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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공동성명] 혐오로 점철된 인권 농단의 정치세력화는 질병 예방의 걸림돌일 뿐이다.

- HIV/AIDS 감염인 인권의 날을 더럽히는 세력들에 부쳐

 

12월 1일은 세계 HIV/AIDS의 날이다. HIV/AIDS인권운동진영과 성소수자커뮤니티를 비롯한 인권운동과 시민사회는 이 날을 ‘감염인 인권의 날’로 고쳐 부른다. 오랜 시간 낙인에 맞서온 투쟁의 역사를 기리고 아픔 속에 떠나고 잊혀져온 이들에 대한 기억을 다짐하며 차별과 혐오에 맞서 공존을 모색하고 변화를 이끌어내자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역시나 올해도 혐오는 등장했다. 아니, 안면몰수의 혐오표현에 국회의원의 체면은 뒤로 던진 채 너도 나도 손을 얹었다.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은 11월 28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성소수자와 HIV/AIDS 혐오를 보란 듯 전시했다. 그가 싸지른 언사들을 여기 굳이 복기할 필요가 없다. 동성애가 에이즈의 주범이고, 에이즈로 국력이 약화된다는 식의 논지는 이미 시민사회에서 틀렸음이 입증되었고 접근부터 악의적이라는 것이 만천하에 알려진지 오래다. 문제는 이러한 이야기가 중요한 국정을 논해야 할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버젓이 언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잘못된 무지를 고치려는 반성도 노력도 없다는 것은 애초에 문제적이라 할 수 있지만, 제 지위를 행사하여 타인에게 혐오를 씌우고 증오를 표현하며 사회로부터 삭제하고 배제하는 태도는 국민을 대신하여 국정을 논하는 국회의원으로서 그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

이를 단지 일개 국회의원의 망동으로만 볼 수 없다. 올해도 어김없이 혐오를 조장하고 선동하며 사회적 소수자들을 악의적으로 취급하고 배제해온 집단의 인권농단이 고개를 들었다. 이들은 뻔뻔하게 세계 에이즈의 날을 기념한답시고 행사를 진행했다. ‘디셈버 퍼스트- HIV 감염인과 의료보건인들이 들려주는 청소년 에이즈 예방 이야기’라는 그럴듯한 제목 아래 모였지만, 실상은 잘못된 지식으로 질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놓고 감염인의 인권과 성소수자의 존재 자체를 사회 위기로 선동하는 것과 진배없는 자리였다. 혐오를 찬동하고 스스럼없이 내뱉는 국회의원들까지 가세해서 낙인찍기에 힘을 보탰다. 반인권을 외쳐온 혐오세력들의 선동에 국회의원들이 자리를 내준다는 것은 그것이 여론이자 득표수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잘못된 계산이 따랐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그저 성소수자와 HIV/AIDS감염인에게 낙인을 덧씌우고 이들을 도구삼아 위기를 조장하고 결국 당사자들의 존재를 사회로부터 배제하는 것이나 다르지 않다.

HIV/AIDS인권운동과 시민사회가 오랜 시간 이야기해온 것은 혐오와 배제는 예방일 수 없다는 것이다. 저들은 성적 보수주의를 선동하고 소수자를 지우는 것을 예방이라고 말하지만, 실상 그것은 타인을 부정하고 국민과 비국민을 나누며 규범을 강제하면서 사회구성원들을 훈육하고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고자 하는 더러운 속내를 감추는 작태에 불과하다. 저들은 국회의원의 자질이 없는 혐오 선동꾼이며 그럴듯한 얼굴로 타인을 낙인찍는데 혈안이 된 집단이다. 당장 반성하고 제 의원직을 사퇴하고 단체를 해산하는 것 외에는 방도가 없다.

올해 HIV/AIDS 감염인 인권의 날을 맞아 HIV/AIDS 인권운동과 시민사회가 내건 구호는 ‘POSITIVE, 긍정하라!’이다. 그동안 ‘positive’는 감염인과 성소수자들에게 바이러스 양성이라는 의미 너머 관계가 부정되고 존재가 부정되는 꼬리표로 작동해왔다. 우리는 이를 뒤집어 감염인의 존엄을 긍정하고, 인권을 긍정하며, 관계를 긍정하자고 외친다. 서로의 존재를 지지하고 취약한 삶들을 지지하는 우리의 행동은 위력을 행사하며 혐오를 정치세력화하는 저들의 농단에 굴복하지 않으며 낙인의 결속을 박살낼 것이다.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은 사죄하라!

성소수자-에이즈혐오 행사 디셈버 퍼스트를 중단하라!

혐오를 반대한다! 존재를 긍정하라! 인권을 긍정하라! 관계를 긍정하라!

 

2019.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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