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마을의 작은 전시마저 성소수자라고 거부한 서울시?

- 장수마을 청소년 성소수자 관련 전시지원 거부한 서울시 규탄 입장 및 질의 -



전시포스터.jpg



성북구 삼선동에 위치한 장수마을 마을박물관에서 개최예정이었던 청소년성소수자 전시회우리동네 무지개가 서울시의 지원거부로 더 이상 진행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전시기획에 처음부터 참여했던 시민모임 즐거운교육상상,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는 서울시의 관료적이고 책임감 없는 태도와 성소수자 차별적인 행정 처리에 분노하며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힙니다.

 

장수마을 마을박물관 전시는 2015한옥마을 및 한양도성 인근 마을 가꾸기주민 공동체 희망 사업 제안에 장수마을주민협의회가 다음 세대와 공유하는 성곽마을 장수마을의 가치라는 사업으로 공모에 응했고 최종 선정되어 진행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장수마을주민협의회의 제안으로 마을 청소년 성소수자가 만나 다음 세대와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담은 우리동네 무지개전시를 진행하려고 했습니다.

 

2015612일부터 73일까지 진행 예정이었던 우리동네 무지개전시는 전시기획을 완료하고, 포스터 홍보물을 제작하는 마지막 준비과정에서 서울시 주무부서로부터 포스터 디자인과 전시기획안을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마을전시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주무부서의 결정이 사전검열이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전시개최가 임박해있었던 만큼 요청한 문서를 제출하였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65일 장수마을주민협의회에 우리동네 무지개전시를 한옥마을 및 한양도성 인근 마을 가꾸기주민공동체 사업으로 지원할 수 없음을 통보해왔습니다.

 

68일 서울시 담당부서(주택건축국 한옥조성과 한옥문화팀 강승희 주무관)와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전시지원을 할 수 없다는 서울시 결정 사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담당자는 애초 사업계획서 작성할 당시 성소수자라는 표현이 없었고, 장수마을 마을박물관 전시는 마을공동체 사업인데 어떻게 성소수자 관련 전시를 할 수 있는지 오히려 반문했습니다. 또한 사업담당자인 장수마을주민협의회와 협의할 테니 전시담당자들은 관여하지 말라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더 나아가 만약 성소수자 전시가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있었다면 이 사업을 심사위원회에서 선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면담에 참여했던 전시기획단체들은 서울시 담당자의 발언이 굉장히 문제적이고 차별적이라고 판단하고 서울시의 전시지원 불허 결정에 대한 이유를 공문을 통해 전달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610일 주무부서 담당자와 전화통화를 하면서는 면담과정에 있었던 내용과 다를 바 없는 이야기를 반복하면서도 자신의 발언이 차별이라는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서울시의 관료적이고 성소수자 차별적인 태도에 매우 분노합니다. 첫째, 성소수자라는 단어를 문제시 삼으며 이 단어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마을공동체 전시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한 서울시 행정은 굉장히 차별적입니다. 전시기획이 사업계획서에 처음부터 드러나지 않았다고 했지만 총 4회 기획되어 있는 전시 그 어떤 것도 세부적인 전시기획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준비단체나 포괄적인 주제 정도를 언급하고 있을 뿐입니다. 둘째, 서울시가 전시가 준비되는 과정에 홍보물과 전시기획을 검토하고 지원여부를 결정한 태도는 마을 전시기획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입니다. 마을박물관을 책임지고 있고 전시주제를 직접 제안한 장수마을주민협의회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제안한 전시기획이 서울시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더 이상 진행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성소수자 전시를 마을주민협의회와 소통하며 차근차근 준비해온 그 깊이 있는 고민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인 것입니다. 셋째, 마을공동체 마을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서울시가 마을공동체 사업에 성소수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발언을 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성소수자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었다면 이 사업계획이 선정되지 않았을 거라는 말을 차별이라는 단어 말고 어떻게 설명을 할 수 있습니까. ‘성소수자는 마을의 구성원이 아니다라는 말과 무엇이 다릅니까.

 

지금까지 서울시는 그 어떤 해명자료도 내 놓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첫째. 장수마을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청소년 성소수자 전시회우리동네 무지개가 주민공동체 희망사업으로 왜 진행될 수 없는지 그 이유에 대해 상세히 답변해 주십시오.

 

둘째. 서울시 주무부서와 면담과정에서 있었던 발언은 매우 관료적이고 차별적이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성소수자가 포함될 수 없다고 한 발언을 비롯해 마치 성소수자라는 단어가 포함된 사업계획서가 제출되었을 시 이 사업은 선정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발언 모두 굉장히 큰 문제입니다. 서울시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합니다.

 

셋째.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르는 주무부서는 물론 마을공동체 사업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에게 성소수자 인권교육이 우선 시행되어야 함을 보여주는 사건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약자, 소수자들의 인권을 우선해야 마을민주주의도, 마을공동체 사업도 더 풍성해질 수 있습니다. 사전검열방식으로 탁상에 앉아 마을의 고민을 담아내지 못한 서울시의 관료적인 태도는 시급히 개선되어야 합니다. 성소수자 인권교육을 조속히 시행하고, 이 사건에 대한 시정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2015616()

시민모임 즐거운교육상상,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866
536 보도자료 - 평등한 가족구성권, 다양한 가족구성권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 및 혼인신고 수리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 file 동인련 2013.12.10 4617
535 보 도 자 료 - ‘에이즈관련 단체들의 피켓시위’를 이유로 세계에이즈의 날 기념행사를 취소한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다 병권 2013.12.03 4301
534 변희수의 내일을, 우리의 오늘을 함께 살아갑시다. -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추모 성명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03.05 150
533 변희수 하사를 기억합니다. 그리고 함께합니다. -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1주기 입장문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2.27 113
532 변화를 갈망하는 2017년,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는 행성인의 투쟁 결의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2.21 576
531 법관블랙리스트, 민주주의 문제 양승태 대법원장 사퇴하고 진상규명 해야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8.14 198
530 반인권적 발언을 쏟아내는 인사는 한시라도 국가인권위원장 자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동인련 2009.08.12 5977
529 반인권 행사 ‘탈동성애인권포럼’에 장소 제공한 국가인권위원회를 규탄한다 동인련 2015.03.19 1919
528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민위원회의 결정을 묵살하려 하는가? 「서울시민 인권헌장」을 조속히 선포하라! 덕현 2014.12.01 1571
527 밀양 주민들의 가슴을 밟고 건설하는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중단되어야 합니다. 덕현 2013.10.08 3017
526 밀양 송전탑 공사 관련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의 위법 행위에 대한 행정소송 기자회견문 덕현 2014.02.27 3014
525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전교조 조합원 배제 명령' 철회를 요구하는 청소년단체 공동성명 file 병권 2013.10.17 4243
524 무지개행동/퀴어문화축제조직위 공동 입장 - 우리가 어떻게 애도하고 저항하고 그리고 뜨겁게 사랑하는지 보여주자! 병권 2014.05.30 2912
523 무지개 세상을 꿈꾸는 성소수자 시국선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6.12.01 811
522 무자격/도둑취임/MB 하수인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반대 ‘쌍용자동차 사태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긴급 성명’을 비판하는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성명서 동인련 2009.07.28 7358
» 마을의 작은 전시마저 ‘성소수자’라고 거부한 서울시? 장수마을 청소년 성소수자 관련 전시지원 거부한 서울시 규탄 입장 및 질의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5.06.16 1492
520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즉각 중단 · 평화적 해결 촉구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3.02 68
519 동성애 혐오는 차별이다! 혐오조장 중단!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 스케치 file 동인련 2010.11.10 13465
518 동성애 "혐오"를 조장하는 국회조찬기도회 국회의원들을 규탄한다. file 덕현 2013.08.26 5219
517 더 이상의 최악은 없다.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 -왜 글리벡 약값은 A7조정가여야 하는가? 동인련 2009.11.18 554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