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30년, 그러나 에이즈감염인의 인권은 거꾸로 간다


오늘은 세계 에이즈의 날이자 제6회 HIV/AIDS감염인 인권의 날이다. 에이즈란 질병이 알려진지 30년이 지났다. 2001년에 유엔이 ‘에이즈에 관한 선언(Declaration of commitment on HIV/AIDS)’을 채택한지 10년이 지난 지금을 유엔에이즈(UNAIDS)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하고 작년에 향후 에이즈대응비전으로 3Zeros(신규감염 제로, 에이즈관련사망 제로, 차별 제로)를 제시하였다. 그리고 올해 6월 10일에 ‘에이즈에 관한 유엔고위급회의’에서
유엔회원국들은 향후 10년을 대비하기위해 에이즈에 대한 새로운 선언문(Political Declaration on HIV/AIDS: Intensifying our Efforts to Eliminate HIV/AIDS)을 채택하고, 2015년까지 에이즈치료를 필요로 하는 1500만명의 HIV감염인에게 치료제를 공급하겠다는 일명 ‘15by15’를 약속하였다. 국제사회는 분주한 반면 한국사회는 조용하기만 하다. 아니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 한국은 3Zeros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한국정부는 ‘에이즈에 관한 유엔고위급회의’에서 3Zeros 대응비전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4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첫째 어떤 차별과 낙인도 없는 환경을 위해 노력할 것, 둘째 HIV에 대한 정확한 정보에 근거하여 대중적 인식을 향상시키는 것, 셋째 적절한 치료와 보편적 의료서비스의 지속적인 제공, 넷째 에이즈에 취약한 계층을 처벌하고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것은 에이즈대응에 걸림돌이며 이들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한국정부의 연설이 외교적 수사에 그치지 않기를 바라며, 반인권적인 한국에이즈정책과 법을 유엔과 유엔에이즈의 권고에 부합하도록 바꾸고, 국제적 약속인 ‘15by15'에 큰 걸림돌이 될 FTA를 중단하는 것부터 시작해야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우리가 2011년 한국에서 목도한 일은 한국정부의 수사와는 한참 거리가 멀다. 한국정부는 출입국통제를 목적으로 한 강제적인 HIV검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국제적으로 밝혔다. 법무부 내부지침과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 등을 개정하여 표면적으로 이주민에 대한 에이즈강제검사가 없어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실상을 파악해보니 그야말로 ‘뒤로 호박씨를 까’고 있었다. 또한 에이즈강제검사는 확대되고 있다. 법무부가 재소자에 대한 에이즈강제검진을 법제화하기위해 ‘형의 집행 및 수용자처우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제출하자 복지부는 이에 동의했다. 뿐만아니라 국정감사에서 윤영 국회의원(한나라당)은 외국인 채용시 에이즈검사를 해야하고 에이즈감염인을 마사회에서 채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특수장갑이 없다며 수술을 거부하는 병원, 각혈하는 HIV감염인을 수분동안 방치한 응급구조대, 드라마’인생은 아름다워‘보다가 아들이 에이즈에 걸리게 생겼다는 신문광고가 버젓이 나오기도 했다.


또한 유엔회원국들의 약속인 '15by15'의 실현을 불가능하게 만들 한미FTA를 날치기비준하였다. 한미FTA는 허가-특허연계, 자료독점권, 특허기간확대 등을 포함하는 트립스플러스의 종합판으로 복제약의 출시를 더욱 지연시킬 것이고 약값폭등을 불러올 것이다. 약가제도와 의약품정책을 미국이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독립적검토기구, 의약품공동위원회의 설치가 포함되어있다. 공공정책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투자자국가분쟁제도(ISD)까지 포함한다. 한미 FTA는 지금까지 체결된 의약품 관련 협정 중 전 세계에서 최악이다. 올해 7월에 발효된 한EU FTA는 복제약의 수입과 수출을 막을 수 있는 국경조치가 포함되어있다.



더 큰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은 미국식FTA와 유럽식FTA를 맨 앞에 서서 수출하는 나라가 되려고 한다. 미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을 아시아태평양지역을 관통하는 FTA의 견본이 되도록 한미FTA협정안을 기본으로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즉 미국과 한국정부 모두 15by15를 약속했으나 가장 앞장서서 이 약속을 파기하고 있다. 이명박대통령과 국회는 전 세계 HIV감염인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에이즈확산의 주범이 될 것인가?


그리고 한국정부는 ‘에이즈에 관한 유엔고위급회의’에서 제10회 아시아태평양에이즈대회(이하 아이캅10)가 에이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HIVS감염인과 취약계층의 인권을 존중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치러져야 했던 아이캅10은 한국정부의 방관과 경찰폭력으로 아이캅 역사에 길이 남을, 절대 잊을 수 없는 대회로 기억되었다. 게다가 불법적 사진채증 및 경찰폭력을 자행해놓고 오히려 참가자에게 벌금을 부과하였다. 이번 아이캅10를 통해 한국정부가 그 동안 얼마나 가식적이고 위선적이었으며, HIV감염인을 비롯한 동성애자, 성노동자, 이주노동자 그리고 마약사용자와 같은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폭력적이고 반인권적인 행태를 저지르고 있는지를 똑똑히 목격할 수 있었다.


더 이상 이대로 갈 수는 없다. 우리는 요구한다.


■ 한국 에이즈정책 26년을 공개적으로 평가하고, 이후 대응방향을 HIV감염인의 참여하에 마련하라!


■ 우리의 생명을 팔아넘기지 말라! 한미FTA를 폐기하라!


■ 반인권적, 폭력적 아이캅10, 우리를 수치와 연민의 대상으로 만든 한국정부는 반성하라!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참가자에게 부과한 벌금100만원을 철회하라!


■ 응급구조과정과 병원에서의 HIV감염인 차별실태를 조사하고, HIV감염예방조치, 진료거부, 표식 등에 대한 국제가이드라인을 따르도록 병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라!


■ 보건소와 병원에서의 각종 건강검진 실태를 파악하고 에이즈검사를 본인의 동의 없이 시행하지 않도록 하라!


■ 군대, 구금시설, 기숙사 등 집단생활공간에서의 에이즈강제검사와 격리조치를 폐지하라!


■ 개인질병정보를 보호받을 수 있도록 의약품처방조제지원서비스(DUR)를 보완하라!


■ 이주민에 대한 에이즈강제검사와 입출국통제를 전면폐지하고 에이즈예방법과 출입국관리법을 개정하라!


2011년 12월 1일


한국HIV/AIDS감염인연대 KANOS, PL(People living with HIV/AIDS) 커뮤니티 건강나누리, 대구경북 PL모임 해밀, 청소년 PL모임 알:R, 에이즈감염인 자조모임, 한국GIST환우회, (사)대한에이즈예방협회HIV감염인인권복지과,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공공의약센터, 동성애자인권연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천주교인권위원회, 인권운동사랑방, 새사회연대, 사회진보연대, 건강세상네트워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국제민주연대,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성적소수문화환경을위한모임 연분홍치마,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Giant Girls), 진보전략회의, 학술단체협의회,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진보신당 청년학생위원회 여성국,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상임대표 김태균, 백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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