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
추모하며
Solidarity for LGBT Human Rights of Korea
이 공간은 2003년 고 육우당을 떠나 보낸 후 그를 추모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지금은 안타깝게 우리 곁을 떠난 모든 성소수자들을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2003.11.24 00:25

처음으로 뵈었어요.

조회 수 2160 댓글 0
오늘 인천서 육우당님 이름 석자 새겨진 앞에서 울었었죠. 분위기에 휩쓸려 울었다던가 그런거 아녔어요.. (영지언니가 많이 우는 바람에 더 슬퍼지기는 했지만) 얼굴도 모르는(아직 육우당님 사진 볼 용기도 없어요) 사이지만 저에게는 충분히 의미있는 분이기에. 나 한사람의 삶의 방향을 이따아만큼 돌려놓으신 분이잖아요. 나는 이쪽하고는 아무런 관련도, 관심도 없이 평생을 살았을걸요, 만약 육우당님의 소식을 몰랐더라면. 내 자신에 대해서도 미처 깨닫지 못했을 거고, 이냥저냥 다른 애들처럼 고만고만한 사람들 속에 묻혀 살았을 것을. 근데..왜 그렇게 조그마한데 들어가 있어요.. 내 사물함 보담두 작더라.. 그게 더 슬펐어.. 그냥..옆에 바투 붙어있는 창밖을 보면서 그렇게 생각했어요. 육체는 사그라졌더라도 육우당님은 더 자유로워졌을거라고. 흐음..오늘 딱 그 앞에 가서 서니까는, 그동안 막연하게만 생각돼던것이(머리로는 알고있지만 느끼지는 못해왔다고 할까..알던 사이는 아니니까.), 아, 이게 진짜구나. 현실이구나..싶었어요. 겉을 만져보기라도 했다면 더 피부로 느껴졌을까나. 흠.. 이런 생각도 했어요. 원래 육우당님을 알던 분들께 죄송하다는.. 내가 이렇게 여기 와도 되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요. 나도 참 염치없지.. 건물에 크게 새겨져있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말도 나에게는 비현실적이었어요. 오로지 내 눈앞에 있는 이름 석자만이 현실이었지. 암튼.. 오늘 경황이 없어서 인사도 제대로 못드렸는데.. 오늘은...참 기분이 묘..하네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9 삼가 명복을 빕니다. 엄지 2003.04.29 1297
298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ㅠ.ㅠ 2003.04.29 1286
297 웃으면서 눈물흘리는 이유.. 비겁자 2003.04.29 1370
296 그곳에선 행복하길... 하늘이 2003.04.29 1284
295 부디 행복하세요.. puma 2003.04.29 1295
294 꼭 그곳에선 웃을 수 있기를 바래요.... 영원 2003.04.29 1302
293 죽은 후 가는 세상에서 행복하기를 빕니다. 초아 2003.04.29 2119
292 행복하세요.. 레드피어스 2003.04.29 1291
291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jetkim 2003.04.29 1293
290 그대의 소중한 웃음을 이젠 만져볼 수 있을까... 명복을빕니다. 2003.04.30 1641
289 내화분의검은꽃 - 姑육우당을추모하며 2003.04.30 1371
288 편히 쉬시길.... 바람편지 2003.04.30 1430
287 나를 사랑한 모든 나여 즐거운편지 2003.04.30 1563
286 deny me and be doomed haya 2003.04.30 1853
285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토루군 2003.04.30 1325
284 꿈.................... 슬픔이여 안녕 2003.04.30 1304
283 같이 가지 못해서 부끄럽습니다 하늘아래 2003.04.30 1332
282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반 2003.04.30 1287
281 난 당신으로 인해 다시 사는군요 태지매니아 2003.04.30 1336
280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테츠 2003.04.30 129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8 Nex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