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공동성명]주민등록번호 변경의 필요성을 확인한 헌법재판소 결정을 환영한다
- 정부와 국회는 정보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주민등록번호 제도를 전면 개혁하라

 

 

 

1.
12월 23일, 헌법재판소는 주민등록번호 변경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주민등록법 제7조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였다. 주민등록번호의 유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 등에 대한 아무런 고려 없이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일률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주민등록번호의 위헌성과 근본적인 개혁을 주장해 온 우리는 헌법재판소의 이러한 결정을 환영한다....


2.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주민등록법을 어떻게 개정할 것인가가 쟁점이다. 우리는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을 계기로 그동안 주민등록번호에 제기된 위헌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근본적인 개정이 이루어지기를 촉구한다.


3.
지난 2014년 1월, 카드3사의 대량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계기로 정부는 주민등록번호 제도의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한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근본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단지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허용하는 내용의 주민등록법 개정안을 작년 12월 국회에 제출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 개정안조차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정부안에 따르면, 주민등록번호 변경 요건이 매우 엄격하여 변경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 또한, 행정자치부 산하에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를 신설하여 변경 여부를 심사하게 하였는데, 변경위원회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보장할 수 없으며 심의 자체도 변경을 제한하려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헌법재판소 변론에서도 행정자치부는 주민등록번호 변경에 따른 비용이 크다고 주장하며, 전 국민의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된 상황에서도 현행 주민등록번호의 존속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부 산하 변경위원회가 심사하도록 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다.
또한 정부는 생년월일, 성별, 출생지역, 출생순서로 구성되어 있는, 현행 주민등록번호 구성 방법을 유지하려 한다. 이와 같이 개인정보를 강제 노출하는 주민등록번호 자체의 문제도 수차례 지적된 바 있다. 이는 역으로 타인의 개인정보로 주민등록번호의 재구성이 가능하게 한다. 또한, 현행 체계는 2100년 이후에는 사용할 수 없는 체계이다. 차제에 정보인권 침해가 없는 임의의 일련번호 체계로 바꿀 필요가 있다.


4.
주민등록번호의 변경을 허용해야 한다는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이것이 주민등록번호의 문제를 모두 해소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지난 2014년 8월 7일, 주민등록번호 수집 법정주의가 시행되었지만, 여전히 1000여 개에 달하는 법령에서 주민등록번호의 수집을 허용하고 있다. 주민등록번호의 고유 목적에 맞게 그 수집을 제한하고, 조세, 보건의료, 복지 등 다른 영역에서는 자체 목적에 맞는 목적별 번호를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여전히 주민등록번호가 범용 식별번호로 이용됨으로써,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하더라도 또 다시 유출과 남용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2014년 8월,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주민등록번호 제도의 근본적 개혁 방향을 국회의장 및 국무총리에게 권고한 바 있다. 정부와 국회는 주민등록번호 제도의 위헌성과 개인정보 침해 문제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근본적인 개혁을 할 필요가 있다.


5.
이미 주민등록법 개정 방향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주민등록번호 제도를 개정할 것을 국회에 촉구한다.
가. 주민등록번호의 목적을 명확히 하여 목적 외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 기존에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하던 다른 영역에서는 자체 목적에 맞는 목적별 번호를 사용하도록 한다.
나. 주민등록번호 변경 대상을 최대한 확대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변경, 예외적으로 제한)
다.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산하에 설치한다.
라. 임의의 숫자로 구성된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한다.

 

 


2015년 12월 2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광주인권운동센터, 국제민주연대, 다산인권센터, 문화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SOGI법정책연구회, 유엔인권정책센터,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사랑방, 인천인권영화제,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함께하는시민행동,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864
336 [무지개행동 성명]성소수자 혐오선동에 굴하지 않겠다. 인권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9.18 157
335 [무지개행동 성명]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는 인권을 논할 자격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 내정을 철회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5.07.31 1082
334 [무지개행동 성명]혐오와 합의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더 이상 혐오에 손내밀지 말고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 11월 25일 더불어민주당 평등법(차별금지법) 토론회에 부쳐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1.23 26
333 [무지개행동, 가구넷 공동 논평] 국회 최초의 생활동반자법 발의를 환영하며, 나아가 평등권 실현을 위하여 성소수자를 배제하는 혼인제도를 개정할 것을 촉구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4.26 104
332 [무지개행동] 낙태죄 완전 폐지 성소수자 선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11.04 195
331 [무지개행동] 서울시 주민제안사업마저 훼손하려고 하는가. - ‘청소년 무지개와 함께’ 지원센터는 더 많은 곳에 설립되어야 한다! - 동인련 2013.07.04 5475
330 [무지개행동·차제연 공동성명] 보수개신교와 야합한 박홍근, 이승환 두 후보의 혐오발언 강력히 규탄한다. 제22대 총선 우리는 평등에 투표할 것이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4.04.01 43
329 [무지개행동성명]유엔 12개 기구의 성소수자 권리에 관한 공동성명 환영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5.10.02 983
328 [미디어논평] 질병을 둘러싼 과도한 접근은 공익을 저해할 뿐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7.03 141
327 [미디어모니터링 논평] 공영방송은 저열한 트랜스 혐오 선동을 멈춰라 - 1월 25일자 MBC <생방송 오늘아침> 방송에 부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01.28 198
326 [미쇠고기반대집회사법처리규탄_연대성명]경찰은 국민의 자유에 대한 자의적 판단과 처벌을 멈춰라 동인련 2008.05.06 6319
325 [민원 ]문형표 장관님, HIV/AIDS감염인과의 면담을 요청드립니다. 웅- 2014.11.24 1315
324 [발언문] 가족구성권 3법 발의 기자회견 - 혼인평등 당사자 발언 (소성욱&김용민 부부)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5.31 161
323 [변하사공대위 성명]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변희수 하사 사망사건 직권조사 개시 결정을 환영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2.14 294
322 [변하사공대위 성명] 변희수 하사 강제전역 사건에 대한 국방부, 육군본부의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불수용 결정을 규탄한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05.12 48
321 [보도자료] 관심병사 관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소수자들에게도 안전한 군대를 만드는 것 - 동반 자살한 28사단 병사들을 추모하며 - 정욜 2014.08.14 2606
320 [보도자료] 당신의 인권이 여기에 있다- 6일간의 서울시청 점거농성을 마무리하며 웅- 2014.12.11 1287
319 [보도자료] 반복되는 에이즈환자 수술거부, 국가인권위에 진정하다 병권 2014.11.11 2337
318 [보도자료]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 시민위원회의 결정 환영 및 서울시의 입장에 대한 유감 표명 병권 2014.11.29 1839
317 [보도자료] 성소수자 4대 인권입법과제 실현 촉구 및 김조광수-김승환 결혼식 국회의원 초청 기자회견 file 병권 2013.08.22 5054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