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추모하며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이 공간은 2003년 고 육우당을 떠나 보낸 후 그를 추모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지금은 안타깝게 우리 곁을 떠난 모든 성소수자들을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사회 > 오마이뉴스 2003년 5월7일 오전 9:15 광고 윤씨의 죽음을 애도한다 지난 26일 스무 살의 한 청년이 자살했다. 동성애자였던 그는 자신이 함께 해온 동성애자인권연대 사무실에서 스스로 목을 맸다. 가톨릭 신자이기도 했던 그는 유서에서 “수많은 성적 소수자들을 낭떠러지로 내모는 것이 얼마나 잔인하고 반성경적이고 반인류적인지...”라며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대해 분노했다. 그는 이어 “죽은 뒤엔 거리낌없이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겠죠. 윤○○는 동성애자다 라구요”라며 스스로 아까운 목숨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털어놨다. 한국 사회에서 동성애자로 살아가는 고달픔이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동성애는 성적 취향의 차이일 뿐 많은 동성애자들이 한번쯤은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한다고 한다. 동성애자인권연대(대표 정욜・동인련)에서 활동하는 고승우씨는 “동성애자로 살아가면서 가장 힘든 점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드러낼 수 없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야 하는 게 숨통이 막히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히는 것이 왜 어려울까. 한국 여성 성적소수자 인권운동모임 ‘끼리끼리’에서 활동하는 박수진씨는 “상담사례들을 보면 동성애자들은 성 정체성이 드러났을 때 실제로 갖은 고초를 당한다”고 밝힌다. 학내 왕따, 직장 해고, 구타, 아웃팅(outing, 타의에 의해 동성애자임이 폭로되는 것)하겠다는 협박으로 금품을 갈취하거나 성폭행을 당하는 사례가 있는가 하면 가족과 친구로부터 외면당하기도 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가는 편을 택한다. 동성애자 가족 등 대안가족 인정돼야 이러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박씨는 이를 “이성애만이 정상이고 동성애는 비정상이라고 암암리에 교육받고 길러져온 사회환경 탓”이라고 지적한다. 나는 빵을 좋아하는가 하면 너는 밥을 좋아하는 것이 가능하듯 이성을 좋아하느냐 동성을 좋아하느냐는 성적 취향의 차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차이가 우리 사회에서는 차별로 이어진다. <성적 소수자의 인권>(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펴냄)에서 양현아 교수는 이 차별의 근간에는 ‘남녀가 결혼해 자식을 낳는 것아 기르는 것이 가족이다’라고 하는 이성애를 기본으로 한 가족제도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이 해소되려면 근본적으로 기존의 가족 개념이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동성애자들은 성 정체성을 드러내도 결혼과 입양을 통해 가족을 구성할 법적 권리가 없기 때문에 이들은 또다시 소외되고 만다. 이러한 견해에 대해 박수진씨는 “우리나라에선 아직은 꿈같은 얘기지만 동성애 가족 뿐 아니라 다양한 대안 가족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부모(single parent) 가족'들이 결합한 대안가족이나 미혼모 가족, 또는 미혼여성의 가족 등 기존에 '가족'이라고 인정받지 못한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제도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여러 해 전에 프랑스에서는 이러한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고 지원하는 법(팍스・PACKS)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무엇보다 시급한 일은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씻기 위한 활발한 논쟁이라고 동인련의 고승우씨는 강조한다. ‘차이’를 보장하자 '변태', '에이즈 유포' 등 동성애 혐오증을 유포하는 동성애에 덧씌워진 수많은 얘기들이 '거짓말'이고 '편견'이라는 것을 밝히고, 동성애란 다만 나와 다른 ‘차이'로서 존중되도록 하는 활발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 내 가족 혹은 친구의 하나가 동성애에 덧씌워진 편견과 차별로 고통의 늪을 헤매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와 다른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 말로써만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보장됐을 때 인권은 실질적으로 '보편적'인 것이 될 것이다. 동성애자 윤씨의 죽음을 애도한다. /김보리 기자 (ttoruru@hotmail.com) -------------------------------------------------------------------------------- 덧붙이는 글 주간인권신문 [평화와인권] 339호 에 실린 기사입니다. 전북인터넷대안신문[참소리] http://www.cham-sori.net 에 실린 기사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9 명복을 삼가 빕니다. 러쉬준회원 2007.05.22 22731
358 국제동성애자인권위원회의 슬픔과 연대의 메세지 국제동성애자인권위원회 2003.05.02 9706
357 故 육우당 추모집 "내 혼은 꽃비되어" 발간을 위해 후원해 주신 분들과 故 육우당, 故 오세인 추모의 밤에 참가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동인련 2006.04.25 8379
356 4월 24일 '성소수자차별철폐의 날' 및 고 육우당 5주기, 오세인 11주기 추모 촛불문화제 동인련 2008.04.01 6754
355 Re: 이곳에 들러서 - ^^ 2006.09.08 6395
354 이곳에 들러서 - clash 2006.07.17 6334
353 인도의 진보적 단체에서 조문의 글을 전합니다. 인도 2003.05.06 6293
352 故 육우당 추모집 “내 혼은 꽃비 되어”를 판매합니다. 동인련 2008.04.01 6190
351 육우당씨, 내 친구들에게도 안부 전해주세요. 푸른유리 2008.04.19 5994
350 오랜만에 다시 왔죠?^^ 해와 2007.11.01 5920
349 잘. ㅇㅈ 2008.02.15 5878
348 어떻게 그럴수가..... 2008.01.12 5875
347 몇일째 한적하다... 2006.05.05 5769
346 몰랐어요 기루니 2008.04.16 5532
345 故 육우당 오세인 추모의 밤 "내 혼은 꽃비되어"에 초대합니다. 동성애자인권연대 2006.04.14 5457
344 설마했는데.. 누나야 2006.04.10 5172
343 살아 간다는 것 현아 2008.04.24 5162
342 유고슬라비아의 동성애자단체에서 조문의 글을 보냅니다. 유고슬라비아 2003.05.07 4930
341 故육우당의 생일을 맞아. 동성애자인권연대 2008.09.29 4808
340 오늘은 현석이 생일, 축하해. 동성애자인권연대 2008.09.29 479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8 Nex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