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성명] 성소수자 배제하려는 여성가족부에 묻는다.
성평등을 성평등이라 부르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성평등을 실현하는가?

지난 15일, 여성가족부는 2018년부터 시행될 “2차 양성평등 정책 기본계획”에서 ‘성평등’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재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그간 양성평등과 성평등 용어가 정책상에 함께 사용되어 왔음에도 ‘성평등이 성소수자를 포함하기 때문에 성소수자를 포함하지 않는 양성평등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보수기독교계 반동성애 혐오선동에 어이없이 굴복한 것이다. 게다가 ‘양성평등 YES 성평등 NO’ 피켓을 들고 난입하여 양성평등 정책 기본계획 공청회를 중단시킨 세력, 헌법 개정 국민대토론회와 서울시교육청의 ‘성평등교육 정책토론회’에서 반동성애 구호와 야유를 쏟아내는 바로 그 세력을 향해 “성소수자 배제 여부를 고려하겠다.”고 답한 것이다.

양성평등기본법은 “개인의 존엄과 인권의 존중을 바탕으로 성차별적 의식과 관행을 해소하고,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참여와 대우를 받고 모든 영역에서 평등한 책임과 권리를 공유함으로써 실질적 양성평등 사회를 이루는 것을 기본이념”으로 한다 (제2조). 이에 따라 성소수자는 ‘동등한 참여와 대우를 받고 모든 영역에서 평등한 책임과 권리를 공유’할 수 있도록 보장되어야 할 정책대상이다. 성차별적 노동 환경, 성희롱, 성폭력, 가정폭력은 성소수자를 비껴가지 않으며, 성소수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면 차별과 폭력은 증폭된다. 성소수자를 향하는 성별규범과 성별역할의 강요 역시 성차별이자 젠더폭력이며, 여성가족부는 이를 막고 성평등을 실현시켜야 할 주무부처다. 그럼에도 여성가족부가 기만적으로 성소수자 국민을 성평등 정책 실행에서 배제하고자 한다면, 이는 명백한 성평등 훼손이며 성평등 정책 주무부처의 자격을 내버리는 일이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과 이숙진 차관은 여성가족부의 ‘성평등 버리기’를 해명해야 한다. 여성가족부는 이미 2015년 대전광역시 성평등 기본조례 제정 과정에서도 보수기독교계 반동성애 혐오세력의 민원이 있자 ‘성소수자 보호 및 지원’ 조항을 모두 삭제하고 성평등 용어를 양성평등으로 바꾸도록 지시한 전적이 있다. 반면 당시 이를 비판한 여성단체-성소수자단체와의 면담은 파기하였다. 그리고 현재 양성평등 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또 다시, 정권이 바뀌어도 나아진 게 없는 성평등 인식 수준을 드러내며, 성차별과 젠더폭력의 당사자, 관련 전문가 및 시민사회의 의견을 경청하기보다 혐오세력의 소음에 휘둘리는 행정을 보이고 있다. 차별 시정과 종식을 목표로 해야 할 정부부처가 차별을 조장하는 세력에 편승하여 성평등 저버리기를 되풀이할 셈인가? 여성가족부는 성평등 실현의 대상이 될 ‘모든 국민’ 가운데 성소수자 포함 여부를 저울질하고, 성소수자 인권보장의 ‘혐의’를 벗어던지기 위해 ‘성평등’을 거래할 수 없다.

‘성평등’을 성평등이라 부르지도 못한다면 성평등을 운운하지 말라. 여성가족부는 더 이상 성적 불평등을 지속하는 데 적극 기여하는 편협함을 스스로 폭로하기를 중단하라. 자기의 일을 하라. 성별에 따른 차별, 편견, 비하 및 폭력 없이 인권을 동등하게 보장하는 실질적 성평등을 진정으로 고민하고 반성하라. 성평등 실현을 국내외에 천명한 동시에 수차례 성평등을 부정한 정부부처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면, 자기의 일을 하라. 성소수자 인권보장과 포괄적 차별금지 및 평등에 대한 논의가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고, ‘여/성소수자를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가 우리사회 상식이 되고 있다. 나아갈 길을 잘 기억하기 바란다. 그렇게 후진하다가는 오명 속에 퇴장하게 될 것이다.

2017.12.18.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노동당 성정치위원회, 녹색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대구퀴어문화축제, 대전 성소수자 인권모임 솔롱고스,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레주파, 무지개인권연대, 부산 성소수자 인권모임 QIP, 30대 이상 레즈비언 친목모임 그루터기,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자',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사) 신나는센터, 언니네트워크, 이화 성소수자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정의당 성소수자 위원회,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 총 28개 단체)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878
517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논평] 차별 없는 일상, 한 발 다가선 평등 - 가족구성권 3법 발의를 환영하며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5.31 91
516 [공동성명] 행정안전부는 비영리민간단체 독립성 침해 시도를 멈춰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2.14 93
515 [차제연 성명] 애도없이 안전 없다. 정부는 오송참사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진상규명과 대책 수립에 나서라.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9.08 93
514 [성명] 대법원의 비상식적 기각 선고를 규탄한다! - 해군 상관에 의한 성소수자 여군 성폭력사건 대법원 선고에 부쳐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3.31 94
513 [무지개행동 논평] 법무부 성소수자 수용처우 및 관리방안(수정)에 대한 논평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08.27 94
512 [혼인평등연대 논평] 혼인평등 실현을 위한 국회의 역사적 진전을 환영한다. 혼인평등법안을 포함한 가족구성권 3법 발의에 부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5.31 94
511 [무지개행동 논평] 정치인들이 더 이상 편의에 따라 성소수자 시민의 권리를 볼모삼지 말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9.09 95
510 [연대공동성명] 동성부부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인정을 환영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10.27 96
509 [공대위 논평] 법무부의‘변하사 강제전역 취소소송’ 항소포기 지휘를 환영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0.22 96
508 [차제연 기자회견문] 정치는 평등을 시작하라. 국회는 4월 안에 반드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4.14 97
507 [74번째 세계인권선언일 기념 성명] 인권은 거리에, 저항하는 이들 곁에 있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12.09 98
506 [연대성명] 문재인정부는 노동자의 평화적 집회와 결사의 권리를 왜곡하는 행위를 중단하라!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07.20 99
505 [무지개행동 성명] 세계인권선언 73주년을 맞아, 인권의 역사는 성소수자가 함께 만든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2.10 99
504 [공동성명] 혐오발언을 일삼는 국가인권위원 자격 없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5.22 99
503 [공동논평] 서울고등법원의 트랜스젠더 난민인정 판결을 환영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10.21 101
502 [차제연 논평] 국민들은 모르는 평등원칙 실현을 위한 대한민국 정부의 노력 -4차 UPR 한국권고에 부쳐-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1.31 103
501 함께 추모하며, 함께 잘 살아갑시다 -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을 맞이하며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1.20 105
500 [무지개행동 논평] 2019년의 한가운데서 이곳저곳의 퀴어문화축제를 환영하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5.28 107
499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논평]학내 차별언동·혐오표현 관련 조항을 추가한 서울 학생인권조례 개정안 통과를 환영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9.18 107
498 [무지개행동 논평] 성별정정에 있어 성전환수술 요구가 인권침해임을 확인한 인권위 결정을 환영한다. 국회와 법원은 적극적으로 권고를 이행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5.26 10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