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 라는 말밖에는, 내 두 손은 키보드 위에 얼어붙은 듯 있습니다. 나같은 인간이 어떤 죽은 이의 명복을 빈다는 것이 도대체 나에게나 그에게나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습니다. 사후세계도, 영혼도 믿지 않는 저같은 인간에게 당신의 죽음은 단지 온갖 통속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킬 뿐입니다. 후회와 안타까움과 증오와,... 머리가 흐려지고, 요동하는 감정으로 달아오르는 얼굴만 느껴지는 것은 내가 충분히 어른스럽지 못하기 때문인가요? 허나 나는 당신의 죽음 앞에서 동성애자의 인권을 생각할 수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습니다. 당신과 같이 힘들어하다가 죽어간 사람들, 그리고 그렇게 될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몫으로 떠넘기고, 나는 당신의 죽음만을 두고 슬퍼하고, 울분을 떠뜨리고 싶습니다. 그것이 이미 나를 볼 수 없는 당신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애정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