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2회 알바데이를 맞이하여>

일터에 차별을 없애라!

 

5 1일은 노동절이다. 동성애자인권연대는 매년 노동절 행사에 참가해왔다. 어떤 이들은 왜 성소수자 인권단체가 노동절에 참가하냐고 묻고는 한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대답하기가 곤란하다. 마치 성소수자이면서 노동자인 어떤 사람의 삶을 몇 문장으로 설명해야 하는 것처럼 쉽지 않다.

 

성소수자 노동자를 떠올린다.

 

대기업에 다니는 게이 노동자가 있다. 그는 단지 동성파트너가 있다는 이유로 가족수당, 결혼휴가, 파트너가 아플 때 쓸 수 있는 병가 등 이 모든 권리에서 배제된다. 돌아오지 않을 축의금만 얼마인지 모른다. 끊임없이 결혼 안 하냐는 질문을 받아야 하고, 거짓말을 해야 한다. 밝혀지면 불이익을 당할 거란 두려움 때문에 사람들과 솔직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상상은 해본 적이 없다.

 

트랜스젠더 여성이 있다. 그녀는 아직 성별정정을 하지 못했다. 주민등록상에는 남성으로 표시되어 있기 때문에 주민등록증을 필요로 하는 모든 직업에서 배제된다. 트랜스젠더임이 드러나면 대놓고 이상한 눈초리를 받고는 한다. 그래서 항상 신원증명이 최소화되어 있는 직종들을 찾지만 쉽지 않다. 여성으로 이 사회를 살아가고 싶지만, 성별정정을 하려면 수술이 필요하고, 수술은 큰 돈이 필요한데, 그나마 접근 가능한 일자리들은 저임금 일자리뿐이다.

 

레즈비언 알바 노동자가 있다. 일터에서 그 누구와도 이야기 할 시간도 문화도 없다. 직장 동료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그저 주어진 일만 하도 돈을 받아갈 뿐. 그래서 남자친구는 있느냐, 결혼은 하느냐 같은 말들은 듣지 않는다. 애인도 없을뿐더러 알바생에게 복지 같은 건 없기 때문에 다른 알바노동자과 다르게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점점 더 노동자를 기계부품쯤으로 여기는 세상에서 많은 성소수자도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다같이 열악한 조건으로 똑같아지는 것이 아니다. 차별을 없애고, 인간답게 일할 수 있기를 원한다.

노동자로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면, 성소수자로서의 인권을 주장하기 힘들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으로 나눠서 차별하는 세상에 저항하지 않는다면, 결혼을 했는가 안 했는가로 차별하는 회사에 어떻게 문제제기 할 수 있을까? 문제제기 하더라도 누가 이 싸움에 같이 할 수 있을까? 차별을 만드는 이유들이 엮여 있듯이, 평등을 위한 움직임들은 함께 해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124주년 노동절이자 제2회 알바데이인 오늘도 일터에 차별을 없애라!”라는 구호를 외친다.

 

 

2014년 4월 29일

동성애자인권연대 성소수자 노동권팀

 


af4b38e4b48d8d8f6359751deb24e6e4.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866
576 < 공동성명>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침해적 ‘전환치료’ 행사 대관을 규탄한다! 동인련 2015.03.20 2153
575 < 기자회견문 > 성소수자 혐오세력의 폭력 난동 조장한 서대문구청/서대문경찰서 규탄한다! 동성애혐오, 차별 구청장 문석진은 각성하라! 병권 2014.06.16 2277
574 < 기자회견문 > 트랜스젠더의 삶에 대한 몰이해로 인권침해적 병역처분을 내리는 병무청을 규탄한다! file 병권 2014.07.23 2491
» <'제2회 알바데이를 맞이하여> 일터에 차별을 없애라! file 동인련 2014.04.29 3187
572 <30개 인권단체 긴급 공동성명> 김영혜 변호사의 대법관 임명제청 반대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6.20 355
571 <공동기자회견문> 인권의 실현은 국가의 의무다. 정부는 인권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라- 이명박 정부에 인권 정책 과제를 제안하며 동인련 2008.03.05 7027
570 <공동성명> KT 노동감시에 대한 엄정한 대책을 촉구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9.26 164
569 <기자회견문> “가혹행위 말했다고 6년 동안 따돌림 당한 부사관이 있습니다” file 병권 2014.08.22 2112
568 <기자회견문> 서울학생인권조례 함부로 개악마라! 너는 언제 한번이라도 시행한 적 있었더냐! file 덕현 2014.01.08 3828
567 <기자회견문> 세계교회협의회(WCC) 10차 총회 맞이 한국 성소수자와 이들을 지지하는 해외 협력자들의 선언문 덕현 2013.11.21 3777
566 <기자회견문> 우리 모두 존엄하기에 혐오세력이 인권을 더럽히지 않도록 할 것이다 병권 2014.10.22 2075
565 <기자회견문> 저항하는 소수자들의 행동선언- 에이즈 공포와 낙인을 넘어! 혐오와 차별에 맞서 저항하고 행동하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6.12.01 784
564 <기자회견문> 트랜스젠더 신체훼손 강요하는 병무청의 인권침해를 강력히 규탄하고, 국가인권위원회의 개선 권고를 요구한다. file 병권 2014.10.22 1879
563 <기자회견문> 한국판 소도미법 동성애처벌법 군형법상 추행죄를 폐지하라! - 1만인 입법청원에 돌입하며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6.10.11 645
562 <논평> 학력차별에 경종을 울리는 대학입시거부선언을 적극 지지한다. 동인련 2011.11.11 5034
561 <논평> 동성애혐오를 조장 캠페인을 두고 봐서는 안 되는 이유 인권 옹호의 목소리를 더 멀리 퍼뜨리기 위한 운동이 필요하다. 덕현 2013.11.27 5272
560 <논평> 자녀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성별정정을 불허한 법원 결정은 개인의 성적자기결정권과 존엄을 무시한 처사 - 혐오와 편견이 빚어낸 안타까운 가족사의 책임을 소수자에게 묻는 것이 온당한가 동인련 2014.04.04 2834
559 <백남기 농민 사망 국가폭력규탄 시국선언문> 국민이 준 힘으로 더 이상 국민을 짓밟지 말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6.09.29 650
558 <선언>인권영화제는 계속 되어야 하고, 영비법은 개정되어야 한다 동인련 2008.06.03 6789
557 <성 명> 성소수자 차별을 종용하는 교육부를 규탄한다. - 전북 학생인권조례안은 후퇴 없이 제정되어야 한다. 병권 2013.06.17 480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