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반성소수자 발언 보도에 대해 해명하라!
동성애혐오, 성소수자 차별 조장하는 TV조선 규탄한다!




오늘(12월 12일) 오전 TV조선은 단독보도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지인 임덕규 전 의원의 발언을 인용해 반기문 총장이 동성애를 옹호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유력 정치인들이 동성애 반대 인증을 하며 표를 얻으려는 익숙한 모습이 되풀이 되는 것일까? 실망과 우려가 앞선다.


국제연합은 1948년 세계인권선언을 채택한 이래 인권 옹호와 신장을 설립 목적으로 삼고 활동해 왔다. 더불어 2011년 6월 17일에 채택된 유엔인권이사회 결의안(A/HRC/RES/17/19)을 필두로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과 폭력에 반대하며 보편적 인권을 신장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반기문 총장 자신도 수차례 공식 석상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용인될 수 없음을 강력히 천명했고, 성소수자 차별과 폭력에 맞선 국가의 의무를 강조해 왔다. 다음은 반기문 총장의 대표적인 성소수자 인권 옹호 발언들이다.



“양심을 가진 인간으로서 우리는 일반적으로 차별을, 특별히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거부합니다. 누군가 성적 지향을 이유로 공격받고, 학대받거나 감옥으로 보내질 때, 우리는 반드시 이에 맞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방관할 수 없습니다. 침묵할 수 없습니다.” (2010년 12월 10일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한 폭력 및 제재 철폐” 행사 연설)


“국제인권법에 따라, 모든 국가는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한 것을 포함하여 폭력과 차별로부터 국민–모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반드시 취해야 합니다.“(2011년 12월 8일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근거한 폭력과 차별 근절"에 관한 패널토의 참가자들에게 보낸 메시지)



TV조선이 보도한 반기문 총장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는 그간 당신이 주창해온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지지를 거스르는 것이나 다름없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국내 언론에 자신의 태도가 성소수자 옹호가 아니라는 해명은 당신이 몸담은 유엔의 가치와도 배치할 뿐 아니라, 다시금 성소수자를 반인권의 위협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한다. 국제사회의 지탄이 두렵지 않은가? 임기 마지막을 불명예로 마무리할 것인가? 반기문 총장은 즉각 TV조선 보도에 대해 해명하고,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해야 한다.


한국에서 성소수자 인권은 최근 우파 정권의 비호 아래 활개 친 극우 단체들과 반성소수자 운동의 희생양이 됐다. 혐오와 차별 선동이 거리와 인터넷에서 횡행했고 성소수자 인권을 보장하는 법제도 제정이 ‘여론’을 핑계로 지연돼 왔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진상규명 요구를 이기주의로 매도하고 정권 비판을 불온시하는 행태도 ‘여론’의 이름으로 행해졌다. 그러나 그것은 청와대와 우익단체들이 합작한 ‘여론 조작’에 불과했음이 드러났다.


대통령을 위시해 자행된 엄청난 부패와 비리가 드러나 국민적 저항으로 탄핵소추안 통과를 이끌어 낸 상황에서 한국 시민들은 구태 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새 장을 열고 있는 이 시점에도 보수언론과 반성소수자 정치세력은 여전히 다양성과 인권 보장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부정하는 행태를 지속하고 있다. 동성애와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을 이용해 부패한 기득권 세력이 소수자를 희생양 삼아 도덕적 위선을 떨던 시대를 지속해야 하는가. TV조선을 비롯한 언론은 성소수자 인권을 ‘찬반’ 문제나 ‘논란’의 대상으로 왜곡해 결과적으로 성소수자 혐오를 조장하는 보도를 중단해야 한다. 반동성애 인증으로 표를 얻을 수 있다는 착각은 박근혜 정권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져야 한다.



“종교적 또는 문화적 주장을 이용해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박탈하려는 사람들에게 묻겠습니다. 다른 이들을 평등하지 않게 만드는 것을 통해 당신들이 얻는 것이 무엇입니까? 당신의 종교와 문화는 타인의 기본적 인권을 빼앗아야 할 만큼 허약합니까?”



지난 해 9월 12개 유엔기구의 성소수자 권리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한 자리에서 반기문 총장은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이 질문은 한국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반기문 총장이 스스로에게 돌아온 이 질문에 분명히 답하길 바란다.




2016년 12월 12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