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추모하며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이 공간은 2003년 고 육우당을 떠나 보낸 후 그를 추모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지금은 안타깝게 우리 곁을 떠난 모든 성소수자들을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2003.06.25 03:07

장마가 왔어.

조회 수 2335 댓글 0
오늘은 네 우산을 쓰고 사무실에 왔다. 색이 비슷해서 바뀌었던 건데, 우산이 참 튼튼해서 뒤집어지지도 않는다. 요즘은 지치고 힘들고 쓰라린 일들이 많다. 혼자 견디기엔 좀 버겁다는 생각이 머리를 짓누를 즈음. 책장에 놓여진, 네가 놓고간 성모마리아상과 십자가를 봤다. 한동안 응시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이제는 알것도 같다. 그 마리아상과 십자가가 어떤 역할을 할는지. 아무튼 그것이 없었다면, 나는 현실을 회피할뻔 했다. 네가 그렇게 떠나간 것은 사실인데. 나는 그 사실을 종종 잊고, 너와 약속했던 것도 잊고. 너의 죽음을 바로 보지 않으려고만 한다. 다짐이 필요할때, 채찍질이 필요할 때.. 이 공간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고맙지만. 동시에 너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이런 게시판 하나라는것이 답답하다. 혹시 언젠가 이 게시판이 닫힐 수도 있겠지만. 또 한번 너에게 약속하려고 왔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다신 누구도 너처럼 만들지 않을거다. 움츠러들지 않겠다. 둔감해지지 않겠다. 그리고 나 자신을 믿을거다.. 얘기 들어줘서 고마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9 명복을 빕니다... ahimsa 2003.04.30 1560
258 친구의 뜻을 이어받아.. 지나가다 2003.04.29 1561
257 설헌씨... 늘 밝으셨던 분을 갑자기 이렇게 소식들어 가슴 아픕니다. ⊙mindeyes⊙ 2003.04.29 1562
256 나를 사랑한 모든 나여 즐거운편지 2003.04.30 1563
255 더 이상 아픔 없는 곳에서.... 2003.04.30 1568
254 4.29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2003.04.30 1611
253 소년과 중년의 두 죽음 아이다호 2003.04.30 1617
252 동성애자 사회현실 비관 자살 ytn 2003.04.30 1618
251 형아야~~~~~~~~~` ⓔ소원ⓔ 2003.08.04 1623
250 그대의 소중한 웃음을 이젠 만져볼 수 있을까... 명복을빕니다. 2003.04.30 1641
249 편안하게 떠났으면 좋을련만 안산노동인권센터 2003.04.29 1647
248 [고 육우당 생일] 8.7일입니다. 동인련 2003.08.04 1647
247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전 진 2003.04.30 1667
246 어느 때보다... 설탕 2003.06.28 1669
245 아마도.. 惡夢 2003.04.29 1671
244 정말 오래간만이지요... 그대의친구 2003.07.19 1679
243 잘가라.. skan 2003.04.29 1682
242 기억들... 골드문도 2003.04.29 1693
241 부디 좋으곳으로 가세요.. Karma 2003.04.29 1700
240 근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붉은이반 2003.04.30 170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8 Nex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