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장관님, HIV/AIDS감염인의 인권은 어디에 있습니까?

오늘은 12월 1일, 제 22회 세계 에이즈의 날이자 제 4회 HIV/AIDS감염인 인권의 날이다. 우리에게 가장 기뻐야할 날이지만 가장 슬프고 억울한 날이다. 감염인의 현실을 외면한 한국의 에이즈정책보다 더한 ‘눈 가리고 아웅’은 없다.

첫째, 법무부, 외통부, 복지부, 노동부 등은 관계부처회의에서 외국인감염인에 대한 입국금지 및 강제출국조치를 올해 안에 폐지하기로 결정하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HIV 감염 외국인의 출입국을 통제하는 10여 개국에 한국이 포함되어 있다”고 언급한 것이 계기가 되었고, 국제적 기준과 국가신인도를 고려하여 결정했다고 한다. 유엔 사무총장이 되어 국제사회에 나가보니 이제야 한국의 현실이 부끄러운 줄 알았나보다. 그러나 환영보다는 개탄의 한숨이 나온다. 외국인에 대한 입국금지 및 강제출국조치를 폐지하겠다는 결정의 실상은 법무부 출입국관련 내부지침을 변경하는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을 뿐 에이즈예방법, 출입국관리법 등의 개정은 없다. 정부는 현행법이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 ‘강제퇴거 시킬 수 있다’로 되어있어 강제조항이 아니라고 하나 1985년부터 2008년까지 751명중 600명이 출국조치를 당했다. 외국인에게 에이즈강제검사를 하여 감염사실이 확인되면 비자발급이나 외국인등록이 되지 않아 입국할 수 없게 된다. 입국한 후에 에이즈감염사실이 확인된 외국인은 비자의 종류와 상관없이 강제 출국되어 치료권, 노동권 등 모든 것을 박탈당한다.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상으로 회화지도비자(E2), 내항선원비자(E10), 산업연수비자(D3) 신청시에 에이즈검사결과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으며, 특정활동비자(E7)중 외국교육기관교사,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이주노동자(비전문취업비자, E9)에게는 시행규칙상의 근거조차 없이 에이즈검사결과의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시행규칙상의 근거가 있든 없든 이는 모두 그 자체로 특별법인「에이즈예방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에이즈예방법에서 외국인에 대한 에이즈강제검진을 규정한 것은 예술흥행비자(E6)의 경우가 유일하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국가인권위원회는 2007년 2월에 외국인이 감염 사실만으로 내국인에 비하여 차별이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당 규정을 개정하고, 벌칙 사항을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권고를 제시한 바 있다. 또한 HIV 감염을 이유로 이동의 자유나 거주지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공중위생상의 필요성에 의해 정당화될 수 없고, HIV 감염상태를 근거로 차별하는 행위는 법앞의 평등한 보호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며, 오히려 효과적 에이즈예방정책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내․외국인에 관계없이 HIV/AIDS 감염 사실로 인하여 차별이나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각종 국제기준에도 반한다. 따라서 외국인에 대한 에이즈강제검사가 폐지되어야 입국금지, 강제출국 폐지의 실효성이 있으며, 입국금지, 강제퇴거의 가능성을 법률에 남겨두어서는 안된다.

둘째, 아직도 복지부는 푸제온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뿐만아니라 에이즈치료제 30가지 중 15가지가 한국의 에이즈환자에게는 ‘그림의 떡’이 된 현실속에서 2010년도 감염인 지원 예산마저 근거없이 삭감되었고, 갈 곳 없는 감염인을 위한 대구쉼터가 폐쇄될 지경에 놓여있음에도 11월에 열렸던 유엔사회권위원회에서 복지부는 복지부장관을 필두로 에이즈예방을 잘하고 있다고 했고, 에이즈치료제공급에 대한 정부의 책임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내년도 감염인 지원예산은 2억2천5백만원에서 1억8천7백만원으로 오히려 17%감소되었다. 매해 700명 이상의 감염인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조차 반영되지 않았다. 감염인 지원예산으로 진행되는 간병과 재가복지사업은 가정을 통해서나 다른 사회안전망을 통해서 보살핌을 받을 수 없는 감염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예산을 축소한다는 것은 감염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다. 간병사업의 경우 올해 예산이 부족하여 10월에 종료가 된 상황이다. 2004년에 14,076시간, 2005년에 15,252시간, 2006년에 21,900시간만큼 간병서비스가 증가되다가 2009년에는 12,000시간으로 줄어든 이유를 무엇으로 납득할 수 있겠는가?

또한 대구쉼터에 올해 2,500만원밖에 지원되지 않아 감염인의 필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지금도 많은 대기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내년부터 폐쇄하려는 질병관리본부의 행보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

우리는 감염인의 생존권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치로서 지원예산 확대와 쉼터에 대한 지속적인 예산확보를 요구하고, 외국인 감염인에 대한 차별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위한 방안을 제시하기위해 복지부장관 면담을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했다. 12월 1일 HIV/AIDS감염인 인권의 날에조차 감염인의 목소리를 듣지않겠다면 언제 듣겠다는 것인가? 그래서 11월 25, 26, 28일에 거리로 나가 감염인 지원예산 확대와 대구쉼터에 대한 지속적 지원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서명을 받았고, 오늘 전재희장관에게 전달할 것이다. 또한 외국인에 대한 에이즈강제검진, 입국금지, 강제출국조치를 폐지할 것을 촉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감염인 인권 없이 에이즈 예방은 없다. 우리는 다음을 촉구한다.

◆에이즈감염인 지원 예산을 확대하라!

◆대구에이즈쉼터에 예산을 확대하고 지속적 지원을 약속하라!

◆외국인에 대한 에이즈강제검진, 입국금지, 강제출국조치를 폐지하라!

2009년 12월 1일 HIV/AIDS감염인 인권주간 기획단

HIV/AIDS감염인 커뮤니티 건강나누리, 감염인을 위한 모임 Love4one, 한국HIV/AIDS감염인연대 KANOS,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공공의약센터,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인권운동사랑방,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동성애자인권연대], HIV/AIDS감염인 노동권 확보와 ILO대응을 위한 모임[민주노총, 노동건강연대,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진보신당 성정치위원회,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 건강세상네트워크,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노동건강연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참의료실현을위한청년한의사회], 젊은 보건의료인의 공간 다리,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진보신당 성정치위원회, 성적소수문화환경을위한모임 연분홍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