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는 인권을 논할 자격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 내정을 철회하라

 

지난 720일 박근혜 대통령은 이성호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이성호 후보자가 국가인권위원장이 될 자격이 있는지, 그를 내정 이유와 과정은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는 불투명한 밀실 선임이었다. 청와대의 이성호 후보자 내정은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인권위원 인선제도를 마련하라는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의 권고를 철저히 외면한 것이다. 성별정정을 신청한 트랜스젠더에게 식별가능한 성기사진을 제출하라는 보정명령을 내린 바 있는 이성호 후보자의 전력은 불투명한 인선절차가 인권의 가치를 어떻게 훼손하는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국가인권위원장 자격 없는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 내정을 즉각 철회하고,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투명한 인권위원 인선제도를 만들 것을 요구한다.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는 2013년 판사로 재직할 당시 성별정정을 신청한 트랜스젠더에게 식별가능한 성기사진을 제출하라는 반인권적인 보정명령을 내렸다. 성별정정허가신청사건에 대한 사무처리지침 상 성별정정의 요건으로 되어있는 성전환 수술 여부는 의사의 소견서를 통해 충분히 확인 가능하다. ‘식별가능한 성기사진을 제출하라는 보정명령은 절차상 불필요 했을 뿐만 아니라, 당사자에게 수치심과 모멸감을 안기는 심각한 인권 침해였다. 그러나 이성호 후보자는 자신이 저지른 인권침해에 대해 책임 회피로 일관 하고 있다. 한겨레신문의 보도를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성호 후보자는 자신의 명의로 보정명령서를 보낸 것은 맞지만, 통상적으로 법원 사무관이 일을 맡아왔다고 해명했다. 판사의 결재 없이 나갈 수 없는 보정명령의 책임을 사무관의 것으로 돌리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더욱 유감스러운 것은 다시 사건이 회자되어 당시의 정신적 고통을 떠올려야 했을 당사자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성소수자 인권에 대해 기본적 이해가 없고, 무책임한 이성호 후보자는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될 자격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자격 없는 인물을 국가인권위원으로 임명하고자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113, 최이우 기독교대한감리회 종교교회 담임목사가 대통령 지명으로 인권위 비상임위원으로 임명됐다. 최이우는 칼럼과 설교 등에서 우리사회에 차별금지법안이 가져올 폐해에 대해 기독교가 염려하고 있다. 약자에 대한 보호와 사랑 때문에 삶 속의 죄악까지도 용납해야 한다는 문제가 생긴다면 교회가 철저히 거부해야 한다” “동성애나 동성혼 이런 문제까지 교회가 허용할 문제가 아니다는 등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선동하는 발언을 한 바 있는 반인권적 인물이다. 최이우 비상임인권위원 임명 당시, 한국 정부는 이미 두 차례에 걸쳐 ICC의 인권위 등급보류 결정을 받은 상태였으나, 이를 무시하고 밀실인사를 강행했다.

 

최이우 인권위원과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 모두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의식없는 인물이라는 점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라고 볼 수 없다. 이는 불투명한 인선절차를 통한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 훼손이 현재 한국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지위에 놓인 이들의 인권을 인권의 이름을 달고 침해하는 일임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밀실인선을 통한 무자격자의 인권위원장 선임은 차별선동세력의 공격 표적이 되어 부당한 혐오와 차별을 감내하고 있는 성소수자의 인권을 후퇴시키는 일이며, 인권의 가치를 부정하는 일이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지난 6년간 국가인권위원회를 유명무실 하게 만든 현병철 인권위원장의 후임으로 트랜스젠더의 인권을 침해하는 보정명령을 내린 전력이 있는 이성호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내정된 현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인권위원장 자격 없는 이성호 후보자 내정을 즉각 철회하고,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투명한 인권위원 인선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2015. 7. 31.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노동당 성정치위원회, 녹색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대구무지개인권연대, 대구퀴어문화축제,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레주파, 망할 세상을 횡단하는 LGBTAIQ 완전변태, 30대 이상 레즈비언 친목모임 그루터기,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연분홍치마,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언니네트워크, 이화 성소수자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정의당 성소수자 위원회,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 ,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864
376 [규탄성명] 청소년 성소수자는 서울시 기관을 이용할 자격이 없는가! 정당한 이유 없는 대관 불허는 명백한 차별이다! 정욜 2014.12.05 4343
375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에 맞서 서울시청 무지개 점거농성에 돌입하며 덕현 2014.12.07 1353
374 [보도자료] 당신의 인권이 여기에 있다- 6일간의 서울시청 점거농성을 마무리하며 웅- 2014.12.11 1287
373 [성명서]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규탄한다 병권 2014.12.19 1741
372 9인의 헌법재판관들에게, 헌법재판소의 존재를 묻는다! 병권 2014.12.22 1544
371 [기자회견문]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사업 <청소년 무지개와 함께 지원센터> 불용위기에 부쳐 인권도시 성북은 죽었는가? 병권 2014.12.31 1763
370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사업 <청소년무지개와 함께 지원센터> 사업예산 불용 및 경찰폭력 규탄 기자회견문 웅- 2015.01.05 1892
369 [성명서] 국가인권위원회의 부실화를 부추기는 무자격, 반인권 인사의 임명에 반대한다. 웅- 2015.01.09 1429
368 <성 명> 쇄신보다는 시민사회를 비난하는 인권위에게 제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현병철 위원장은 A등급의 국가인권기구 수장 자격이 있는지부터 돌아봐야 웅- 2015.01.15 1901
367 수동연세요양병원의 사실왜곡에 대한 입장표명 및 법적대응 기자회견 웅- 2015.01.22 3051
366 [성명서] 트랜스젠더에 대한 병역면제취소처분의 위법성을 인정한 판결을 환영하며 - 병무청은 트랜스젠더에 대한 인권침해적 병역처분 관행을 즉시 시정하라! 동인련 2015.02.02 1609
365 [성명서]성소수자 인권재단 법인설립 허가를 거부하는 법무부 ‧ 서울시 ‧ 국가인권위원회를 규탄한다 동인련 2015.03.04 1325
364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이하며 - 자유롭고 평등한 삶을 위해 싸운 여성들을 기억하고 차별과 혐오에 맞서 연대하자 동인련 2015.03.05 1326
363 중국 정부는 구금된 페미니스트․LGBT 활동가 5명을 즉각 석방하고 페미니스트∙LGBT 활동가와 사회운동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 이주사 2015.03.18 1399
362 반인권 행사 ‘탈동성애인권포럼’에 장소 제공한 국가인권위원회를 규탄한다 동인련 2015.03.19 1915
361 < 공동성명>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침해적 ‘전환치료’ 행사 대관을 규탄한다! 동인련 2015.03.20 2149
360 [기자회견문]교육부의 차별조장 <학교성교육표준안> 도입을 즉각 중단하고 관련 내용을 전면 재검토하라!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5.04.13 1623
359 [논평] 4월 24일 민주노총의 총파업 돌입을 지지하며 - 자본과 탄압을 넘어 무지개색 총파업으로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5.04.20 1376
358 [행성인 편지]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며 연대를 높이는 퍼레이드를 만듭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5.05.05 973
357 [기자회견문]남대문경찰서는 졸속적 집회신고 절차를 철회하고 안전한 퀴어문화축제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5.05.27 1256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