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띄우는 행성인의 특별한 편지
- 추모와 기억, 변화를 위한 연대와 행동의 시간
여느 인권운동과 시민사회단체들처럼 행성인에게도 4월은 바쁜 행사와 일정들이 몰립니다. 하지만 4월은 슬픈 역사를 품은 달이기도 합니다. 제주 4.3부터 세월호참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행성인에게는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이들을 기억하며 맞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2003년 4월 행성인, 당시 동성애자인권연대는 육우당을 떠나보냈습니다. 청소년보호법의 동성애 검열로 성소수자 커뮤니티 사이트와 제작물들이 유해매체로 검열 당하던 시절, 보수 정치와 교회단체들은 동성애를 비난했습니다. 천주교신자인 육우당이 들어야 했던 공격의 말들은 지금과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가 떠난 이후 동인련은 청소년성소수자 인권의 긴급함을 자각하고 관련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청소년 성소수자들과 함께 거리캠페인을 진행하고,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 교육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상담사업을 진행하고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육과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의제를 찾고 자원을 확보하며 당사자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이어온 활동은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의 인큐베이팅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연중으로 활동을 만들면서도 매년 4월이 찾아오면 육우당을 기억했습니다. 그는 천주교 신자이면서도 시조시인을 꿈꿨습니다. 매년 추모제를 열어 그를 기억했고 육우당 10주기에는 그의 이름을 빌어 문학상을 열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게 되면서 4월은 장애열사를 추모하는 주간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두번째 육우당 문학상을 진행한 2014년 4월, 세월호가 남긴 상처는 아직도 선명하지요. 행성인은 2010년 중반부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함께 매년 4월 공동 추모행사 ‘이상한 연대문화제’를 진행하고, 세월호유가족과 홈리스와의 만남을 열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육우당은 우리 마음속에 있습니다. 그가 떠난 이후에도 행성인 안팎에는 많은 동료들이 곁을 떠났지요. 육우당은 그저 개인의 이름으로만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찾는 많은 이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는 함께 같은 자리를 채우지 못한 이들의 사진을 보고 인사를 나누고 지나온 시간을 나눌 필요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세상을 변화시키고 권리를 요구하는 실천들 속에서도 놓치지 않고 기억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합니다.
올해 행성인에서는 4월을 맞이하며 기억의 의미를 살피고 기억으로부터 변화를 요구해온 시도들을 더듬어보고자 합니다. 25일 회원모임에서는 내부 추모행사를 기획하고자 합니다. 해를 더할수록 추모테이블을 가득 채워가는 얼굴 하나하나와 눈을 맞추며 생전 우리가 어떤 만남을 가져왔는지, 이들과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기억들을 나눕니다. 미디어 TF에서는 동성애자인권연대시절부터 근래까지 이어졌던 행성인 청소년 인권활동을 이야기 나눕니다. 2008년 처음 만들어진 청소년 자긍심팀부터 활동했던 동료들과 함께 당시 경험을 듣고 지금의 청소년성소수자 운동 의제는 무엇이 있을지, 우리는 어떻게 다시 만나고 함께 살아가며 권리를 요구할 수 있을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추모는 떠난 이를 기억하지만, 기억을 위해 새로운 만남을 만들고 내일의 시간을 열어갑니다. 그가 살면서 겪었을 열악한 상황을 확인하는 시간은 동시에 그 속에서도 어떻게 즐거움을 찾고 제 언어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전하고 연결을 도모해왔는지 깨우치게 합니다. 지금을 살피며 주변을 돌아보는 2022년 4월, 행성인에서 만납시다.
※ 미디어TF팀의 청소년 인권활동 이야기나눔 모임은 회원분들께 별도로 안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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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25일은 행성인 정기 회원모임
4월 회원모임 - 추모와 기억의 시간
- 일시: 2022년 4월 25일 (월) 오후 7시반 - 9시반
- 장소: 행성인 교육장 (서울시 마포구 대흥동 32-17번지 카리스장원빌딩 4층)
- 문의: 02-715-9984 / lgbtaction@gmail.com
▶ 행성인 정모 안내
행성인 25주년을 맞이하여 매월 25일 정기적으로 회원모임을 진행합니다.
정모에서는 지난 한 달 간의 행성인 활동을 공유하고 향후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을 나눕니다.
또한 매달 주제를 정하여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 진행 순서
- 자기소개 및 아이스브레이킹
- 지난 활동 공유
- 이 달의 프로그램
- 향후 활동 안내
