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성명 및 논평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 성명 

성소수자 혐오선동에 굴하지 않겠다.

인권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헌법개정 국민대토론회가 전국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성소수자 혐오선동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동성애·동성혼 개헌반대 국민연합이 결성되어 토론회가 열리는 지역마다 발언권을 독점하면서 인권에 대한 조롱과 모욕을 마음껏 쏟아내고 있다. 성소수자 혐오선동에 앞장서는 정치인들이 이에 동조하고 있으며, 어깃장을 놓는 행동에 누구 하나 제지하는 사람이 없다. 국민의견을 듣겠다는 토론회의 취지는 이미 혐오로 얼룩졌으며, 헌법정신마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성소수자 인권을 집요하게 물어뜯는 이들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유지해온 적폐이자, 보수정권에 기생하며 몸집을 불려온 괴물에 가깝다. 촛불로 만들어진 정권은 혐오라는 적폐를 없애지 못했다. 사회적 합의 뒤에 숨어 혐오세력의 난동질에 끌려가고만 있다. 혐오 정치에 단호히 대응하지 못한 대가라고 하기엔 성소수자 존엄의 희생은 너무나 크다. 자신들의 과오를 숨기기 위해 동성애 반대라는 옷으로 갈아입고 보수의 결집을 시도하는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은 물론 국민의당마저 혐오세력 앞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사이 힘겹게 쌓아온 인권의 정치는 실종될 위기에 놓였다.

 

우리는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가. 과거 빨갱이라는 낙인을 두려워했다면 이제는 성소수자를 지지했던 발언, 행동 모두 숨겨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로 퇴행하는 듯하다. 불평등과 차별이 용인되는 사회가 과연 정의롭다고 말할 수 있는가. 차이를 존중하기보다 정상이라는 규범을 강화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정치는 존재할 가치가 있는가. 성소수자의 존엄이 심각하게 침해받는 현실에서 침묵하는 당신의 인권은 과연 안전할 수 있겠는가.

 

30년 만에 맞는 헌법개정과정은 새로운 사회를 꿈꿨던 이들의 열망과 참여 속에서 출발해야 한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의 기본권을 바로 세우고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드러내야 하며 모든 국민을 차별로부터 보호하고 행복을 지켜내겠다는 국가의 역할을 분명히 담아야 한다. 존재를 짓밟고, 성소수자 혐오선동을 국민의견인양 포장하고, 이들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도 못한 정부와 국회는 더 이상 헌법 개정을 말할 자격이 없다. 헌법은 혐오를 말하지 않는다.

성소수자 인권은 지난 수 십 년 동안 한 발 한 발 전진해왔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도 성소수자 커뮤니티는 성장했고, 인권이 짓밟힌 현장에서 모욕과 조롱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우리는 보수정권이 지배했던 지난 10년 동안 더 단단해졌다. 성소수자들이 드러나면 드러낼수록 혐오세력의 목소리가 더 커진 것처럼 보이지만, 성소수자 인권과 함께 하는 연대의 지평 또한 더 확대되었음을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정부와 국회는 성소수자 혐오세력의 눈치만 보며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시기상조, 사회적 합의 뒤에 숨어 빠져 나갈 구멍만 찾기 바쁘다. 이것은 우리가 바라는 정치가 아니다. 이것은 우리가 바라는 사회가 아니다. 저항하며 발견해 온 인권의 가치가 성소수자들의 삶을 지탱해주고 있기에 결코 숨어있길 강요당하는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다.

 

저항하는 매 순간마다 인권의 지평이 확장되어 왔음을 기억하고 있다. 성소수자 인권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가 되었다.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앞으로 개헌 과정에서 불거지는 모든 혐오대응에 맞설 것이다. ‘성평등이라는 가치가 훼손되지 않고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 성소수자 권리가 헌법에서 완전히 보장될 수 있도록 싸울 것이다. 혐오선동의 잔치상이 되어버린 헌법개정 국민대토론회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국민들의 실질적 참여를 보장하지 못한 대토론회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헌법정신을 망치는 자들은 토론의 대상이 아니라 적폐의 대상이다. 우리는 성소수자 혐오세력에 결탁한 보수정당의 행태를 규탄하며, 혐오라는 적폐를 청산할 때까지 더 깊이 연결될 것이고 더 단단해질 것이다. 혐오라는 광기가 춤을 추는 시대에 나와 우리의 인권을 지켜내기 위한 투쟁을 회피하지 않겠다. 존엄한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 인권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2017918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노동당 성정치위원회, 녹색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대구퀴어문화축제, 대전 성소수자 인권모임 솔롱고스,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레주파, 무지개인권연대, 부산 성소수자 인권모임 QIP, 30대 이상 레즈비언 친목모임 그루터기,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자',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 신나는센터, 언니네트워크, 이화 성소수자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정의당 성소수자 위원회,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 28개 단체)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상담 및 인터뷰 요청 전 꼭 읽어주세요! 동인련 2010.05.12 84843
252 [성명] 우리는 누구도 미끄러지지 않는 일터를 원한다. - 2023 노동절을 맞아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5.01 250
251 [논평] 평창올림픽 개막에 부쳐- 우리는 모두를 위한 스포츠를 원한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8.02.09 248
250 [공동성명] 초국적 제약회사의 후원을 퀴어커뮤니티가 경계해야 하는 이유 -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의 서울퀴어퍼레이드 행진차량 참여에 유감을 표하며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7.07 247
249 [성명] 동성 배우자는 가족이다 - 성소수자 부부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박탈에 대한 선고에 부쳐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01.08 246
248 [행성인 성명] 충남인권조례를 반드시 지켜라! 역사는 당신들을 심판할 것이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8.02.02 245
247 [성명] 성소수자 차별하는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11.14 244
246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성명] 시대의 오명을 자처하는 프로축구단 대전시티즌은 유죄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7.15 244
245 [무지개행동 성명] ‘성소수자’ 삭제한 2022 교육과정 개정을 규탄한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2.11.15 242
244 [성명]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 취소는 당연하다- 참교육의 함성으로 평등한 교육 현장 만들 전교조를 응원하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9.03 239
243 [성명서] 성평등한 민주주의는 시대적 요구이다- 서로를 지지하며 연대를 바탕으로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자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8.03.03 239
242 [공동성명] 성소수자는 ‘공’도 차지 말라고? 동대문구는 ‘여성성소수자 체육대회’ 대관 취소 철회하고 성소수자에게 체육시설 사용권리 보장하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10.10 239
241 [2023 자긍심의 달 성명] 퀴어한 몸들의 수상한 행진은 혐오가 밀어넣은 어둠으로부터 빛날 것이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6.28 233
240 에이즈혐오 확산의 주범 자유한국당 규탄 기자회견문 - 에이즈 혐오의 집합소 자유한국당은 감염인의 목소리를 들어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12.12 229
239 [성명] 성소수자의 일터에 변화를 일으키자 - 2019 세계노동절대회 참가와 노동개악 저지 투쟁을 결의하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5.01 222
238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기념 성명] 곁을 모으고 함께 외치는 힘으로 변화는 계속된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3.05.17 221
237 [공대위 성명] 변희수는 반드시 군으로 돌아갈 것이다 -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하사 인사소청 기각 결정 규탄 성명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07.03 221
236 [연명 성명] 우리 모두는 HIV감염인의 존엄한 삶에 연대한다. 어느 대학 소셜미디어를 통해 드러난 에이즈혐오 사건에 부쳐, 그 모든 비난과 욕설에 함께 맞서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3.06 219
235 [성명]노동자연대는 차별금지법 제정운동에 함께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성폭력 2차 피해를 양산하는 가해 행위를 즉각 중단하십시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7.12.18 216
234 [입장문] 한국의 국가폭력을 기억하고 경험하는 #우리는홍콩의시민들과함께합니다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9.06.18 215
233 [무지개행동 기자회견문]3.8 세계여성의날 맞이 성소수자 기자회견 - 성소수자가 춤출 수 있는 성평등 민주주의 fil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18.03.06 215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30 Next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