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은 차별금지법안을 철회시켜서는 안 된다.

우파 기독교의 반인권적 혐오 조장에 굴하지 말고 인권과 평등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

 


10년 전 동성애자인권연대 사무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청소년 동성애자 故육우당이 오늘의 이 사태를 보았다면 뭐라고 했을까? 2003년 청소년보호법 상 동성애자차별조항을 없애기 위해 투쟁했던 이 동성애자 활동가에게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 퍼부었던 “소돔과 고모라의 저주”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민주통합당 김한길 의원과 최원식 의원은 오늘 자신들이 발의한 차별금지법안을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은 차별금지법이 동성애와 종북, 성범죄를 조장한다는 비상식적인 논리를 앞세워 헌법 상 평등의 가치를 부정하고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보수 기독교 세력에게 무릎을 꿇을 것인가?

 

2000년부터 꾸준히 그 필요성이 제기되어온 차별금지법은 번번이 우파 기독교 세력과 경총과 같은 재계의 반발 때문에 제정이 무산되어왔다. 특히 2007년에는 우파 기독교의 반발에 밀려 성적지향 등 7개 차별금지사유가 삭제되면서 사회적 소수자들은 지금껏 사회적 차별과 혐오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도 이 법의 제정을 촉구하고 있는 만큼 차별금지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겨우 체면치레를 위해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해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겠다는 박근혜 정부가 매번 해온 변명이 바로 ‘사회적 합의’이다. 인권이 ‘사회적 합의’의 대상인가? 누가 합의를 해야 차별할 만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결정할 수 있단 말인가? 민주통합당에서조차 차별금지법에 사회적 합의가 무르익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안을 철회한다면 스스로 평등과 인권의 가치를 부정하고 이를 정치적 협상의 대상으로 만들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차별금지법안이 이렇게 철회되어 버린다면 종교 권력이 입법 기관 위에 군림하며 반인권, 반민주적 법률 개악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꼴이 되어버릴 것이다. 벌써 우파 기독교 세력은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차별금지법안 철회 소식이 돌자 더욱 기세등등해져서 국가인권위원회법 상의 성적지향 차별금지도 삭제하겠다며 나서고 있다.

 

차별금지법안은 절대로 철회되어선 안된다. 우파 기독교의 반인권적 주장에 굴복하여 성적 지향 차별 금지 등의 법안 내용을 훼손해서도 안된다. 성소수자들은 더 이상 삭제되기를 용납할 수 없다. 오는 4월 25일은 故육우당의 열 번째 기일이다. 4월 27일 대한문에서 열리는 그의 추모문화제에서 함께 외치자.

 

“성소수자, 우리가 여기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2013년 4월 19일

동성애자인권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