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차별금지법 거론 말라'?
국가인권위는 제정 추진 계획을 밝혀라

 

최영애 위원장 취임 1년을 맞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비롯해 한국사회 인권 실현을 위한 과제들을 이행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9월 18일자 한겨레가 보도한 <'총선 때까진 차별금지법 거론말라'는 인권위원장> 기사 내용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에 다음과 같은 입장을 전한다.

 

첫째, 인권위는 차별금지법 제정 추진 계획을 마련하여 실질적인 법 제정 추진에 나서야 한다. 위원장은 취임사에서부터 여러 차례 차별금지법 제정 추진 의지를 밝혔으나 차별금지법 제정 추진 계획을 공식적으로 알린 바 없다. 한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하는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인권 관련 사안에 의견을 표명하고 인권 증진을 위한 방안을 권고하며 인권 관련 정책을 개선하는 것은 인권위 본연의 과제다.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세력이 존재하고, 정치권이 그들의 눈치를 보는 조건에서 인권위의 역할은 출구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문이 열리면 차별금지법 제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단계적 접근이 인권위의 전략일 수는 없다.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꾸준히 알리고 차별금지법안의 쟁점을 검토하고 차별금지법에 대한 가짜뉴스를 해소하는 등 인권위가 해야 할 역할은 너무나 많으나 인권위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인권위가 차별금지법 제정 추진 전략을 모색하며 계획을 토론하는 공개 토론회를 열 것을 제안한다.

 

둘째, 위원장은 내부에서 '차별금지법'이 '뜨거운 감자'가 되어버린 상황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인권위는 독립성이 그 생명이다. 정권의 눈치를 보는 인권위가 어디까지 인권을 부정할 수 있는지를 앞선 정권들에서 보아왔기에 지금 인권위에서 '총선'이 언급되는 상황은 매우 문제적이다.


인권위가 차별금지법 제정 추진에 관해 단계적 접근을 하는 것이 근본적 문제다. 그러나 '차별금지법 거론말라'는 분위기가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도 분명히 짚어져야 한다. 차별금지법을 '언급'하거나 '거론'하는 것 자체가 민감한 쟁점인 것처럼 다뤄지는 분위기는 심각한 문제다. 인권위 내부의 민주적 소통을 활성화하는 것 역시 인권위의 과제다.


인권위는 핵심 과제 이행이 지지부진한 이유를 찾아내고 내부의 문제를 지속가능한 혁신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는 위원장을 포함한 인권위 구성원 모두가 변화의 실마리를 찾기 바란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위원장의 의지나 직원들의 노력만으로 추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가인권기구로서 자신의 사명과 위상을 인식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인권위가 제대로 서는 것과 차별금지법 제정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인권위가 설립 이래 차별금지법 제정을 준비하고 추진해왔던 것은 '차별금지'가 인권의 기본 원칙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누구도 배제되거나 차별당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혐오와 불평등이 심각해지는 한국사회에서 인권위의 과제가 많다. 인권위는 차별금지법 제정이 그 핵심과제 중 하나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2019년 9월 18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864
596 #트랜스젠더_나답게_살_권리! - 트랜스젠더 추모의날에 부쳐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11.19 139
595 <우리 곁의 트랜스젠더들의 빛나는 삶을 기념합니다> - 3.31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을 맞이하며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03.31 133
594 (성명발표) 한국정부의 외국인 입출국 조치에 대한 반기문 UN사무총장의 격찬 보도를 반박하며 - 정욜 2010.01.21 8494
593 12.10 세계인권선언일 71주년 맞이 논평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12.10 213
592 12월 10일, “학생인권조례, 지키자!” 제65주년 세계인권선언일 맞이 서울, 경기 청소년 서명운동 발표 기 자 회 견 file 동인련 2013.12.12 4498
591 18대 총선 후보자들과 함께하는 ‘성소수자 반차별 선언’ 동인련 2008.04.08 8570
590 1월23일, 에이즈 사업관련 질병관리본부의 반인권/위법/불통 업무처리에 대한 공익감사청구를 하다!!! 정욜 2014.01.23 3600
589 2010 교육감 선거 청소년들의 요구를 지지합니다. 동인련 2010.05.07 8669
588 2011.7.14 [기자회견문] 모든 환자는 진료 받을 권리가 있다! ‘특수장갑’이 아니라 ‘인권’이 부재, HIV감염인 차별한 병원을 규탄한다 file 정욜 2011.07.15 5866
587 2021 이태원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행사 주최단위 공동성명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1.11.23 68
586 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IDAHOBIT) 선언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5.17 79
585 2022년 세계 난민의 날 공동성명 -난민법 제정 10년, 법무부는 난민보호의 책임을 다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6.21 164
584 2023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투쟁대회 공동선언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5.22 112
583 221명 지지선언 : 성소수자 차별과 동성애혐오 없는 학교를 위해 서울특별시 교육감 재선거 이수호 후보를 지지합니다 동인련 2012.12.18 6886
582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이하며 - 자유롭고 평등한 삶을 위해 싸운 여성들을 기억하고 차별과 혐오에 맞서 연대하자 동인련 2015.03.05 1326
581 4월 25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성소수자혐오 발언과 이후 항의 행동 경과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입장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05.02 669
580 5.17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맞이하며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5.17 187
579 9인의 헌법재판관들에게, 헌법재판소의 존재를 묻는다! 병권 2014.12.22 1544
578 < 3차 민중총궐기 소요문화제 선언문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5.12.21 639
577 < 공동 규탄 성명> 마포서, 여성연행자 속옷까지 벗겨가는 모욕행위 일삼아 연행자에 대한 반인권적이고 불법적인 처우를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 동인련 2008.08.18 908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