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논평] 국가인권위의 동성커플 진정 각하에 대해, 평등한 혼인을 위한 적극적인 논의를 바란다.

 

지난 27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영국에서 결혼 한 동성커플이 한국에서 동등한 권리보장을 바라는 진정에 대해 ‘각하’결정을 내렸다 밝혔다. 각하는 국가인권위법에 따라 인권위의 조사대상이 아니라는 것으로 내용 자체에 대한 판단은 아니다. 따라서 결정의 결과보다는 동성결혼을 결코 부정하는 것은 아니며, 향후 논의를 해나가겠다는 인권위의 입장에 좀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해당 사건의 진정인은 영국출신으로 2015년 영국에서 한국 남성과 결혼을 했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은 영국에서는 부부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으며 이성부부와 동등하게 혼인에 따른 권리를 누릴 수 있다. 그럼에도 한국에 와서는 서로간의 관계를 부정당하고 아무런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다. 서로에 대한 사랑과 신뢰로 혼인생활을 이어가는 두 사람의 권리가 국경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지금과 같은 국제적 시대에 맞지 않으며 혼인이라는 인류의 보편적 제도와도 모순되는 일이다.

 

그렇기에 설령 동성결혼이 자국에서는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외국에서 이루어진 동성부부의 지위를 인정하는 나라는 많이 있다. 한국도 이미 주한미군의 동성 배우자에게 미국군대주둔협정(SOFA)을 부여하여 미군/군속의 동성결혼을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위 진정인이 지난 해 대통령에게 보낸 청원서에 대해, 법무부 출입관리국은 불가하다는 답변을 내렸다. 지난해 10월 유엔사회권위원회가 동성커플의 차별에 대해 우려하며 사회보장, 재생산 건강, 주택과 관련된 차별을 해소할 것을 권고한 상황에서, 정부의 이러한 태도는 평등과 인권을 증진할 국가로서의 책무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외면한 것이다.

 

“성적 지향에 따라 고용이나 재화 이용 등에 차별을 둬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인권위의 기본적인 입장인 만큼 향후 논의를 해나갈 예정이다" 인권위는 각하결정을 내리며 이렇게 이야기하였다. 인권위의 말처럼 동성결혼의 문제는 결국 차별의 문제이다.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혼인의 자유와 권리가 성별,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누군가가 배제되는 상황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중대한 권리의 침해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 문제에 대해 향후 인권위는 물론이고 정부와 국회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입장을 만들어내기를 바란다.

 

지난 17일 공개된 2018 사회통합실태조사에 따르면 동성애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응답이 처음으로 절반을 밑돌았다. 이처럼 사회는 점차 변해가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흔히 동성결혼의 문제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이야기하지만 사회의 변화에서 뒤처지고 있는 것은 오히려 이들일 것이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계속되고 있는 차별과 모순에 외면하지 말고 사회의 변화에 발맞추고 또 이를 견인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정부와 국회가 깊이 고민하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

 

2019. 2. 28.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노동당 성정치위원회, 녹색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대구퀴어문화축제, 대전 성소수자 인권모임 ‘솔롱고스’,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대한불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레주파, 무지개예수, 무지개인권연대, 부산 성소수자 인권모임 QIP, 부산퀴어문화축제 기획단, 30대 이상 레즈비언 친목모임 그루터기, 서울인권영화제,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성공회 용산나눔의집(사회적소수자 생활인권센터),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자’, 성소수자부모모임,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사)신나는센터, 언니네트워크, 이화 성소수자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전라북도 성소수자 모임 열린문,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트랜스해방전선,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알,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총 35개 단체 및 모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883
537 [2023 자긍심의 달 성명] 퀴어한 몸들의 수상한 행진은 혐오가 밀어넣은 어둠으로부터 빛날 것이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6.28 246
536 [3.31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 기념 성명]  가시화를 넘어 존엄한 삶을 위해 함께 행동하자!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4.03.29 153
535 [3.8 세계여성의날 기념성명] 혐오와 차별이 아니라, 성평등을 공약하라!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4.03.07 92
534 [3.8세계여성의날 기념성명] 행성인은 젠더와 섹슈얼리티를 가로지르는 온전한 성평등을 요구한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3.08 166
533 [4월5일 기자회견문] 군형법 제92가 합헌이라면 대한민국 헌법은 위헌인가? file 동인련 2011.04.05 6327
532 [5.31 성명] 필요한 약은 주지 않고 안전하지 않은 쇠고기는 강제로 먹이려는 이명박 정권을 강력히 규탄한다! 동인련 2008.05.30 7865
531 [6월 20일 세계 난민의 날 논평] 우리의 연대는 경계를 부순다. 변화를 위한 환대에 동참하자.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6.20 65
530 [74번째 세계인권선언일 기념 성명] 인권은 거리에, 저항하는 이들 곁에 있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12.09 98
529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논평] HIV감염인이 ‘건강’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사회가 가장 건강하고 안전하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4.04.02 56
528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성명] 시대의 오명을 자처하는 프로축구단 대전시티즌은 유죄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7.15 256
527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성명]'청정'해야 할 것은 질병이 아니라 질병에 대한 혐오다.-(사)대한에이즈예방협회 제 11대 회장 윤해영의 취임에 부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3.12 330
526 [TDoV 기념 성명] ‘나’로서 살아가기로한 당신에게 연대의 손을 내민다 -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을 맞이하며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3.31 2054
525 [가구넷 논평] 인권위의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법률 제정 권고를 환영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4.14 52
524 [가구넷 성명] 대만의 아시아에서 첫번째 동성결혼 법제화를 환영한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5.28 183
523 [가구넷 성명] 정부는 ‘사회적 합의’ 운운하기 전에 할 일을 하라 - 동성혼 불인정이 바로 차별이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11.20 125
522 [공대위 논평] 법무부의‘변하사 강제전역 취소소송’ 항소포기 지휘를 환영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0.22 96
521 [공대위 성명] 변희수는 반드시 군으로 돌아갈 것이다 -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하사 인사소청 기각 결정 규탄 성명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7.03 230
520 [공동 기자회견문] 성소수자의 존엄과 인권을 회복하기 위한 전진 -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 대책본부를 출범하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5.12 208
519 [공동 논평]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송 항소심 판결을 환영한다! - 모든 성소수자의 권리가 평등하게 실현되는 사회로 나아가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2.21 144
518 [공동 선언문] 우리는 정권이 아닌 미래를 선택했다 체제를 전환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3.01 5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