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헌법상 평등권을 부정하는 보수기독교 세력을 규탄한다!


국회는 차별금지법안 철회 시도를 중단하고 인권의 가치를 담은 차별금지법을 조속히 제정하라!




지난해 11월 김재연 의원(통합진보당)이 차별금지법을 대표발의한데 이어, 올해 2월 김한길 의원과 최원식 의원(민주통합당)이 각각 차별금지법을 대표발의함으로써 현재 3개의 차별금지법안이 국회에 발의되었다. 세 의원 모두 차별금지법 제정을 통해 한국사회에 일상화된 차별을 해소하고 법 앞에 모든 국민이 평등하다는 헌법정신을 실현해야 한다는 취지이다. 하지만 차별금지법에 대한 보수기독교 세력의 반대가 거세지자 법안이 발의된 지 채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김한길, 최원식 의원이 발의한 의원들의 동의를 거쳐 법안 철회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는 소식에 우리는 허망함을 넘어 깊은 분노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종교적 가치를 앞세우면서 헌법상 평등의 가치를 부정하고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조장, 확산시키고 있는 보수기독교 세력의 기만적인 태도와 반인권적인 행보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차별금지법에 대한 보수기독교 세력의 반대 움직임은 올해 초 법무부에서 유엔 인권이사회의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UPR)의 권고를 수용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계획을 발표하고 세 명의 의원이 차별금지법을 발의하자 다시금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차별금지법반대국민연합’은 사회적 요구에 근거한 오랜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과 지속적인 국제사회의 권고는 무시한 채로, ‘차별금지법 반대 1천만 국민서명’을 펼치며 차별금지법이 나라를 망칠 것이라는 왜곡된 언사도 서슴치 않고 있다.



보수기독교 세력은 차별사유 중 2007년 ‘누더기 차별금지법 사태’ 때부터 논란이 되었던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이 발의안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독소조항’으로 꼽고 있다. “다른 차별에는 반대한다, 하지만 동성애가 포함되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차별금지법은 ‘동성애허용법’”이라고 주장하며 동성애에 대한 혐오와 반감을 강조해 차별금지법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바라보며, 우리는 ‘사랑’이 아닌 ‘증오’를 설파하고 있는 것이 누구인지, 비극적이고 모순적인 현실을 직면하고 있다. 굳이 인권이라는 개념이 아니라 할지라도 ‘누구에게나 평등한 사랑’, ‘사회적 약자와 가난한 자’를 돌보아야 한다는 종교적 가르침을 부르짖어왔던 기독교 세력은 자신들의 존재 근거마저 부정하면서까지 차별금지법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차별은 차별하면 안 되고 ‘어떤’ 차별은 차별해도 된다는 인식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인권기본법으로서 차별금지법이 가진 기본 정신이다. 유엔 UPR에서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 금지’를 명확하게 포함시킨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점을 권고하고 강조한 것은 바로 ‘성소수자의 인권은 침해받고 차별받아도 된다’는 보수집단의 인식이 그만큼 인권침해적이라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차별금지법에 대한 보수기독교 세력의 반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2007년에도 정부가 국회에 차별금지법의 발의하면서 재계와 보수기독교계의 반대로 출신국가, 언어, 가족형태 또는 가족상황, 범죄 및 보호처분경력, 성적지향, 학력(學歷), 병력(病歷)과 같은 7개의 차별금지사유를 삭제하여 많은 이들을 분노하게 했다. 18대 국회에서 발의된 2개의 차별금지법안은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회기 만료로 폐기되었다. 이로 인해 오히려 정부와 국회가 극우보수 세력, 보수기독교 세력과 다름없이 차별을 방관하거나 오히려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그동안 차별금지법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것은 보수기독교 세력이 주장하고 김한길, 최원식 의원이 말하는 것처럼 ‘사회적 소통과 논의, 합의 과정’이 부재했기 때문이 아니다. 평등과 인권의 문제를 기만적인 종교적 논리로, 경제적인 이유로, 정치적 협상으로 타협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것으로 바라보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한길, 최원식 의원은 보수기독교 세력의 입장이 차별금지법에 대한 ‘오해’이자 ‘왜곡’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며, 차별금지법은 이미 헌법에 명시된 평등의 원칙을 명시하는 기본법이고 계속되는 국제권고에 따라 이미 법률을 가진 선진국처럼 우리나라도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미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결국 지금은 “차별금지법안의 취지에 대해 오해를 넘어 지나친 왜곡과 곡해가 가해져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토론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단일안을 만들며 토론을 거쳐 사회적 합의를 이뤄나갈 예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추진되어 왔고, 17대 국회에서부터 계속 발의되어 왔던 차별금지법에 대해 ‘사회적 합의’의 부재를 이제 와서 다시 주장하는 것은 결국 두 의원뿐만 아니라 민주통합당이 차별금지법을 왜곡하고 반대하는 보수기독교 세력의 눈치보기를 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전에도 “사회적, 국민적 합의가 되지 않는 차별금지 사유는 삭제·수정될 수 있다”며 한 발 물러서다가, 법안 철회를 논의하면서 다시금 ‘성적지향’의 차별사유 삭제 여부에 대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을 협상의 수단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차별금지법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제정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입장에서 어떤 진정성을 찾을 수 있겠는가? 민주주의 후퇴와 사회적 갈등에 대한 문제의식이 극에 달했던 이명박 이전 정부를 거쳐 다시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판과 불안이 증폭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이를 견제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확대해야 할 제1야당으로서의 의무와 역할을 방기하는 꼴이 될 뿐이다.



2013년 현재 한국 사회에서 ‘차별 없는 사회’을 위해 어떠한 차별금지법이 필요한지는 너무나 자명하다. 예정대로 김한길, 최원식 의원이 차별금지법안 발의를 철회하고 보수기독교 세력의 반인권적인 요구를 받아들여 수정된 단일 법안을 제출한다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보수기독교 세력이 국회의 입법 활동을 저지하거나 개악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초유의 사례가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두 의원을 비롯한 민주통합당은 정치적 입지와 부담을 이유로 국가에서 수호해야 할 인권의 가치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아직 법안 철회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김한길, 최원식의원은 지금이라도 차별금지법 제정의 의미를 다시금 환기하며 법안을 철회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또한 그 누구도 차별받지 않을 수 있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평등과 인권, 다양성의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한국사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





2013년 4월 19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가족구성권연구모임, 고려대학교 여성주의 교지 석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동성애자인권연대,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반차별공동행동,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성인종차별반대공동행동, 성적소수문화환경을위한모임 연분홍치마, 언니네트워크, 연구집단 카이로스,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유엔인권정책센터, 이주사회연구소, 인권단체연석회의, 인권문화실천모임 맥놀이, 인권운동사랑방, 장애여성공감,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진보신당, 차별없는 사회를 실현하는 대학생 네트워크 [결],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통합진보당, Transnational Asia Women's Network,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향린교회 여성인권소모임(총 40개 단체)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국제인권소식 ‘통’, 동성애자인권연대, 레주파, 망할 세상을 횡단하는 LGBTAIQ 완전변태,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연분홍치마, 언니네트워크, 이화 레즈비언 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연대, 통합진보당 성소수자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개인활동가 쥬리, 칼로, 타리, 토리 등


인권단체 연석회의

거창평화인권예술제위원회,구속노동자후원회,광주인권운동센터,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다산인권센터,대항지구화행동,동성애자인권연대,문화연대,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주주의법학연구회,부산인권센터,불교인권위원회,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사회진보연대,새사회연대,안산노동인권센터,HIV/AIDS인권연대나누리+,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울산인권운동연대,원불교인권위원회,이주인권연대,인권교육센터‘들’,인권과평화를위한국제민주연대,인권운동사랑방,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전북평화와인권연대,전쟁없는세상,진보네트워크센터,천주교인권위원회,청주노동인권센터,한국교회인권센터,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친구사이,한국비정규노동센터,한국DPI,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한국HIV/AIDS감염인연대KANOS(총 44개 단체)


국제민주연대, 녹색당,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 공동실천위,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 전북평화와인권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