의가 순식간에 마녀사냥 당할 정도로 허약함을 우리는 경험했다. 사회적 공론장은 언론 재판과 빨갱이 사냥에 유린당했다. 인권단체들은 확인되지 않은 피의사실이 무차별적으로 공표되고 국정원에 의한 압수수색과 수사과정상 인권유린이 심각한 사건에 대해 줄기차게 의견표명을 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소위 ‘내란음모’라는 프레임 앞에서는 부차적인 문제로 치부돼버렸다. 그리고 오늘 판결은 이러한 몰이성과 자유의 죽음에 면죄부를 발부했다. 

이번 판결을 통해 사회적 논란은 더욱 커질 것이다. 생각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감시와 체포, 구금을 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역사가 반복 될 것이다. 해체와 개혁의 대상이었던 국정원에 날개를 달아 준 것이다. 또 다른 마녀사냥의 빌미를 제공한 판결인 것이다. 

사법부는 소위 '내란음모'로부터 법과 국가를 지키는 판결을 내렸다 자임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민주주의와 사상의 자유를 전체주의와 혐오에 내주는 판결일 뿐이다. 사법부의 판단이 한 사회가 내릴 수 있는 최선의 판단이 아니라는 점을 우리는 이미 충분히 알고 있다. 사법부가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판결을 내릴수록 한 사회는 법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그 책임은 온전히 사법부에 있다. 우리는 사법부가 무엇을 말했든, 민주주의와 사상의 자유를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14. 2. 17.

광주인권운동센터, 다산인권센터, 동성애자인권연대, 민주화실천가족협의회, 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서울인권영화제, 울산인권운동연대, 원불교인권위원회, 인권교육온다,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중심 사람, 인천인권영화제,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875
397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논평] 사회적 차별과 낙인을 조장하는 HIV/AIDS에 대한 혐오와 차별 선동을 규탄하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10.24 182
396 [가구넷 성명] 대만의 아시아에서 첫번째 동성결혼 법제화를 환영한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5.28 183
395 성소수자의 존재는 더 많이 보이고, 성소수자의 목소리는 더 많이 들려야 한다. - EBS1 '까칠남녀' <성소수자 특집> 방송을 응원하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8.01.02 183
394 [성명] 21대 국회를 무지갯빛으로 물들이자, 평등에 투표하자!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4.09 184
393 [무지개행동 논평] 국가인권위의 동성커플 진정 각하에 대해, 평등한 혼인을 위한 적극적인 논의를 바란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3.04 184
392 [성명] 일터에 미세먼지처럼 존재하는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을 걷어내자 - 쿠팡 성소수자 노동자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사건에 부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1.11 184
391 [공동논평] 트랜스젠더 여성의 숙명여대 입학을 환영한다 - 더 많은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드러내고 존중하는 사회가 되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2.04 185
390 [성명] 경남도의회는 학생인권조례를 조속히 제정하라! - 또다시 혐오에 굴복한 경남도의회 교육상임위를 규탄하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5.16 187
389 성소수자 차별 조장하는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 개정안 규탄 기자회견 - 의견서 및 발언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2.07 187
388 [성명] 자유한국당은 혐오로 표심을 잡으려는 치졸한 작태를 멈춰라! - 자유한국당 혐오선동에 부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5.21 188
387 [무지개행동 논평] 미국대사관 무지개깃발 게양에 부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6.16 189
386 [성명] 성소수자 노동자는 불법파견 없는 고속도로를 위해 끝까지 연대할 것이다 -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 불법파견 대법원 확정 판결에 부쳐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8.29 193
385 [군성넷 논평] 국회는 성소수자 혐오 조장하는 국가인권위법 개악안 즉각 철회하고, 군형법상 ‘추행’죄 폐지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11.20 193
384 5.17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맞이하며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5.17 196
383 [성명] MBC는 HIV/AIDS 공포 조장과 혐오 선동을 멈춰라! ‘에이즈감염 여중생 성매매’ 뉴스를 규탄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10.11 198
382 트로트가수 권도운 님의 용기있는 커밍아웃을 환영합니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10.06 198
381 당신이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2022년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성명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11.20 198
380 [모두의 결혼 입장] 한동훈 대한민국 법무부(Ministry of Justice) 장관의 동성혼 법제화와 생활동반자법안에 대한 입장과 관련한 설명입니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8.22 201
379 법관블랙리스트, 민주주의 문제 양승태 대법원장 사퇴하고 진상규명 해야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8.14 202
378 [성명] 변화를 위한 퀴어한 연대와 실천을 이제는 저들도 알고 있나니 - 스톤월항쟁을 기념하며 1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6.28 202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